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툰-카툰으로 보는 재미있는 게임이야기

PWD

	게임 리뷰/프리뷰

	만화로 보는 게임리뷰

	죽이는 캐릭터 인터뷰

	추억의 게임::이겜 아시나요

	게임기행

리뷰/프리뷰

HOME > 리뷰/프리뷰> 게임기행

제 목 : 스트리트파이터와 철권의 만남, ‘스트리트파이터 X 철권’

작성자 :	등록일 : 2012-03-23 오후 3:13:55

게임 기업들은 자사를 대표하는 캐릭터를 한 두 개쯤 가지고 있는 것이 보편화된 시대에 살고 있다. 온라인 게임 기업은 캐릭터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지만 콘솔 시장에서는 캐릭터는 곧 돈과 연결되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렇기 때문에 타사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희화화하거나 또는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과거에는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지만 최근에는 기업과 기업이 손을 잡고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손을 잡는 것이 흔해졌다.

캡콤과 반다이남코게임즈가 만들어낸 크로스 프로젝트의 일환인 ‘스트리트파이터 X 철권(이하 스파X철권)’도 이런 맥락에서 만들어진 독특한 대전 격투 게임이다. 양사를 대표하는 캐릭터들이 총출동하는 ‘스파 X 철권’은 대전 격투 게임이 기대하는 꿈의 타이틀로 오랜 시간 뜸을 들이다 최근 그 모습을 드러냈다. 캡콤이 주도적으로 개발한 ‘스파 X 철권’은 과연 어떤 모습인지 지금부터 살펴본다.

‘스트리트파이터’ 시리즈는 2D 시절을 대표하는 대전 격투 게임으로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4번 째 시리즈가 출시되면서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스트리트파이터 4’가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과거의 유물 정도로 취급 받았던 이 시리즈는 현대에 맞게 다양한 부분에서 변화를 거치면서 인기 시리즈의 명성을 되찾았는데, ‘스파 X 철권’에도 그런 모습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슈퍼 스트리트파이터 4’라는 확장 시리즈가 나오면서 거의 완성된 시스템은 ‘스파 X 철권’에도 그 흔적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기본적인 연출이나 콤보 시스템은 거의 동일한 편인데 조금 더 편리해진 정도다.

반면, ‘철권’ 시리즈로 대표되는 라인은 게임 진행 자체가 2D 형식으로 변경되다 보니 큰 수술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 ‘스트리트파이터’ 시리즈 자체는 캐릭터가 표현하는 필살기가 적은 편에 속하는데, ‘철권’ 시리즈의 경우 각 캐릭터의 기술 들이 수십 가지에 이르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표현할지가 관심 거리였다.

예상대로 ‘철권’ 진영의 경우 ‘스트리트파이터’ 시리즈와 비슷하게 기술수가 상당히 줄어들었으며 ‘시스템에 맞게 간략화를 거쳤다. ‘스파 X 철권’은 기본적으로 ‘스트리트파이터’ 시리즈를 즐겼던 유저들은 쉽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지만 ‘철권’ 진영의 경우 스타일은 비슷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게임 진행이 쉬워진다.

결국 ‘철권’ 유저들의 경우 기본기를 사용하기에 큰 무리가 없을지는 기술 판정 및 시스템의 차이로 인해 분명 이전과는 다른 감각으로 게임을 해야한다. 다소 불리할지는 몰라도 이번 시리즈에서는 특별한 패치가 없기 전에는 ‘스트리트파이터’ 유저들이 초반에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대부분의 콜라보레이션 게임들이 완벽하게 밸런스를 잡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분명 기업과 기업간의 협업이 진행된다고 해도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일부러 죽일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흥미로운 콜라보레이션이라는데 의의를 가져야 할 것이다. 다행히도 반다이남코게임즈도 곧 ‘철권 X 스트리트파이터’를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에 두 게임을 추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기본적인 틀은 ‘스트리트파이터 4’의 시스템을 차용하고 있지만 세세한 부분에서 ‘스파 X 철권’는 꽤나 다른 모습을 취하고 있다. 먼저 EX 필살기와 슈퍼 아츠의 경우 별도의 기력 게이지를 소비하지 않고 발동이 가능하게 됐다. 슈퍼 차지라 이름 붙은 이 시스템은 기력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슈퍼 아츠가 발동하는 필살기를 발동한 이후 버튼을 지속하게 되면 1단계에는 EX, 2단계에는 슈퍼 아츠가 발동하는 형식이다.

문제는 슈퍼 차지의 경우 콤보에서 연결하기가 매우 까다롭다는 점이다. 우선 차지를 해야 하기 때문에 발동 시간이 오래 걸릴뿐더러 이 과정이 그대로 상대방이 알 수 있도록 이펙트가 주어지기 때문에 숨겨서 사용할 수도 없다. 물론 캐릭터마다 발동 시간의 차이점은 있지만 빠른 공방이 이뤄지는 동안 사용이 거의 불가능하다. 차라리 게이지를 소비해서 EX 필살기와 슈퍼 아츠를 발동시키는 편이 더 낫다.

체인 콤보의 경우 일반적인 캠콤의 대전 격투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 약 -> 중 -> 강 공격으로 이어지고 마지막은 크로스 러시로 이어질 수도 있다. 크로스 러시가 성공하면 띄우기 상태가 되는데 이때 2번째 캐릭터로 교체되어 다시 콤보를 이어갈 수 있다.

크로스 어설트는 '마블 VS 캠콤’에서 주요 사용되던 시스템으로 발동과 함께 두 명의 캐릭터가 동시에 화면에 등장해 조작이 가능해진다. 1인 플레이 시에는 두 명의 캐릭터를 혼자 조작해야 하지만 1P, 2P가 협력 플레이를 진행할 경우에는 각자 다르게 조작하게 된다.

크로스 아츠는 배리어블 시리즈나 사립 저스티스 학원에서 볼 수 있는 2인 협력 필살기다. 총 3개의 게이지를 소모하지만 그만큼 강력한 능력을 발휘하는데 히트 후에는 강제로 파트너와 교체된다. 문제는 정확한 타이밍에 기술을 넣어줘야 하는데 실패하게 되면 게이지 3개가 그대로 사라져 버리므로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양날의 검이기는 하지만 데미지는 상당한데 최대 3분의 2까지도 노려볼 수 있다.

체력 게이지가 3분의 1 이하로 줄어들게 되면 이펙트와 함께 판도라 시스템을 발동할 조건이 충족된다. 판도라 시스템은 캐릭터 하나를 완전히 희생하고 발동 캐릭터를 강화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판도라 시스템이 발동한 캐릭터는 게이지가 MAX 상태가 되기 때문에 언제든 EX 필살기와 슈퍼 아츠 사용이 가능해지지만 제한 시간이 있어 시간 안에 상대방을 쓰러트리지 못하면 패배하게 된다.

한편, 새롭게 도입된 시스템 중 젬 시스템은 캐릭터에 장착하는 버프형 아이템이라고 볼 수 있는데 공격력이나 방어력, 또는 잡기를 강제로 풀어주는 등 여러 가지 효과를 가지고 있다. 다만, 젬은 유저들이 직접 발동시키는 것이 아니라 게임 내에서 어떤 행동을 해야 발동하기 때문에 노리고 사용하기가 조금 애매한 단점이 있다.

이외에도 퀵콤보 시스템도 포함되어 있는데 체인 콤보를 단축키처럼 꺼내 사용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쉽게 발동하는 만큼 패널티가 있는데, 게이지 1칸을 소모하게 된다. 만약 체인 콤보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라면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굳이 게이지를 소모하면서까지 사용할 필요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스트리트파이터’와 ‘철권’의 만남이라는 점만 해도 이 게임에 대한 유저들의 관심이 얼마나 클지는 능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이런 유저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기 위해 캡콤은 새로운 시도보다는 기존의 존재하던 시스템을 좀 더 갈고 닦아 ‘스파 X 철권’에 도입했다. 물론 새로운 시스템도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지만 기존의 시스템을 그대로 옮겨왔다는 느낌이다.

‘스파 X 철권’의 의의는 어디까지나 ‘철권’의 캐릭터들을 게임 속에 녹여냈다는 점이다. 물론 어느 정도는 버려야 했던 부분도 있기 때문에 너무 큰 기대는 금물이다. 더 큰 문제는 어느 정도 완성도를 보여주는 ‘스파 X 철권’이지만 아쉽게도 버그 문제로 부터는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미 보고되고 있는 버그만 해도 심각한 수준의 것들이 많아 향후 패치를 통해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또 과도한 DLC 적용에 대해서도 유저들의 불만이 높은 편인데,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유저들이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볼 수도 있으나 캡콤이 지나치게 DLC에 연연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겜툰 민재홍 기자
trapmaster@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