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6월 20일 진행된 제22차 정보통신기술(ICT)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에서 화상투약기 실증 특례를 승인했다. 화상투약기는 약사와 화상통화를 통해 복약지도 후 일반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는 자판기다.
2020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화상투약기 도입을 거부해온 약사들과 달리 의사들은 환영 의사를 밝혔다. 전국의사총연합은 심의위원회 회의 직전 의견서를 발표해 "국민 건강과 제도 효율성을 고려해 화상투약기 실증 특례 안건을 통과시켜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또한 "기계로 약을 조제하는 기술이 사람 손보다 위생적이며 더 정확한 수준까지 올라왔다"라며, "그런데도 병원 밖에 나가서 약국에서 약사에게 수제로 약을 조제받도록 한 강제 의약분업 제도를 유지하는 게 과연 국민 편의와 건강, 의료산업화에 제대로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다"라고 의약분업 폐지를 주장했다.
반면 대한약사회는 6월 21일 성명을 내고 화상투약기 전면 거부를 재차 선언했다. 전국 약사회 지부가 단결해 화상투약기 설치를 막고, 실증 특례 사업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대한약사회는 "비대면 진료 대응 약·정 협의 전면 중단은 물론 정부가 추진하는 약사 말살 정책에 대한 전면 투쟁에 나서겠다"라며, "향후 발생할 국민건강 위해와 국가적 손해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다"라고 말했다.
전국의사총연합이 의약분업 폐지를 언급하며 화상투약기 실증 특례 논의는 의약분업을 둘러싼 논의로 확대됐다. 의약 분업 분쟁 과정에서 이미 의료 파업이 발생한 전례가 있고 약사회 역시 대규모 파업을 경고한 만큼 전례 없는 대규모 보건 마비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 보건 관계자는 "의사사회는 간호법 등 다른 사유로 이미 파업을 논의중일뿐더러 수차례에 이르는 파업을 진행한 전례가 있고, 약사사회는 화상투약기 저지에 사활을 걸고 파업을 예고한 상황이다"라며, "이전 보건 마비 사태들이 하나같이 사회에 지울 수 없는 상흔을 남겼던 만큼, 정말로 대규모 보건 마비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의견을 조율하고 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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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만평] 화상투약기 실증 특례, 대규모 보건 마비 '도화선'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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