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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게임 만평] 세가 신 사쿠라 대전, ‘프랜차이즈 부활’ 신호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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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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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0-01-06 오전 6:34: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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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 어드벤처 게임 ‘사쿠라 대전(サクラ大戦, Sakura Wars)’ 시리즈 최신작 ‘신 사쿠라 대전(新サクラ大戦, New Sakura Wars)’이 2019년 12월 12일 발매됐다. 마지막 작품이었던 ‘사쿠라 대전 V’가 나온 지 14년 만이다.
‘사쿠라 대전’은 1996년 첫 작품이 나온 후 2005년 ‘사쿠라대전 V’까지 10여 년 동안 적지 않은 인기를 누린 게임 시리즈다. 인기에 힘입어 애니메이션, 소설, 드라마 CD, 연극, 뮤지컬 등 여러 가지 문화 콘텐츠로 생산됐다.
게임 무대는 실제 일본 다이쇼(大正, 1912~1926) 시대를 기반 삼아 만든 타이쇼(太正)라는 가상 시대다. 3ｍ 크기 증기 로봇 영자갑주(霊子甲冑)를 다루는 비밀부대 제국화격단(帝国華撃団)이 정체를 숨기고 연극 단체 제국가극단(帝国歌劇団)으로 활동하는 내용을 담았다.
콘텐츠는 등장 캐릭터와 관련한 이벤트를 보고 호감도를 쌓는 어드벤처 파트와 SRPG 형식으로 치르는 전투 파트로 나뉘어 있다. 특히 어드벤처 파트에서는 제한 시간 내 주인공 행동이나 대사를 선택하는 LIPS(Live & Interactive Picture System) 시스템을 통해 상대 캐릭터 행동이 바뀌어 몰입감을 더했다.
어드벤처 파트에서 이야기를 진행하면 전투 파트로 넘어간다. 1, 2편은 캐릭터 필살기를 감상하는 정도로 단순했지만, 3편부터 공격 버튼을 연타해 5번 공격할 수 있을 정도로 액션 요소를 더했다. 5편에서는 기체가 전투기 형태로 바뀌고 캐릭터가 사용하는 필살기가 바뀌는 공중 전투가 나오기도 했다.
어드벤처 파트는 극장에서 노래와 연극으로 활동하는 아이돌 성향 캐릭터와 교감하는 연애 시뮬레이션 같은 재미를 줬고, 증기 로봇으로 벌이는 전투는 SRPG가 주는 재미를 제공했다. 이에 따라 ‘사쿠라 대전’은 발매 당시 신선한 조합이라는 평가와 함께 1996년 ‘제1회 일본 게임 대상’에서 작품상을 포함, 5관왕에 올랐다.
시리즈 초반에는 게임 배경인 타이쇼 때문에 제국주의를 미화하는 게임으로 오해받기도 했다. 일본은 메이지(明治, 1868~1912) 시대 이후 제국주의 노선을 탔고 뒤를 이은 다이쇼 시대는 제국주의 사상이 정점인 시기였기 때문이다. 다이쇼 시대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른 나라를 수탈해 얻은 혜택으로 팽창한 일본이 안정적인 정세를 누린 시절이다. ‘다이쇼 로망(大正浪漫)’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일본인들이 향수를 느끼는 시절이기도 하다.
관습상 일본 국화 취급을 받는 벚꽃(사쿠라)이 게임 제목이기도 하고, 캐릭터가 활약하는 단체 이름에 ‘제국’이 들어가 있으며 도시 이름이 제도(帝都)인 점도 논란거리가 될 법했다. 이는 마치 독일 개발사가 나치가 지배하던 제3 제국을 배경으로 미소녀가 나오는 게임을 만든 느낌을 줬다.
하지만 실제 ‘사쿠라 대전’은 제국주의를 부활시키려는 세력이 적으로 나온다. 수도에 쿠데타를 일으켜 강력한 제국을 건설하려는 음모를 제국화격단이 막는 내용이다. 게임 속 일본은 러일전쟁에서 패배, 제국주의가 쇠퇴했고 내부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또한, 시대 배경이나 캐릭터 복장은 제국주의를 떠올리게 하나 내용은 군국주의보다 개인 간 우정이나 사랑을 강조하고 있다. 3편, 4편 파리화격단, 5편 뉴욕화격단이 나오면서 국적, 인종을 초월해 서로 협력하는 모습도 그려냈다.
이런 내용으로 게임 외에 애니메이션, 소설, 무대 공연 등으로 인기를 끌던 ‘사쿠라 대전’ 시리즈는 2010년 즈음부터 인기를 잃었고 그대로 마무리되는 듯했다. 그러던 중 2018년 4월 세가 프라인 이벤트 ‘세가 페스티벌’에서 신작 ‘신 사쿠라 대전’ 제작이 공개됐다.
‘신 사쿠라 대전’은 ‘사쿠라 대전 V’에서 10년이 타이쇼 29년(1940년)이 배경이다. 제국화격단, 파리화격단, 뉴욕화격단이 모두 사라진 가운데 ‘세계 화격단 연맹(WLOF)’이 설립되고 세계 각국에서 새로 조직된 화격단이 2년에 한 번 가극과 전투를 경쟁하는 ‘화격단경기회’를 벌이는 상황이다. 새로 창설한 ‘신 제국화격단’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시리즈 전통대로 어드벤처 파트와 전투 파트를 그대로 담았다. 풀 3D로 제작해 어드벤처 파트와 전투 파트 간 괴리감이 줄었다. 선택에 따라 상황이 바뀌는 LIPS 시스템도 건재하다. 다만 전투는 SRPG 형태에서 순수 액션으로 크게 바뀌었다. 모든 캐릭터를 다 사용할 수 있던 전작과 달리 2명만 전투에 참여하는 점도 다르다.
캐릭터도 달라졌다. 1~5편은 만화 ‘오! 나의 여신님’ 작가 후지시마 코스케(藤島康介)가 원안을, 애니메이터 마츠바라 히데노리(松原秀典)가 디자인을 맡았으나 ‘신 사쿠라 대전’은 만화 ‘블리치’를 그린 혐한(嫌韓) 작가 쿠보 타이토(久保帯人)가 담당해 기존 작품들과 생김새가 완전히 달라졌다.
1~5편까지 작품 연출과 기획을 맡은 원작자 히로이 오지(広井王子)와 각본가 아카호리 사토루(あかほり さとる) 대신 ‘소닉 어드벤처’ 카타노 테츠(片野 徹) 프로듀서가 제작을, ‘428 ~봉쇄된 시부야에서~’ 이시이 지로(イシイジロウ) 총감독이 줄거리를 맡은 부분도 다른 점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신 사쿠라 대전’은 기존 ‘사쿠라 대전’ 시리즈 명맥을 잇기는 하나 완전히 다른 작품으로 나왔다. LIPS 시스템처럼 좋은 평가를 받은 부분은 그대로 살리면서 유저들로부터 재미없다는 평가를 받은 전투는 액션으로 풀어내 새로움을 시도했다. 이에 따라 유저 사이에서는 좋은 평가와 그렇지 않은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애니메이션, 소설, 드라마 CD, 연극, 뮤지컬 등 여러 가지 문화 콘텐츠가 나올 정도로 인기를 끈 ‘사쿠라 대전’ 시리즈가 ‘신 사쿠라 대전’을 통해 14년 만에 돌아왔다”라며 “2020년 4월 ‘신 사쿠라 대전’ 애니메이션도 방영할 예정이라 추후 관련 콘텐츠 제작도 예상할 수 있는 만큼, ‘프랜차이즈 부활’ 신호탄을 쏜 세가가 앞으로 어떤 성과를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라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겜툰 박해수 기자(caostra@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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