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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게임 만평] 블리자드 WoW: 클래식 흥행 비밀, ‘그 때, 그 곳, 그 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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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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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9-08-30 오전 5:00: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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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가 처음 만든 PC MMORPG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 이하 Wow)’를 출시 당시 모습으로 재현한 ‘WoW: 클래식’이 8월 27일 전 세계 동시 출시됐다.
게임 15주년을 기념해 유저 사이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오리지널 버전을 그대로 옮긴 ‘WoW: 클래식’은 출시 당일 인터넷 방송 서비스 플랫폼 트위치 기준 시청자 수 100만 명을 돌파했다. 게임에 접속하기 위한 대기열과 대기 시간은 한국 서버만 1만여 명에 수백 분이 나왔고, 본고장 북미 서버는 수만 명과 수천 분을 넘겼다.
국내 PC 온라인 게임 인기 척도를 확인할 수 있는 PC방 인기 순위 점유율도 10위 권 내에 진입한 모습이다. PC방 통계 사이트 게임트릭스(gametrics) 기준으로는 8월 28일 1.56%로 10위, 더 로그(The Log)에서는 1.69%로 8위, 멀티클릭(multiclick)은 1.78%로 8위를 기록 중이다.
이렇게 ‘WoW: 클래식’이 폭발적인 초반 흥행을 기록한 데에는, 유저들이 블리자드에 보낸 꾸준하고 지속적인 지지가 있었다. 유저 중 일부는 블리자드에 오리지널 버전 ‘WoW’를 오픈할 의지가 있는지 확인하기도 했다.
지난 2013년 열린 블리자드 자체 게임쇼 ‘블리즈컨 2013’ 현장에서 진행된 ‘WoW’ 질의응답에서 한 유저는 과거 확장팩을 있는 그대로 서비스할 계획이 있나 물었다. 그런데 당시 ‘WoW’ 프로덕션 디렉터였던 제이 알렌 브랙((J. Allen Brack) 현(現) 블리자드 대표는 “(유저들은 오리지널을) 하고 싶다고는 생각하시지만, 막상 해보면 하기 싫어질 거다”라고 일축했다.
이후 유저 사이에서는 ‘WoW’ 오리지널 버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클라이언트를 개조한 불법 서버가 성행했다. 북미 불법 서버 중 하나인 노스탈리우스(NosTalrius)는 2016년 4월 6일 블리자드가 법적 대응을 발표하면서 닫히기 전까지 북미, 유럽, 아시아 전 세계 각국에서 유저가 몰려 성황이었다. 최종 회원 가입자 수는 80만, 활성 계정 수는 22만 개, 최고 동시 접속자 수는 1만 명을 기록했다.
2016년 4월 10일 서버를 닫은 노스탈리우스는 이후 81페이지에 달하는 사후 분석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서버 오픈 후 유저 수는 지속해서 늘었고, 연령 분포는 10대부터 50대까지 골고루 분포됐다. 가장 많은 유저 층을 차지하는 연령대는 18~26세였다.
‘WoW’는 2004년 북미 서비스를 시작한 작품이다. 2016년 기준으로는 12년 전이다. 2016년 ‘WoW’오리지널 불법 서버를 가장 많이 플레이한 층인 18~26세는 ‘WoW’ 오리지널 버전이 출시되고 인기를 얻던 때 불과 6~14세였다. 다소 복잡한 MMORPG를 즐기기에는 어린 나이다. 그런데도 가장 많은 유저 층을 차지했다.
노스탈리우스가 발표한 보고서에 실린 이 같은 내용은 유저 사이에서 ‘WoW’ 오리지널이 가진 재미가 ‘진짜’임을 증명하는 근거가 됐다. 실제로 ‘WoW’ 오리지널은 유저 평점 사이트 메타크리틱(Metacritic)에서 100점 만점에 93점을 받으면서 역대 PC 온라인 게임 중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한 바 있다.
뒤를 이은 확장팩 ‘불타는 성전’, ‘리치 왕의 분노’, ‘대격변’, ‘판다리아의 안개’, ‘드레노어의 전쟁군주’, ‘군단’, ‘격전의 아제로스’는 순서대로 91점, 91점, 90점, 82점, 87점, 88점, 79점을 기록했다. 낮은 점수는 아니지만, 확장팩이 나올수록 점수가 낮아지는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마지막 90점을 기록한 ‘대격변’은 오리지널 당시 지형이 바뀌고 NPC가 사라지기도 하는 등 말 그대로 ‘대격변’을 표현하면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지금까지 서비스 중인 ‘WoW’ 기틀을 만든 확장팩이지만, 오리지널을 그리워하는 유저에게는 독이 든 성배나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블리자드는 ‘블리즈컨 2017’를 통해 ‘WoW’ 오리지널을 기반으로 제작한 ‘WoW: 클래식’을 정식 발표했다. 발표에 나선 이는 2013년 오리지널에 부정적인 답변을 한 제이 알렌 브랙이었다. 그는 “’WoW’ 오리지널에서 즐길 수 있었던 경험 재현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WoW: 클래식’ 출시를 일주일 앞둔 8월 20일 방한한 제이 알렌 브랙 대표는 “2013년에 말씀드린 답변은 제가 생각한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라며 “사람은 ’향수’를 느낄 때는 조금 색안경을 끼는데, 고통스럽고 나빴던 부분은 보지 않는다는 내용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라고 술회했다.
이어서 제이 알렌 브랙 대표는 “당시 ‘WoW’는 기술적인 문제가 있었고 나름대로 해결책을 찾으면서 두 가지 버전 ‘WoW’를 동시에 운영할 수 있다는 확신 하에 ‘WoW: 클래식’을 출시하게 됐다”며 “‘WoW: 클래식’을 발표한 순간은 제가 이룬 커리어에서 가장 잊지 못할 순간이다”라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비공식적인 지표와 함께 출시한 ‘WoW: 클래식’은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소금 평원’(일반), ‘로크홀라’(전쟁) 두 개 서버로 운영 중인 국내 서버에서 ‘로크홀라’ 서버는 대기열에 유저 불만이 치솟았다. 이에 블리자드 코리아는 출시 2일 째인 8월 28일 서버를 증설했고, 3일 째인 8월 29일에는 신규 전쟁 서버 ‘얼음피’를 추가하면서 흥행을 이어가려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게임 시장에서 모바일 게임이 주류가 되면서 모바일 MMORPG는 유저 조작이 없이도 버튼 터치 한 번이면 자동으로 캐릭터가 성장하고, 이를 지켜보는 ‘감상형 게임’이 대부분을 차지했다”라며 “하지만 ‘WoW: 클래식’은 유저가 옹기종기 특정 장소에 모여 함께하는 MMORPG 고유 재미와 직접 조작으로 불편하지만 성취감을 제공하는 게임 방식을 그대로 가져오면서, 유저에게 ‘그 때, 그 곳, 그 맛’이라는 삼박자를 갖춘 게임으로 평가받아 초반 흥행을 기록 중이다”라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겜툰 박해수 기자(caostra@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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