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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게임 만평] ‘R.I.P. 플래시’, 1996.5.~2020.12.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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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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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1-01-08 오전 3:3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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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비 플래시(Adobe Flash, 이하 플래시)가 2020년 12월 31일 기술 지원을 종료했다. 1996년 출시된 후 24년 만이다. 앞으로는 업데이트가 없으므로,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되거나 어떤 문제가 발생해도 지원을 기대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프로그램 삭제와 플래시 콘텐츠 차단을 권고한다.
플래시는 웹 애니메이션 제작 도구로 출발했다. 퓨처웨이브 소프트웨어(FutureWave Sortware)는 1996년 5월 애니메이션 제작 프로그램 퓨처스플래시 애니메이터(FutureSplash Animator)를 출시했는데, 당시 웹 환경에서 원활하게 재생되는 애니메이션을 간단하게 만들면서 애니메이션 파일 용량도 적어 인기를 끌었다.
1996년 12월 매크로미디어(Macromedia)가 퓨처웨이브 소프트웨어를 인수한 후에는 ‘매크로미디어 플래시’라는 이름으로 출시됐다. Future와 Splash라는 단어를 혼합한 새로운 이름(Flash, 플래시)이었다. 2005년 어도비가 매크로미디어를 인수한 후에는 ‘어도비 플래시’로 이름을 바꿨다.
이 과정에서 플래시는 애니메이션 외에도 게임, 음악 재생 등 여러 가지 콘텐츠를 생산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누구나 쉽게 배우고 만드는 점이 특장점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달묘전설’, ‘마시마로’, ‘뿌까’, ‘우비소년’, ‘졸라맨’ 등 애니메이션이 유명세를 치렀다.
게임도 등장했다. 게임을 만들고 공유하는 커뮤니티가 전 세계 곳곳에서 운영됐다. 설치 없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플래시 제작 웹 게임은 PC 온라인 게임이 흥행하던 시기와 맞물려 인기를 끌었다. 2009년 징가(Zynga)가 내놓은 농업 시뮬레이션 소셜 네트워크 게임 ‘팜빌(FarmVille)’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는 주전자 닷컴, 한게임 플래시 등 플래시 게임 전문 사이트가 출범하기도 했다.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플래시는 콘텐츠 생산 플랫폼으로 군림했다. 각종 콘텐츠로 웹 세계를 지배했다. 하지만 2014년 HTML(hypertext markup language)5가 웹 표준으로 선정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웹사이트에서 곧바로 영상을 비롯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플래시 취약점을 이용한 악성 코드와 바이러스가 끊임없이 등장하면서 서서히 ‘플래시 시대’는 저물었다. PC에서 모바일로 네트워크 환경이 바뀌면서 플래시가 지닌 보안 취약점은 점차 큰 단점이 됐다. 이 때문에 어도비는 2017년 플래시 플레이어 업데이트와 배포 작업 중단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면서 어도비는 플래시 개발 도구 ‘어도비 플래시 프로페셔널’ 이름을 ‘어도비 애니메이트’로 바꿨고 플래시 대신 HTML5와 웹 표준을 따르기로 했다. VR 지원, 레이어 효과 등 최신 기술이 도입됐고 기존 플래시 제작 게임도 HTML5로 수정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플래시 지원은 2020년 12월 13일 종료된 상태다.
이에 따라 플래시로 제작한 게임들도 새로운 시대를 맞았다. 징가는 ‘팜빌’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고 다른 웹 게임들도 서비스 종료를 발표했다. 웹젠을 비롯한 일부 게임사는 브라우저를 활용하지 않고도 웹 게임에 접속할 수 있도록 독립 클라이언트를 마련하거나 별도 플러그인을 제공해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1990년대 말 인터넷 보급과 함께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게임 제작 도구이자 플랫폼으로 기능한 플래시가 24년에 이르는 여정을 마쳤다”라며 “2021년 1월 12일부터는 플래시 플레이어를 통한 콘텐츠 실행도 차단되는데, 그런데도 여전히 플래시아크, 플래시포인트처럼 다양한 플래시 저작물을 보관하고 즐기는 사이트가 나오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겜툰 박해수 기자(caostra@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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