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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게임이 무조건 좋은 건 아니지만 '좋은게임'은 있다

작성자 :	등록일 : 2014-07-07 오후 2:11:04

▲ 비룡소와 넥슨 지주회사 NXC가 함께 기획한 '열두 살 백용기의 게임 회사 정복기'
어린이 교양 동화 ‘열두 살 백용기의 게임 회사 정복기’를 읽게 된 것은 막연한 호기심이었다. 넥슨이 도움말 및 감수를 맡은 이 책에서 과연 어린이들에게 ‘게임회사란 어떤 곳’으로 알려주려 했는지 궁금했다. 무조건 멋진 곳이라 설명할까 아니면 녹록지 않는 현실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줄지, 개인적으로는 전자일 가능성이 꽤 높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책은 중립을 지켰다. 글쓴이는 일은 현실적으로 하되, 꿈은 최대한 크게 품었고 독자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는 좋은 게임에 대한 믿음을 이야기한다. 무엇보다 마음에 든 것은 게임이 무조건 좋다고 설명하지 않지만, 좋은 게임도 있다는 것을 알아달라고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세간에서 최고로 꼽는 의사나 판검사만큼이나 게임 개발자도 멋진 직업이라고.

▲ '열두 살 백용기의 게임 회사 정복기' 소개 영상

▲ '열두 살 백용기의 게임 회사 정복기' 속 NXC 김정주 회장의 추천글 일부 발췌
일단 이 책은 표지만 봐서는 만화라 생각할 수 있지만, 엄연히 글이 대부분이 소설이다. 물론 어린이 도서라 폰트가 일반 소설에 비해 크고 텍스트양도 많지 않다. 사용되는 단어 역시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돼 성인이 읽기에도 큰 부담이 없다.

■ ‘좋은 게임’에 대한 믿음에 관해 이야기는 책 ■

‘열두 살 백용기의 게임회사 정복기’는 미래 게임 개발자를 꿈꾸는 12살 소년 백용기가 자신이 기획한 게임 ‘천국 만들기’를 완성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주된 내용은 이렇다. 미래 게임 개발자를 꿈꾸는 주인공 백용기, 그렇지만 자신의 꿈을 이해하지 못하는 엄마와 갈등 중이다. 그리고 게임만 해서 앞으로가 뭐가 되겠느냐는 주변의 시선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 와중에 옥탑방에 거주 중인 수상한 남자와 만난다. 사실 그는 책 속 최고의 온라인게임 ‘영웅’을 개발한 넥슨의 천재 개발자 이기용이었다. 잘 나가는 게임인 만큼 구설수도 많아 마음의 상처를 입고 세상과 담을 쌓고 칩거 중인 그였다. 우연한 만남 이후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에서 용기는 덜컥 엄마에게 이기용과 함께 좋은 게임을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만다.

그렇게 일단 시작하고 본 게임 개발은 만만치 않다. 함께 일할 팀원을 구하고 또 개발하는 과정에서 자신 또는 타인과의 끊임없는 마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거쳐 완성된 작품을 일반에 선보이게 되면서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책은 백용기가 최고의 게임을 만들어 부자가 되었다거나 모두에게 존경받는 개발자가 되었다고 한 글자도 서술하지 않는다. 포기하지 않고 게임을 만들었다는 '꿈'을 이뤘다는 것이 값진 성과라는 점을 집중 조명한다. 그리고 게임 개발자라는 직업이 얼마나 치열하게 노력하는지 단편적으로도 보여준다.

마지막에는 누구에게나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추억 많은 게임이 있고, 그 대상과 다시 만날 수 없다고 해도 추억은 영원하다고 넌지시 알린다. 게임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꼭 나쁜 것만도 아니라는 여운을 남긴다.

기억에 남는 구절도 있다.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현실적인 이야기도 담았는데, 읽는 동안 새삼 최근 어린이 교양 만화에 이 정도의 표현을 어린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싶었다. 반대로 그만큼 요즘 어린 친구들도 알 건 다 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지 않았나 싶다.

“세상에는 수많은 중독이 있다. 그런데 왜 어른들은 자신들이 하루 종일 텔레비전 보고, 술 마시고, 담배 피우고, 고스톱 치는 것은 중독이라고 하지 않으면서, 애들이 게임만 하면 중독이라고 혀를 차는 걸까?” - 자신을 게임 중독이라 말하는 마트 아저씨에게 용기가

“백용기, 게임 만드는 사람은 항상 공부해야 돼. 특히 수학과 과학을 모르고는 절대 게임을 만들 수 없어. 국어도 마찬가지야. 세상에 편한 일, 원하는 일만해서 이루어지는 꿈은 절대 없어. 그리고 너도 바보가 만든 게임은 하고 싶지 않잖아” - 게임 만드는 거랑 성적이 무슨 상관이냐는 용기의 말에 이기용의 일침

“게임은 흙 파서 만드는 줄 알아? 게임 회사도 엄연한 회사야. 천국을 만드는 데도 당연히 이윤을 생각해야 한다고.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도 수익이 나지 않으면 게임을 유지할 수가 없어” - 이기용과 백용기의 다툼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