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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절망과 분노의 플랫포머, 알트에프포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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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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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3-04-07 오후 6:04: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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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비티는 펌킴이 개발한 3D 플랫포머 '알트에프포2(ALTF42)'를 3월 31일 앞서 해보기 상태로 글로벌 PC 게이밍 플랫폼 스팀에 출시했다. 2022년 인터넷 개인방송 플랫폼 트위치에서 동시 시청자 수 7만 명을 기록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알트에프포(ALTF4)' 정식 후속작이다.
개발사가 공지한 앞서 해보기 기간은 출시일 기준 최소 8개월에서 약 1년가량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구간은 전체 게임 중 초반부 부분뿐이다. 전작에서 수련을 쌓은 유저라면 하루 내에 클리어 할 수 있는 분량이다. 개발자가 공식적으로 밝힌 평균 플레이타임은 없는데, 고난도 게임인 만큼 유저에 따라 천차만별인 플레이타임 평균을 추산할 수 없는 것에 가깝다.
'알트에프포2'에서, 유저는 기사가 되어 왕을 모시고 왕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한다. 왕이라는 게 목에 왕관을 건 닭이라는 걸 제외하면 정석적인 기사 모험담 구성이다. 개발사의 공식 게임 소개에 따르면, "불가능한 꿈을 꾸고, 불가능한 사랑을 하고,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우고, 참을 수 없는 고통에 저항하고, 닭을 하늘로 던진다".
스토리는 '돈키호테' 이야기를 기반으로 꾸며져 있는데, 사실 서사가 딱히 의미 있는 게임은 아니다. '알트에프포 2'에서 스토리는 진지하게 이야기를 끌어 나가기보다는 유저에게 헛웃음을 주는 장치로 기능하는 경우가 더 많다. 선글라스를 끼고 삐딱하게 말하는 요정 등 기존 클리셰를 부수는 식으로 제공되는 유머 요소가 많이 포함돼 있어 지루하지는 않다.
전반적인 플레이 방식은 3D 플랫포머 그 자체다. 달리고 뛰고 때로는 떨어지며 코스를 통과해 목표지역까지 가면 된다. 중간에 각종 장애물을 피해야 하며 때로는 닭을 던져야 하고, 난도가 매우 높다는 점만 제외하면 튜토리얼 없이도 플레이 방식을 이해할 수 있을 수준이다.
다행히 체력 회복 포션, 설치해 공격을 막는 방패와 설치한 자리에서 부활할 수 있게 해주는 세이브 푯말 등 다양한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다. 땅에 떨어져 있는 걸 집거나 상점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구매한 아이템은 사용하거나 게임이 패치되기 전까지 인벤토리에 저장돼 원하는 순간에 사용할 수 있다.
아이템 구매는 코스 진행 중 획득하는 동전을 모아서 가능하다. 출발 지점 근처에 동전 약간이 떨어져 있는 스테이지도 있는데, 시간이 충분한 유저라면 동전을 획득하고 죽은 뒤 다시 획득하는 식으로 거금을 모아 방패 수백 개를 구매해 계단을 만들어 코스를 무시하고 클리어할 수도 있다.
아이템 사용 외에 유저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전작 '알트에프포' 부터 게임을 상징하는 기술이었던 닭 던지기가 있다. 닭을 던져 적을 공격하거나 멀리 있는 버튼을 누르는 식으로 퍼즐을 풀어나가게 된다. 기본 닭은 무한히 던질 수 있으며, 폭탄 닭같이 특수한 닭은 플레이 중 습득해야만 던질 수 있다.
전작 '알트에프포'가 그랬듯 조작감이 쾌적하지는 않다. 펌킴이 개발한 다른 게임인 '소원'에서는 조작과 관련된 문제가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전적으로 의도된 조작감에 가까워 보이는데, 가뜩이나 거래를 재기 어려운 3D 플랫포머에서 조작감마저 쾌적하지 않아 게임오버 되는 일이 부지기수다.
초심자들에게는 게임을 계속 플레이할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될수도 있다. 실력 부족이 아니라 조작감 문제를 탓하면 마음을 조금 더 평온하게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최적화 상태는 안 좋은 편이다. 권장 사양으로는 그래픽 옵션을 낮게 설정해도 정상적인 플레이가 힘든 수준이며, 권장 사양보다 고사양인 PC로도 CPU·그래픽 점유율이 매우 높아 다른 작업을 하기 어려워진다. 플랫포머 게임에서는 치명적인 프레임레이트 저하 현상도 발생하곤 했다.
유저를 괴롭히는 게 목적인 게임인 만큼 부족한 최적화 역시 게임성 일부로 볼 수 있겠지만, 더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서라도 최적화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다행히 아직 앞서 해보기 단계 게임이기도 하고, 꾸준한 패치로 개선하고 있는 만큼 정식 출시 시점에서는 권장 사양에 맞는 최적화를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
버그도 적지 않은 편이다. 지형지물에 끼이거나 오브젝트를 관통하는 일은 예사고, 대화 이벤트가 진행되지 않거나 기믹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기도 한다. 다행히 코스 진행 중 버그로 통과할 수 없게 되는 등 게임 플레이에 치명적인 버그는 상당수 패치되긴 했으나 아직 적지 않게 남아있다. 보는 사람에게는 흥미로운 요소일 수 있지만, 실제로 플레이하다가 당한 경우 유쾌하게 받아들이기 힘든 경우도 있었다.
개발사도 이를 인지했는지 유저 및 인터넷 개인 방송인들로부터 꾸준히 피드백을 받고 있으며, 버그 외의 요소들도 자주 패치되고 있다. 예컨대 처음에 큰 맵 하나로 구성돼 있던 맵은 유저 피드백에 따라 일곱 개 지역으로 분할됐으며, 레벨 디자인 역시 꾸준히 개선 중이다.
가장 버그가 많았던 초기 버전을 플레이하거나 버그 리포트를 제공하는 등 게임에 기여한 유저들을 추모하는 공간도 있다. 인상적인 플레이를 선보인 유저는 특별한 무덤을 마련해 두기도 했는데, 예컨대 코인을 무한하게 획득할 수 있는 버그를 사용해 세이브 아이템을 다량 구매해 게임을 클리어한 인터넷 개인방송인 '연두는말안드뤄'를 추모하는 무덤에는 옆에 세이브 아이템이 놓여 있는 식이다.
세상에 좋은 게임을 구분하는 지표는 많다. 만약 게임이 개발자 의도대로 잘 만들어진 것이 좋은 게임이라면, 유저들을 화나게 만들기 위한 게임인 '알트에프포2'는 좋은 작품이 맞다. 유저를 만족시킨 게임이 좋은 게임이라면, 고난도 플랫포머를 즐기거나 스스로를 극한으로 몰아넣기를 즐기는 유저, 자극적인 게임을 찾는 인터넷 개인 방송인에게 '알트에프포2'는 정말로 잘 만든 게임으로 여겨질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가 그런 유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직접 플레이하기 보다는 인터넷 방송을 보는 걸로 대체하기를 추천하고 싶다. 세상에는 남이 하며 괴로워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더 즐거운 게임도 있는 법이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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