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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멋진 실낙원, 스텔라 블레이드 데모 체험기

작성자 :	등록일 : 2024-03-27 오후 10:29:25

시프트업은 자사가 개발하고 소니 인터렉티브 엔터테인먼트(SIE)가 글로벌 유통할 예정인 '스텔라 블레이드' 데모 버전을 3월 29일 글로벌 공개할 예정이다. 게임 본편 정식 발매 예정일은 4월 26일로, 소니 게이밍 콘솔인 플레이스테이션(PS) 5 독점으로 출시된다.

데모 정식 공개 전 데모 버전을 사전 플레이할 수 있는 체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데모 버전은 게임 튜토리얼에 해당하는 부분을 다루며, 게임 시작 지점부터 첫 번째 보스 전투까지 경험할 수 있게 되어있다.

'스텔라 블레이드'에서, 유저는 지구를 탈환하기 위한 강하 특수부대 일원인 이브가 되어 지구를 점령한 침략자인 네이티브(NA:TIVE)와 맞서 싸워야 한다. 이전에 이뤄졌던 강습 시도가 모두 실패하고 이브 역시 부대의 마지막 생존자가 된 상황에서, 임무를 속행하기 위한 이브와 현지 협력자 아담의 여정이 시작된다.

데모 버전에서 알 수 있는 스토리가 많지는 않았다. 대부분 이전에 트레일러로 공개된 바 있는 내용들이었으며, 인게임에 마련되어 있는 도감 항목 중 인물 설정을 통해 소소한 뒷설정 정도를 추가로 알 수 있는 수준이었다.

메인 스토리를 제외한 각종 설정은 인게임에서 찾을 수 있는 각종 문서나 대화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사망한 군인이나 멸망 전 인류가 남긴 기록 등이 게임 곳곳에 남아있으며, 이브와 아담이 나누는 대화를 통해서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이 있었다. 개중에는 단순한 세계관 풀이가 아니라 꽤 짓궂은 농담이 포함된 문서도 있었는데, 분위기를 환기하고 게임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됐다.

초반 스토리 전개 중 컷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꼭 필요한 상황에서는 컷신이 나왔지만, 지루하게 이야기를 늘어놓기보다는 역동적인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 사용되는 경우가 더 많아 맥을 끊는다는 느낌은 없었다. 다른 게임에서라면 10~20분가량 늘어질 만한 초반부 스토리를 과감하게 잘라내고 짧은 회상 컷신으로 처리한 점도 흥미로웠다.

초반 전투 시스템은 신중한 플레이가 요구됐다. 적을 몰아치기보다는 적 공격에 반응해 방어나 회피를 결정하고, 패링을 통해 적을 그로기 상태로 만들거나 회피 후 반격으로 적을 처치하는 식으로 흘러갔다. 스태미나 같은 개념이 없는 만큼 전투 전략을 섬세하게 구성해야 하거나 실수 한번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지는 않았지만, 생각 없이 버튼만 눌러서는 승리할 수 없게 되어있다.

적 패턴을 미리 파악해야 손실 없이 전투를 마칠 수 있는 만큼 액션 게임 초심자라면 끊임없이 죽어가며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불가피할 수 있다. 데모 버전 스테이지는 전반적인 필드가 어둡고 적이 평범한 인간형이 아닌 만큼 적 행동 전조를 읽는 게 그리 쉽지 않으나, 데모 버전에서는 사망 후 부활에 큰 페널티가 없어 몇 번이고 재도전할 수 있었다.

다만 이러한 경험은 게임이 진행되며 스킬을 추가로 습득하며 달라질 가능성이 엿보였다. 예컨대 초반부에 습득할 수 있는 스킬 중 암살 계열은 적절히 활용할 경우 게임 진행을 쉽게 풀어나갈 수 있는 열쇠가 됐는데, 암살 관련 스킬을 추가로 습득할 경우 전반적인 게임 플레이 양상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느껴졌다.

데모 버전을 끝까지 플레이 하면 해제되는 보스 전투도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데모 버전에서는 익힐 수 없던 기술들을 체험해 볼 수 있었고, 다양한 의상도 감상할 수 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데모 버전에서 습득한 액션 경험이 보스 전투에서 제공하는 주인공 능력치와 맞지 않아 익숙해지는데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렸는데, 액션에 자신 있는 유저라면 흥미로운 도전이 될 수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5 독점 작품인 만큼 듀얼센스 기능 중 3D 햅틱 피드백 기능 활용도가 뛰어났다. 특히 컷신에서 활용도가 돋보였는데, 바로 옆을 스쳐 지나가는 차량, 무너지는 건물 등 다양한 장면에서 상황에 따른 적절한 진동을 경험할 수 있었다.

데모 버전에서는 적응형 트리거를 제대로 느낄만한 구간이 등장하지 않았다. 정식 출시 버전에서는 메뉴 화면에서 존재가 암시된 낚시 콘텐츠 등에서 경험할 수 있을 전망인데, 3D 햅틱 피드백이 완성도가 높았던 만큼 적응형 트리거도 뛰어난 게이밍 경험을 제공하리라 기대된다.

그래픽 완성도는 높다. 사실적인 그래픽을 추구하기보다는 게임성에 맞춰 다소 데포르메가 이뤄진 아트 스타일을 채택한 작품이지만, 오히려 일부 표현이 과장되어 있기에 느껴지는 강점이 있었다. 특히 일부 액션이나 감정 표현 등은 '스텔라 블레이드'가 택한 아트 스타일이 아니었다면 제대로 표현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최적화와 그래픽 완성도에 대해 개발진 역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맵 부터 비가 내리거나 물이 고여있는 등 그래픽 리소스를 다수 점유하는 오브젝트가 다수 등장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레임레이트 저하 등 최적화 문제를 거의 겪을 수 없었다.

유혈 묘사는 직설적인 편이다. 신체 관통이나 절단 등 부상 연출이 상당히 적나라하고, 절단면을 유저에게 보여주는 등 의도적으로 강조하는 장면도 등장한다. 높은 그래픽 완성도와 미형 캐릭터에 강도 높은 유혈 묘사가 결합되다 보니 해당 연출을 선호하지 않는 유저라면 호불호가 갈릴만한 부분이다.

그렇다고 해서 완전무결한 그래픽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 크기와 보이는 크기가 다른 오브젝트가 있는지 건물 붕괴 장면 등 대형 오브젝트 다수가 움직일 경우 다소 어색하게 움직이는 오브젝트가 눈에 띄곤 했다. 자세히 관찰할 경우 해상도가 비교적 떨어지는 오브젝트도 있었다.

다만 대부분은 자세히 관찰해야 확인할 수 있는 경우이며, 실제 플레이 중에는 체감하기 어려웠다. 그래픽 작업 중 일어난 실수라기 보다는 최적화를 위해 일부 사소한 부분을 의도적으로 희생했다고 보는 게 맞을듯했다. 추후 PS4 Pro 같은 PS5 상향 기종이 출시되고 '스텔라 블레이드'가 상향 기종 대응 업데이트를 진행한다면 해소될 가능성이 있다.

주인공 이브는 긴 포니테일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는데, 액션 과정에서 머리카락이 일부 오브젝트를 관통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유저에 따라서는 다소 거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다행히 인게임 메뉴에서 포니테일 길이를 조절하는 옵션을 제공한다.

'스텔라 블레이드'가 선보이는 세계관이나 스토리는 결코 밝지 않다. 지구는 이미 멸망했고, 생존자들은 근근이 삶을 이어나가고 있다. 주인공은 아무리 좋게 봐줘도 사실상 실패한 임무를 이어나가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을 뿐이며, 그 앞에 펼쳐진 미래가 그리 밝아 보이지도 않다. 사실상 지옥이나 다를 바 없는, 좋게 쳐줘야 빼앗긴 낙원으로 불릴만한 장소가 바로 '스텔라 블레이드' 속 지구다.

그러나 '스텔라 블레이드'의 미래는 밝고, 또 멋져 보인다. 실제로 데모 버전을 플레이하며 느낀 감정은 '멋지다'였다. 유려한 그래픽과 흔히 찾아볼 수 없는 직설적인 묘사, 화려하면서도 깔끔한 전투, 매력적인 세계관 등은 액션 게임 마니아들을 흥분하게 만들기 충분하다고 느껴졌다.

스토리텔링 능력은 이미 '승리의 여신: 니케'를 통해 입증한 시프트업이지만, 3D 액션은 처음 시도하는 만큼 '스텔라 블레이드' 액션성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는 유저도 있다. 그러나 직접 데모 버전을 플레이하면 그러한 의구심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