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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게임 만평] PC에서 등걸불 된 MMORPG, 모바일에선 ‘잉걸불’
작성자 : 등록일 : 2018-06-07 오후 6:24:47


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역할 수행 게임(Massive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 이하 MMORPG)은 유저 다수가 인터넷을 통해 같은 서버에 함께 접속해 자신이 선택한 캐릭터로 특정한 역할을 맡아 즐기는 게임이다.

20세기 후반 전 세계에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게임 플레이 환경도 달라졌다. 여러 게임 장르가 하나둘씩 온라인 멀티플레이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이는 RPG도 다르지 않았다. 가상 세계에서 홀로 탐험하던 RPG 유저들은 현실 세계와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가상 세계를 원하기 시작했다.

이런 유저 염원에 발전된 기술과 전 세계를 하나로 묶어주는 인터넷이 더해지면서, 대표적으로 혼자 즐기는 게임 장르였던 RPG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동시에 즐길 수 있는 MMORPG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1978년 개발된 텍스트 기반 멀티 플레이 게임 ‘MUD(Multi-User Dungeon)’에서 시작된 이러한 변화는 곧 그래픽 기반 게임으로 이어졌다.

스톰프론트 스튜디오(Stormfront Studios)가 1991년 출시한 세계 최초 MMORPG ‘네버윈터 나이츠(Neverwinter Nights)’와 1996년부터 2018년에 이르기까지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서비스 중인 넥슨 ‘바람의 나라’, 1997년 출시돼 처음으로 MMORPG라는 용어를 사용한 오리진(Origin) ‘울티마 온라인(Ultima Online)’은 1세대 MMORPG로 다음 세대가 전 세계 게임 시장을 장악하는 바탕이 됐다.

소니 온라인 엔터테인먼트(Sony Online Entertainment)가 1999년 서비스를 시작한 ‘에버퀘스트(EverQuest)’는 정밀한 3D 그래픽 묘사와 유저 간 협력이 필요한 콘텐츠를 대거 선보이며 2세대 MMORPG 시대를 열었다. 이후 미씩 엔터테인먼트(Mythic Entertainment)가 2001년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Dark Age of Camelot)’을 출시하면서 진영 간 대결(Realm vs Realm, RvR) 콘텐츠 또한 인기를 끌었다.

넥슨이 2003년 출시한 세계 최초 2D 횡 스크롤 MMORPG ‘메이플스토리’는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협동 콘텐츠로 다양한 연령층에 꾸준한 인기를 끌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Blizzard Entertainment)가 2004년 발매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는 앞서 출시된 2세대 MMORPG가 가진 장점을 두루 흡수하며 독자적인 여러 콘텐츠를 선보였고, 이때 MMORPG는 전 세계적인 전성기를 맞이했다.

개발자가 제작한 콘텐츠를 일방적으로 즐기는 2세대 MMORPG는 2010년대 들어 유저가 콘텐츠에 개입하면서 게임 내부 상황을 바꿀 수 있는 3세대 MMORPG로 발전했다. 2012년 출시된 엔씨소프트 ‘길드워 2(Guild Wars 2)’, 2013년 출시된 엑스엘게임즈 ‘아키에이지’, 2014년 출시된 펄어비스 ‘검은사막’ 등이 대표적이다.





세계 최초 MMORPG가 등장한 후 30여 년 동안 MMORPG는 발전을 거듭하며 많은 게임 유저들로부터 사랑받아 왔다. 하지만 라이엇 게임즈(Riot Games)가 2009년 출시한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 LoL)’ 같은 MOBA(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 게임과 여러 가지 총기를 활용해 적을 상대하는 슈팅 장르처럼 빠르게 한 판을 즐기고 곧바로 새로 시작하는 다른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장르가 인기를 끌면서, MMORPG는 하락세를 걷게 됐다.

특히 오랜 시간 꾸준히 게임을 플레이해야 하는 MMORPG가 가진 장르적 특성은 과거 RPG를 주로 즐겼던 유저들에게는 환영받았지만, 다음 세대 게임 유저들로부터는 환영받지 못했다. 여기에 PC나 콘솔 게임기가 주류였던 전 세계 게임 시장이 모바일로 재편되면서 MMORPG 하락세는 더욱 가속화됐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성장하고 모바일 기기가 발전하면서 PC나 콘솔 게임기 수준을 가진 게임도 하나둘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게임사들은 과거 PC에서 인기를 얻었던 MMORPG를 모바일로 이식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시도는 언제 어디서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모바일 플랫폼 특성과 오랜 시간 게임을 플레이해야 하는 MMORPG 장르 특성이 맞물려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보면 2015년 웹젠 ‘뮤 오리진’을 시작으로 2016년 넷마블 ‘리니지 2 레볼루션’, 2017년 엔씨소프트 ‘리니지M’, 넥슨 ‘액스’, 넷마블 ‘테라M’, 2018년 게임빌 ‘로열블러드’, 넥슨 ‘야생의 땅: 듀랑고’,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 그라비티 ‘라그나로크M: 영원한 사랑(이하 라그나로크M)’, 가이아모바일 ‘이터널 라이트’ 등 모바일 MMORPG가 선전하고 있다.

눈여겨 볼만한 점은 이렇게 흥행하고 있는 모바일 MMORPG 중에는 과거 PC에서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 다수 존재한다는 점이다. ‘뮤 오리진’, ‘리니지 2 레볼루션’, ‘리니지M’, ‘테라M’, ‘검은사막 모바일’, ‘라그나로크M’ 등 여러 작품이 PC 원작을 성공적으로 모바일 플랫폼에 정착시키며 흥행했다.

이뿐만 아니라 모바일 MMORPG는 ‘액스’, ‘로열블러드’, ‘야생의 땅: 듀랑고’, ‘이터널 라이트’ 같은 완전히 새로운 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권)도 등장하면서, MMORPG 장르 새로운 돌파구로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웹젠 ‘뮤 오리진 2’, 넥슨 ‘카이저’, 위메이드 ‘이카루스M’ 등 PC 원작을 기반한 작품이나 신규 IP를 개발한 작품을 가리지 않고 특색 있는 신작이 모바일 게임 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전 세계 게임 시장에서 MMORPG는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주류 장르였으나, 이제는 타다 남은 ‘등걸불’ 신세가 됐다”며 “그러나 모바일에서 돌파구를 찾은 MMORPG는 새로운 불꽃이 이글이글하게 핀 ‘잉걸불’이 돼 다시 한번 게임 시장에서 주류 장르가 되려 한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겜툰 박해수 기자(caostra@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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