미국 뉴욕시 연방법원이 '이더리움 재단' 창립자인 프로그래머 버질 그리피스(Virgil Griffith)에게 징역 63개월과 벌금 10만 달러(한화 1억 2천만 원)를 선고했다.
버질 그리피스는 가상 자산 '이더리움' 홍보를 위해 설립된 '이더리움 재단' 공동창립자다. 2019년 북한에서 개최된 '평양 블록체인·가상자산 회의'에 참석해 북한에 가상자산 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었다.
미국 연방 검찰에 따르면 버질 그리피스는 북한에 가상 자산을 통한 자금 세탁 및 대북 제재 회피 방법을 전수했다. 가상 자산 네트워크 설치를 지원했고 해당 회의 참가자들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검찰과 법원은 이를 명백한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 위반이라 판단했다. 미국 시민이 북한 혹은 기타 테러지원국에 서비스나 기술, 제품 등을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이다. 법원은 버질 그리피스가 미국 외교 정책에 해를 끼쳤으며 대북 제재를 약화했다는 이유로 징역과 벌금을 구형했다.
재판을 담당한 피터 케빈 카스텔(Peter Kevin Castel)연방 판사는 "그리피스는 불법임을 알면서도 미국 정부에 맞서 싸운 영웅이 돼서 존경과 칭찬을 받고 싶어 북한 방문을 감행했다"라며 "그러나 촉망받는 과학자라는 점과 그 행위가 평화를 위한 행동이라고 착각했다는 변호사 변론을 인정해 형량을 정했다"라고 밝혔다.
일부 가상자산 투기자들은 버질 그리피스 처벌이 '이더리움'을 비롯한 가상 자산 가격 상승을 불러올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이번 판결로 미국 정부가 가상자산이 중앙 통제를 벗어날 수 있음을 두려워한다는 사실을 직접 증명하고 말았다는 주장이다.
외부에서 보면 근거나 설득력이 부족한 주장이지만, 가상 자산 거래가 신규 투기자 유입 없이 주로 기존 투기자 사이에서만 일어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부에서는 일리 있는 주장으로 여겨질 수 있다. 2021년 9월 국회 정무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2021년 2분기 국내 코인 거래소 신규 가입자 수는 90% 이상 감소했다.
그러나 일부 투기자들은 가격 상승이 일어나더라도 매우 일시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질적인 변화 없이 근거 없는 주장과 소문으로만 이뤄진 가격 변동인 만큼, 이번 실형 판결이 가상 자산에 영향을 주더라도 금세 원상 복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가격이 더 감소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발발 후 러시아가 경제 제재 회피를 위해 가상 자산 활용 방안을 검토하며 가상 자산 가격이 한때 상승했으나 가상 자산이 실제 화폐를 대신할 수 없다는 점만 두드러지며 오히려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 전례가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극소수 예외 사례를 제외하면 가상 자산이 지닌 가치를 인정하는 국가가 없는 만큼, 가상 자산 투기는 재화 가치보다는 추측과 상상, 소문 영역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라며 "이번 판결이 실제로 어떤 의미가 있느냐보다는 투기자들이 이번 판결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가상 자산 가격이 바뀔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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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만평] 이더리움 재단 창립자 실형, ‘가상자산 가격’ 영향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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