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차이즈 게임이 콘솔 게임사에게 가지고 있는 의미는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제대로 된 프렌차이즈 게임을 확보할 수 있다면 향후 몇 년 동안 해당 시리즈로 큰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B급 영화를 연상시키며 유저들에게 공포감을 선사했던 캡콤의 ‘바이오하자드’도 프렌차이즈 게임의 대표주자라고 할 만큼 전 세계 유저들에게 인기 있는 타이틀이라는 점은 누구나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호러 어드벤처 게임의 새장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바이오하자드’는 시대가 흐르면서 처음의 모습은 대부분 사라지고 호러 보다는 액션, 그리고 슈팅을 보다 강조하는 게임으로 거듭났다. 그 결과 탄생하게 된 게임이 바로 오늘 소개할 ‘바이오하자드: 오퍼레이션 라쿤 시티(이하 BH: ORC)’다. ‘BH: ORC’는 기존 시리즈와는 다른 TPS 게임으로 만들어진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의 최신작으로 출시 전부터 새로운 게임 스타일로 큰 관심을 모아왔다.
프렌차이즈 게임은 기본적인 골격은 그대로 유지하되 매 시리즈마다 약간, 또는 큰 변화를 줘 유저들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이는 비단 스토리라인 뿐 아니라 게임의 구성, 스타일 모든 것에 해당되는 부분이다.
‘BH: ORC’는 시리즈 4편에서 보여줬던 숄더뷰를 그대로 채용하고 있지만 엄연히 3인칭 슈팅 게임의 스타일을 답습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본작에서는 사용이 어려웠던 무빙샷의 지원과 함께 다채로운 액션 등을 직접 행함으로써 본가 시리즈와는 다른 게임 스타일을 채용한 것이다.
하지만 이 게임의 최대 문제점은 검증된 게임 스타일은 여기 저기서 차용하는 바람에 이 게임이 가지고 있는 특장점이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례로 기본적인 게임 진행 방식은 ‘기어즈 오브 워’ 시리즈와 별반 다른 점이 없다. 또 게임 내에서 조연 역할을 맞고 있는 좀비들 역시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느낌인데 바로 ‘레프트4데드’의 모습과 유사하다.
검증된 게임 스타일을 적용하는 것을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너무 이에 의존한 나머지 정작 독창성이라는 부분에서는 큰 점수를 주기가 어려워졌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특히 스토리라인에서도 유저들의 관심을 끌만한 요소가 별로 없다는 점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BH: ORC’는 신작이기는 하지만 외전에 더 가깝기 때문에 본가 스토리에서 가장 유저들에게 인상 깊게 자리 잡았던 ‘바이오하자드 2’의 스토리라인을 그대로 답습하게 있다. 다행히도 본가 시리즈에서 유저들을 괴롭혔던 캐릭터들과 익숙한 장소들이 등장하는 것은 기뻤지만 뭔가 몰입할 수 있는 스토리라인은 없었다.
‘바이오하자드’가 혁신적인 시스템 개편을 단행했던 시리즈는 4편이다. 4편에서 최초로 숄더뷰를 장착한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는 기본 어드벤처 게임 스타일에서 벗어나 TPS 스타일로의 변화를 시도했으며 이 같은 실험은 5편에서도 계속됐다.
‘BH: ORC’가 TPS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것은 어쩌면 이런 시리즈의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으며 나아가 본가 시리즈를 이 정도로 만들고 싶다는 속내를 내비친 것일 수도 있다.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는 최근의 유행과 달리 지나치게 액션성이 제한되어 있는 부분이 있는데 이런 부분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BH: ORC’ 같은 스타일이 제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완성된 게임 자체가 지나치게 타 게임들과 비슷하다는 점은 분명 반성해야 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물론 일부의 경우에는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의 스타일이 눈에 띠기는 하지만 게임의 기본 골격 자체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은 본가 시리즈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유저들 역시 높은 점수를 주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인 TPS 게임이라고 했다면 무난한 수준의 게임 타이틀이 됐을지도 모르지만 유저들이 ‘바이오하자드’에 거는 기대치가 상당히 높았다는 점을 감안해 보면 많이 부족한 타이틀임은 틀림 없다.
혹평에도 불구하고 ‘BH: ORC’의 후속작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캡콤측의 발표에 따르면 ‘BH: ORC’의 후속작은 이미 개발이 결정된 상황이며 새로운 프렌차이즈로써 성장시키겠다고 언급하고 있다.
첫 번째라는 점에서 ‘BH: ORC’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 다만, 문제는 후속 타이틀에서 얼마나 변화를 꾀할 수 있는가가 가장 큰 숙제라고 할 수 있다. 원작이 지나치게 유명할 경우 사이드 스토리가 비교당하는 일은 수순이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의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결국 원작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면서 새로운 실험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첫 타이틀인 실망스러운 부분이 지나치게 강조된 느낌이다. 후속 타이틀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최대한 고려해 게임 개발에 임해야 할 것으로 보이며 적어도 기존의 게임들과 다른 차별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은 이 프렌차이즈 게임은 영원히 범작 수준에서 벗어나기란 어려울 것이다. 후속 타이틀에서는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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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하자드: 오퍼레이션 라쿤 시티, 뭐가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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