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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만평] HGC 폐지로 갈 곳 잃은 ‘히어로즈人’ 보며 확산되는 ‘공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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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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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8-12-17 오전 10:10: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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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서비스하는 온라인 MOBA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하 히어로즈)’의 개발팀을 축소하고 전 세계에서 진행되어 온 e스포츠 대회를 폐지한다고 알렸다. 블리자드는 한국의 민속놀이가 된 ‘스타크래프트’ 19주년을 맞이해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공개하는 등 오래된 게임도 꾸준히 서비스하며 e스포츠도 진행해온 기업이다.
그랬던 블리자드의 이질적인 모습에 타 e스포츠 종목에도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e스포츠는 결국 게임사의 마케팅 수단이어서 시간과 돈을 바쳐 팀을 만들고 활동하는 선수를 응원하는 팬들이 있어도 자본 논리에 맞지 않으면 관계자들에게 언질도 없이 하루 아침에 없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프로게임단 창단 및 선수 육성 등 e스포츠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지적도 많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제이 알렌 브랙(J. Allen Brack) 대표와 레이 그레스코(Ray Gresko) 최고 개발 책임자는 한국 시각으로 14일 오전 히어로즈 공식 홈페이지에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소식…’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게재했다.
제이 알렌 브랙 대표와 레이 그레스코 최고 개발 책임자에 따르면 블리자드는 현재 블리자드 역사상 가장 많은 게임을 서비스하고, 어느 때보다도 많은 미발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히어로즈 개발 인원을 다른 팀으로 이동시킨다.
개발팀 축소에 이어 히어로즈 리그도 폐지된다. 제이 알렌 브랙 대표와 레이 그레스코 최고 개발 책임자는 “히어로즈 글로벌 챔피언십(HGC, Heroes Global Championship)과 학교의 영웅(Heroes of the Dorm)이 2019년에는 돌아오지 않게 됐다”며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 선수들과 팬들이 바라는 기준에 미치지 못한 채 강행하는 것보다 이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히어로즈’는 블리자드 세계관과 캐릭터들을 향한 우리의 애정을 전하는 작품”이라며 “빈도는 바뀌겠지만, 새로운 영웅, 테마 이벤트 및 커뮤니티가 사랑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게임을 계속해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히어로즈 e스포츠 팀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HGC는 지금까지 놀라운 여정을 보내왔으며 이 프로그램을 함께 한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 모두에게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게임에 찾아올 변화와 우리의 모든 e스포츠 프로그램을 통해 최고의 경험만을 제공하고자 하는 바람을 고려하면 옳은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비보를 접한 사람들은 블리자드와 온도 차이가 컸다. ‘히어로즈’ 선수들은 개인방송 중에 리그 폐지 소식을 듣자마자 블리자드 게임을 삭제하기도 하고, 자고 일어났더니 ‘하루 아침에 실직자’가 됐다며 망연자실한 모습을 보였다.
오버워치 APEX 통역을 맡기도 했고, 2018 HGC 중계진으로 합류한 ‘지클레프’ 나형기 해설은 개인방송에서 비보를 접하고 오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히어로즈 프로게임단 ‘블라썸’과 ‘템페스트’는 리그 폐지 공지가 게재된 날 공식 SNS를 통해 팀을 해체한다는 공지를 올렸다.
2019 HGC 승격강등전으로 오픈디비전에서 HGC로 승격한 팀들도, 2018 미드 시즌 난투, HGC 글로벌 파이널 등 글로벌 대회에서 입상한 팀들도 낙동강 오리 알 신세다. 팀도, 프로 선수도 있지만 나갈 대회가 없다. e스포츠 특성상 언젠가 없어진다는 것은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이번 HGC 폐지는 언질도 없이 너무 갑작스러웠다.
국내외 히어로즈 프로게임단과 선수들은 팀 해체나 종목 전향 등 향후 거취를 논의하고 있다. 블리자드가 ‘히어로즈’를 서비스 종료한다고 하지 않았지만, 개발 인원 축소와 리그 폐지 소식을 접한 ‘히어로즈人’들은 말 그대로 ‘세기말’ 분위기다.
HGC 최후의 2연속 글로벌 파이널 우승, HGC 3회 우승, 미드 시즌 난투와 HGC 글로벌 파이널 동시 우승팀이 된 Gen.G HotS는 “Gen.G는 우리가 아끼고 사랑하는 게임이자 커뮤니티인 히어로즈의 이번 발표에 유감”이라며 “하지만 지금 우리는 선수들을 돌보는데 집중하고 있다. Gen.G는 선수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기업이며, 우리는 이번 발표에 영향을 받을 선수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 선수들과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e스포츠는 종목 특성상 선수, 관계자들은 자신의 청춘을 쏟고, 응원하는 팀, 선수를 위해 시간을 쓴 팬도 많다. 하지만 종목사 주관 리그가 단계별도 아닌 갑작스럽게 폐지가 통보됐고, 개발 인원 축소로 사실상 ‘포기 선언’을 한 것”이라며 “블리자드 같은 종목사에서 언질도 없이 리그를 폐지하면 인기가 없고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다른 종목사도 충분히 리그를 폐지할 수 있다는 것처럼 비쳐 프로게임단 창단 및 프로 선수 육성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겜툰 변인호 기자(araysian@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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