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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버닝 쇼어스 DLC 리뷰

작성자 :	등록일 : 2023-04-26 오후 4:47:23

소니 인터렉티브 엔터테인먼트 코리아(이하 SIEK)는 산하 게릴라 스튜디오가 개발한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스토리 DLC '버닝 쇼어스'를 4월 19일 국내 정식 출시했다. 플레이스테이션 4|5 겸용 게임이었던 본편과 달리 플레이스테이션 5에서만 구동된다.

'버닝 쇼어스'는 본편 스토리 이후 서부 더 깊숙한 곳으로 떠난 주인공 에일로이의 이야기를 다룬다. 본편 마지막 메인 퀘스트인 '특이점' 클리어 후에만 진입할 수 있다. 이미 엔딩을 본 유저라면 '버닝 쇼어스' 설치 후 게임을 실행했을 때, 아직 엔딩을 보지 않은 유저라면 엔딩 시퀸스 후 자유 플레이가 시작될 때 DLC 지역으로 넘어갈지 물어보는 선택지가 제시된다.

아무래도 전작 '호라이즌 제로 던' 대형 스토리 DLC인 '프로즌 와일드'와 여러모로 비교될 수 없는 콘텐츠다. 일단 스토리 진행 방식부터가 다르다. '프로즌 와일드'가 본편 핵심 스토리와 밀접하게 연결되지 않은 외전 스토리를 다뤘다면, '버닝 쇼어스'는 본편 스토리를 연장하는 식으로 전개된다.

본편 클리어 전에 DLC 지역에 진입할 수 없는 이유도 스토리 방식 차이 때문으로 보인다. '호라이즌 제로 던' 본편 스토리 클리어 여부와 '프로즌 와일드' 스토리 클리어 여부는 서로 영향을 주지 않지만, '버닝 쇼어스' 스토리는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스토리가 클리어되지 않았다면 성립하지 않는다. DLC로 추가된 요소를 본편 진행 중에도 활용하고 싶은 유저라면 '프로즌 와일드'가, 스토리를 더 깊이 즐기고 싶은 유저라면 '버닝 쇼어스'가 마음에 들 수 있다.

엔딩 이후를 상정한 DLC인 만큼 밸런스에 대해서도 '프로즌 와일드'보다 후한 면이 있다. '프로즌 와일드' 장비 밸런스는 DLC 진행 도중이나 클리어 후 본편으로 돌아갔을 때를 염두에 두고 설계돼 있었다. DLC 지역에서 강한 장비를 얻고 본편이 재미없어지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인지 본편 스토리에서 얻는 장비보다 강한 장비를 얻기는 어려웠다. 반대로 DLC 난도가 너무 낮아지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본편 후반에 얻는 최종 방어구 실드위버를 무력화하는 기믹을 추가하기도 했다.

'버닝 쇼어스'는 다르다. 새로운 무기 스펙터 건틀렛은 기존 무기들과 비교해 높은 연사력, 저렴한 탄환, 뛰어난 피해량을 자랑하는 효율적인 무기다. 사이드 퀘스트를 통해 레일건 모드를 해제한 뒤에는 막강한 한방 화력도 추가된다. 방어구 역시 본편 최고 등급 방어구와 동일하거나 더 강력한 장비를 쉽게 획득할 수 있다.

장비 업그레이드 조건을 충족시키기도 본편보다 편하다. 본편에서 직접 발품을 팔아가며 얻어야 했던 재료 아이템을 대부분 상인이 판매한다. 따라서 본편에서 가방이나 각종 장비 업그레이드를 끝내지 못한 유저라도 DLC에 진입한 뒤 대부분 해결할 수 있고, 본편에서 모든 강화를 마친 유저라도 더 강한 장비를 통해 성장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필드 크기는 본편과 비교해 약 1/3 수준이다. 본편 맵 넓이가 좁지 않은 만큼 1/3도 무시할 만한 크기는 아니다. 새로운 장비를 강화하는 데 사용하는 자원인 브림샤인을 수집하기 위해 DLC 맵 전역을 탐험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더 넓지 않아서 고마워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다만 탐험하는 재미 자체는 본편과 비교해 다소 부족한 편이었다. '프로즌 와일드'에서 오염된 설원을 통해 새로운 풍경을 제공했듯 '버닝 쇼어스'에서는 용암이 흐르는 불안정한 지각이 주된 풍경인데, 용암을 제외하면 본편 지역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본편 맵을 탐험할 때는 모든 게 새로우니 탐험도 재밌었지만, 이미 본편에서 익숙해진 풍경을 다시 탐험한다는 느낌을 지우기는 어려웠다.

용암보다는 각종 랜드마크가 흥미로웠다. '호라이즌 제로 던'과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본편에도 여러 폐허가 등장하기는 했지만, 헐리우드 간판 등 각종 미디어를 통해 접한 바 있는 랜드마크가 폐허가 된 모습은 새로운 느낌을 제공했다.

새로운 지역에 걸맞는 새로운 기계들도 나온다. 보스를 제외하면 바일것과 스팅스폰, 워터윙 3종이다. 이중 바일것과 스팅스폰은 공생 관계를 형성하고 거의 항상 같이 등장하니 게임 경험상으로는 2종에 가깝다.

바일것은 개구리 처럼 생긴 대형 수집기계다. 개구리인 만큼 높이 뛰어오르는 패턴을 보유하고 있고, 주변에 산성 물질을 살포하는 기능이 있다. 여기에 더해 산성 물질을 보관하는 턱주머니를 파괴하면 여기서도 산성 물질이 살포되는 만큼 근접 전투로는 상대하기 매우 어려웠다. 그러나 샤드를 꽤 많이 주는 편이기 때문에 바일것을 사냥해 샤드를 모으고 상인에게서 재료를 사는 식으로 사냥에 드는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스팅스폰은 작은 알에서 나오는 날파리 같은 기계다. 바일것 주변에는 스팅스폰 알이 있고, 스팅스폰 알 주변에는 바일것이 있다. 한 번에 알 다수가 뭉쳐있기 때문에 잘못 접근하면 스팅스폰 다수에게 둘러싸이곤 했다. 사냥하더라도 보상을 주지 않기 때문에 싸우면 싸울수록 손해 보는 적이었다.

워터윙은 상대하기가 어려운 기계였다. 썬더버드나 드레드윙같은 초대형 공중 기계는 아니지만, 중대형 기계로 분류되는지 자체 체력이 높은 편이었다. 게임 후반부에 등장하는 기계인 만큼 다양한 패턴을 보유했고, 무엇보다 무리생활을 하므로 동시에 여러 마리를 상대해야 했다.

여러 마리가 엇박자로 공격을 가하는 데다가 비행경로가 꽤 화려한 만큼 구르기만으로는 상대하기 버거웠다. 얼음 화살로 얼린 뒤 레일건 모드 스펙터 건틀렛 같은 고화력 무기로 하나씩 처치하거나, 로프캐스터로 묶은 뒤 화력을 집중하는 식으로 사냥해야 했다.

전투 난도가 높은 대신 탈것으로 전환한 뒤에는 짜릿한 경험을 선사했다. 본편에 등장하는 비행 탈것인 썬윙도 즐거운 비행 경험을 제공하기는 했지만, 워터윙은 여기에 더해 일시적인 잠수도 가능해 좀 더 화려한 비행이 가능했다.

새 기계가 적은 점은 아쉽지만, 새로운 기술이 추가되며 기존 기계들과 싸우는 경험도 새로워졌다. 특히 적을 그래플링 훅으로 맞춰 빠르게 이동하거나 적 공격을 회피하는 기술, 그리고 글라이더 사용 중 무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은 전투 흐름을 크게 바꿔놨다. 여기에 새로운 무기까지 결합하면 같은 RPG 게임을 다른 직업 캐릭터로 플레이하는 듯 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버닝 쇼어스'는 확장판이라는 단어 그대로 본편을 확장하는데 집중한 DLC다. 스토리, 전투, 탐험, 성장 등 모든 측면에서 본편 경험을 계승하고 강화한다. 본편을 만족스럽게 플레이 한 유저라면 '버닝 쇼어스'를 통해서도 만족할 만한 게이밍 경험을 체험할 수 있다.

그러나 시리즈 마지막 작품이 아니라는 입지에서 오는 아쉬움도 본편과 비슷하다. 당면한 이야기는 완결될지언정 큰 이야기 갈래는 끝나지 않았고, 세계관도 확장되며 후속작을 암시한다. '이 뒤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라고 하기에는 해소되지 않은 요소가 많다는 뜻이다. 물론 후속작이 나오면 해결될 단점이기는 하지만, '호라이즌 제로 던'과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사이에 약 5년에 달하는 간극이 있었음을 고려하면 이 단점이 해소되기 까지 적지 않은 시간을 인내해야 할 전망이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