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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 그것이 ‘프로게이머’

작성자 :	등록일 : 2014-03-23 오후 5:06:47

프로게이머의 삶을 조명한 영화 ‘프리 투 플레이’가 개봉했다. 이 영화는 세계적인 ‘도타 2’ 프로게이머 3인의 땀과 열정이라는 긍정적인 면, 그리고 실패와 좌절이라는 부정적인 면까지 두루 담아낸 자전적 이야기다.

지난 2011년 독일 쾰른에서 열린 ‘도타 2’ 세계대회에 참가해 상금 백만 달러(한화 약 10억 원)를 쟁취한 우크라이나 나비(Na'Vi)팀의 다니엘 이슈틴(게임명: 덴디), 그런데 그가 여기까지 오는 과정이 순탄했을까? 를 영화는 짚고 넘어간다. 같은 대회에서 명승부를 펼친 싱가포르의 베니딕트 림(히히)과 북미의 클린튼 루미스(피어) 선수의 이야기도 포함해서다. 무엇보다 그 과정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 점이 인상 깊다.

특히 게임을 업으로 살아가는 삶에 대해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해외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음을 영화는 보여준다. 점점 게임에 깊게 빠져드는 모습을 측은해하는 가족들, 더욱이 게임과 공부를 병행할 수 없어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현실적인 모습까지. 어떻게 보면 세 선수는 우등생인데 게임 때문에 인생이 흔들린 것이다.

하지만 선수는 개의치 않았다. 후회하지 않는다고 간결하게 말했다. 누군가는 ‘도타 2’를 통해 경쟁심을 표출하고 끝내 성취감을 맛보고 있고, 또 다른 누구는 선수라는 꿈을 ‘도타 2’로 이루게 됐다. 중국의 경우 프로게이머는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연예인과 비등한 인기의 멋진 직업이기도 하다.

이처럼 영화는 선수 개인과 가족의 시각 차이가 분명히 있음을 조명해주며, 역시 삶엔 정해진 길로가 없어 우여곡절임을 솔직담백하게 그려냈다.

또한, 연금 제도로 노후 걱정을 덜 수 있는 스포츠선수들과 달리, e스포츠선수들은 대회 상금 외엔 수입이 없어 매번 목숨을 걸듯이 임해야 하는 현실도 꼬집었다. 여기에 학생 신분에서는 게임 대회 참가가 결석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프로게이머란 많은 것을 포기하고 임하는 생활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래도 프로게이머들은 오늘도 키보드와 마우스를 두드린다. 자신들의 땀과 열정 그리고 좌절을 딛고 일어서는 모습이 귀감이 될 것이고, 훗날 e스포츠 역사상 가장 기념비적인 순간이었음을 기억할 것이라고. 지금 우리처럼 게임을 하는 이들이 부모가 되었을 때 모든 것이 바뀔 것이라는 믿음도 포함해서다.

상영이 끝나고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싱가포르의 베니딕트 림 선수의 말이다.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 그것이 프로게이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