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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게임 만평] 탈(脫) 스팀 외친 게임사들, 다시 ‘스팀 품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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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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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2-11-24 오후 1:25: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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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브 코퍼레이션(Valve Corporation, 이하 밸브)이 운영하는 세계 최대 PC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을 떠났던 게임사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EA(Electronic Arts, 일렉트로닉 아츠), 베데스다 소프트웍스(Bethesda Softworks, 이하 베데스다), 액티비전(Activision), 유비소프트 엔터테인먼트(Ubisoft Entertainment, 이하 유비소프트) 등이다.
비디오 게임 첫 등장 후 게임 시장은 싱글플레이 위주였으나 인터넷 보급으로 멀티플레이가 보편화했다. 이에 따라 멀티플레이를 일반화한 온라인 게임이 인기를 끌었고 패키지 게임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전자 소프트웨어 배급(Electronic Software Distribution, 이하 ESD)’이 가장 큰 변화로 나타났다.
‘ESD’는 유저가 인터넷을 통해 게임을 구매 후 즉시 플레이하는 환경을 제공한다. 과거 디스켓이나 CD 등 저장 매체로 판매되던 패키지 게임은 ‘ESD’를 통한 다운로드 판매 방식으로 더욱 많은 유저가 즐길 수 있게 됐다. 유저들은 직접 게임 판매점에 가서 패키지를 사거나 수일간 배송을 기다리는 수고를 들이지 않고 집에서 게임을 구매 후 바로 플레이하는 방식에 호평했다.
전 세계 게임 시장이 ‘ESD’ 시대를 맞이한 배경에는 스팀이 있다. 스팀은 2003년 밸브가 내놓은 ‘ESD’다. 당시 밸브는 ‘하프라이프’, ‘카운터 스트라이크’ 등 FPS 게임을 서비스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게임을 업데이트하면 유저 수천 명 이상이 동시에 접속해 서버가 마비됐고 심하면 게임이 며칠 동안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는 문제도 발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밸브는 스팀을 출시했다. 처음엔 게임을 자동으로 업데이트하는 독립 프로그램으로 출시했다. 언제 어디서든 게임을 인터넷으로 내려받고 실행할 수 있는 스팀은 2003년 당시엔 혁명적인 시스템이었다. 한 걸음 나아가 밸브는 2005년 인디 게임 ‘다위니아(Darwinia)’를 기점으로 타사 게임까지 스팀을 통해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이후 스팀은 전 세계 게임 시장 ‘ESD’ 패권을 잡았다. 유저 사이에서는 ‘PC 게임=스팀’이라는 공식이 생길 정도였다. 전 세계 게임 시장을 주름잡던 유명 게임사도 스팀에 입점해 상당한 판매고를 올렸다. 이런 가운데, 게임사들은 자체 ‘ESD’를 운영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했다.
EA는 2005년 ‘EA 다운로더’, 2006년 ‘EA 링크’, 2007년 ‘EA 스토어’, ‘EA 다운로드 매니저’로 운영하던 자체 플랫폼을 2011년 ‘오리진(Origin)’이라는 이름으로 통합 출시하면서 같은 해 10월 나온 FPS ‘배틀필드 3’ 이후 스팀을 떠났다.
유비소프트는 2009년 자체 ‘DRM(Digital Rights Management, 디지털 권리 관리)’ 관리 및 ‘ESD’ 플랫폼 ‘유플레이(Uplay)’를 출시하면서 ‘스팀’에서 구매한 게임이라도 ‘유플레이’를 거쳐 플레이하도록 했다. 2019년 2월 모터사이클 레이싱 ‘트라이얼 라이징’ 이후에는 스팀에서 완전히 독립했고 2020년부터 ‘유플레이’를 ‘유비소프트 커넥트(Ubisoft Connect)’로 서비스하고 있다.
베데스다는 2015년 ‘베데스다넷(Bethesda.net)’을 처음 공개 후 서비스를 시작했다. 유저 제작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든 자체 ‘ESD’ 플랫폼이었다. 이후 일부 게임은 스팀 혹은 타사 ‘ESD’에서 구입했더라도 ‘베데스다넷’을 거쳐 플레이하도록 했다.
액티비전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Blizzard Entertainment, 이하 블리자드)가 만든 ‘ESD’를 함께 사용했다. 블리자드는 1996년 멀티플레이 서비스 ‘배틀넷(Battle.net)’을 서비스 후 2009년 ‘배틀넷 2.0’, 2013년 ‘배틀넷 앱’을 거쳐 2017년 ‘블리자드 앱’으로 ‘ESD’를 운영 중이다. 액티비전은 2019년 9월 ‘스파이로 리이드나이티드 트릴로지’ 이후 스팀에서 손을 뗐다.
그런데 자체 ‘ESD’ 활성화를 위해 스팀에서 떠난 게임사들은 다시 스팀으로 돌아왔다. EA는 2020년, 유비소프트·베데스다·액티비전은 2022년부터 스팀을 통해 자사 게임 유통을 재개했다. 이중 베데스다는 ‘베데스다넷’을 폐쇄하고 스팀에만 전념하기로 했다.
이는 스팀이 점령한 판도를 뒤집기가 어려운 점이 핵심 요인으로 분석된다. 스팀은 2003년부터 여러 가지 문제와 마주하면서 완성도를 높였다. 유저 커뮤니티와 유저 제작 콘텐츠 공유, 게임 평가 시스템, 편리한 환불, 각종 할인 등 시행착오를 거쳐 탄생한 기능으로 안정적인 ‘ESD’ 서비스를 이어오는 중이다.
반면 자체 ‘ESD’로 도전장을 던진 게임사들은 스팀과 비교하면 처참한 완성도와 불안정한 운영으로 유저들에게 외면받았다. 그사이 스팀은 성장을 거듭했다. 우한 코로나(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게임 업계가 호황을 맞은 2020년에는 동시 접속자 수 2천만 명, 2022년엔 3천만 명을 돌파하면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PC 게임 시장에서 막대한 지분을 차지한 스팀에 도전하기 위해 여러 게임사가 탈(脫) 스팀을 내세운 자체 플랫폼으로 도전했으나 큰 결실을 얻지는 못하고 다시 ‘스팀 품으로’ 돌아왔다”라며 “유저 입장에서는 다양한 게임을 스팀 한 곳에서 만날 수 있어 편리하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앞으로 지속될 스팀 독점 상태에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그림 김말리 / 글 겜툰 박해수 기자(caostra@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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