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툰-카툰으로 보는 재미있는 게임이야기

PWD

	최신 게임뉴스

	오픈/클로즈 베타뉴스

	게임업계 핫이슈

	겜툰 FOCUS

	게임 특집

	인터뷰/업체탐방

	게임 만평

	게임 포토뉴스

게임 핫이슈

HOME > 게임뉴스> 게임 핫이슈

제 목 : [게임 만평] 인텔 vs AMD CPU 전쟁, ‘10년 준비한’ AMD 승기 잡나

작성자 :	등록일 : 2019-05-29 오전 8:44:29

AMD(Advanced Micro Devices)가 7나노(nm) 기반 CPU 신제품 ‘젠 2(Zen 2)’를 발표했다. 경쟁사인 인텔(Intel) ‘코어 i 시리즈 9세대’ CPU보다 가격은 절반 이상 저렴하면서 비슷한 성능을 선보여 2017년 ‘라이젠(RYZEN)’ 시리즈 발표 후부터 이어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경쟁하는 모양새다.

대만 타이베이에서 5월 28일부터 6월 1일까지 개최되는 IT 엑스포 ‘컴퓨텍스(Computex) 2019’ 개막을 하루 앞둔 5월 27일, AMD CEO 리사 수(Lisa Su) 박사가 기조연설을 진행하면서 3세대 라이젠(RYZEN) 데스크톱 CPU ‘젠 2(Zen 2)’를 공개했다.

‘젠 2’는 이전 세대인 ‘젠+(Zen+)’에서 부동소수점 연산 성능을 2배로 올리고 캐시 메모리도 2배 탑재하면서 IPC(Instructions Per Cycle, 클록 당 명령어 처리)를 15% 끌어올렸다. 그러면서 가격은 이전 세대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했고 8코어를 사용하던 기존 최상위 제품 ‘라이젠 7’을 넘은 12코어 탑재 ‘라이젠 9’도 새로 나왔다.

기조연설에서 소개된 제품은 ‘라이젠 7 3700X’, ‘라이젠 7 3800X’, ‘라이젠 9 3900X’다. 이 중 3700X와 3800X는 8코어 16스레드, 36MB 캐시, 클록 속도는 3.6Ghz, 3.9Ghz, 터보 시 최대 4.4Ghz, 4.5Ghz까지 올라간다. 3900X는 12코어 24스레드, 클록 속도는 3.8Ghz, 터보 시 4.6Ghz다. 세 가지 제품 모두 3세대 AM4 소켓이 탑재됐고 최초로 PCIe 4.0 플랫폼이 적용됐다.

오는 7월 7일 전 세계 동시 출시 예정인 세 CPU MSRP(Manufacturer's Suggested Retail Price, 권장소비자가격)는 ‘라이젠 7 3700X’ 329 달러(약 40만 원), ‘라이젠 7 3800X’ 399 달러(약 47만 원), ‘라이젠 9 3900X’ 499 달러(약 59만 원)로 책정됐다.

발표에서는 경쟁사 인텔 ‘코어 i 시리즈 9세대’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소개했다. 특히 ‘라이젠 7 3800X’와 ‘i9-9900K’(64만 원)를 비교하면서 펍지주식회사 배틀로얄 게임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가 활용해 실시간 시연을 진행했는데, 기존에는 인텔 CPU가 우위를 점했으나 이번 시연에서는 AMD와 별 차이가 없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라이젠 7 3700X’와 ‘i7-9700K’를 비교한 시네벤치(CINEBENCH)는 싱글 코어 1%, 멀티 코어 28% 높은 수치가 나왔고 ‘라이젠 9 3900X’와 ‘i9-9920X’를 비교할 때는 싱글 벤치 +14%, 멀티 벤치 +6%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AMD 두 제품은 각각 40만 원, 59만이고 인텔 두 제품은 54만 원, 140만 원으로 가격에서 훨씬 경쟁력이 높았다.

이와 관련해 AMD CEO 리사 수 박사는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AMD는 기술을 한계까지 가져가려는 비전을 갖고 1Ghz, CPU-GPU, 7나노 CPU 등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며 “고성능 컴퓨터 산업과 시장을 이끌어가는 걸 첫 번째 목표로 삼고 향후 50년은 지금까지 이어온 50년보다 더 흥미롭게 만들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1969년 설립 후 인텔로부터 라이선스를 얻어 칩을 생산하던 AMD는 1991년 ‘인텔 80386’ CPU를 역설계해 제작한 ‘AM386’을 판매하면서 본격적인 CPU 경쟁 시장에 뛰어들었다. 초기부터 인텔 CPU와 거의 같은 구조로 더 빠른 클록을 가진 제품을 만들어 경쟁력을 쌓은 AMD는 1999년, 세계 최초로 명령어를 1초당 10억 번 처리할 수 있는 1GHz 클록 CPU ‘K7 애슬론(Athlon)’을 발표하면서 인텔을 넘어섰다.

이어서 인텔이 2000년부터 내놓은 ‘윌라멧(Willamette)’, ‘노스우드(NorthWood)’, ‘프레스캇(Prescott)’ 등 ‘펜티엄(Pentium) 4’ CPU가 발열, 전력 설계 문제로 인해 시장에서 외면받았다. 인텔이 고전하는 동안, AMD는 ‘애슬론 XP’, ‘애슬론 64’ 등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20%까지 늘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2006년 인텔이 ‘코어 2 듀오(Core 2 Duo)’ CPU ‘콘로(Conroe)’를 출시하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당시 AMD는 ‘애슬론 64’ 시리즈 이후 새로운 모델 개발에 난항을 겪었고, 인텔은 2009년 ‘네할렘(Nehalem)’, 2011년 ‘샌디 브릿지(Sandy Bridge)’, 2012년 ‘아이비 브릿지(Ivy Bridge)’, 2013년 ‘하스웰(Haswell)’, 2014년 ‘브로드웰(Broadwell)’, 2015년 ‘스카이레이크(Skylake)’ 등을 선보이면서 사실상 CPU 시장을 독점하게 됐다.

그런데 2017년 AMD가 ‘젠(Zen)’ 아키텍처 기반 ‘라이젠’ CPU를 선보이면서 상황이 다시 바뀌기 시작했다. 그동안 26나노에 머물던 공정을 인텔과 같게 14나노로 전환했고, 경쟁력 있는 가격과 성능으로 무장했다. 처음에는 유저 사이에서 신뢰받지 못했지만, 발표한 성능을 실제로 입증하면서 5% 미만이었던 시장 점유율을 30%에 가깝게 올렸다.

10년 동안 CPU 시장에 군림해 온 인텔은 부랴부랴 14나노 공정 ‘커피 레이크 (Coffee Lake)’와 2018년 ‘커피 레이크 리프레시(Coffee Lake Refresh)’, 10나노 공정 ‘캐논 레이크(Cannon Lake)’를 내놓으며 반격에 나섰지만, AMD에서 2018년 12나노 공정 라이젠 2세대 CPU가 나오고 2019년 7나노 공정 라이젠 3세대 CPU를 공개하면서 설 자리를 점차 잃어가고 있다.

여기에 인텔은 2018년 CPU 대부분에서 치명적인 보안 취약점이 발견돼 창업 사상 최대 위기를 겪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당시 인텔 CEO였던 브라이언 크르자니크(Brian Krzanich)가 2017년 11월 의무 보유 주식 25만 주를 제외한 약 89만 주를 전량 매도한 사실이 밝혀져 인텔 CPU에 대한 신뢰는 바닥을 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처음에는 인텔 라이선스를 받고 제품을 생산하던 AMD는 한 번 인텔과 경쟁했지만, 실패한 후 10년 동안 내림세를 겪으면서 꾸준히 개발에 투자하고 그 결실을 선보여 2018년 4분기 기준 시장 점유율을 15.8%까지 끌어올렸다”며 “이번에 공개된 AMD 신규 CPU와 인텔 최신 CPU를 비교했을 때 AMD가 압도적인 성능을 보였으므로, 올해는 AMD가 승기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겜툰 박해수 기자(caostra@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