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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브시스터즈 데드사이드클럽, 당돌하지만 밉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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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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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2-04-27 오전 10:16: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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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브시스터즈는 4월 23일 신작 '데드사이드클럽' 클로즈드 베타 테스트를 시작했다. 보기 힘든 횡스크롤 배틀로얄 게임이다.
유저들은 좀비가 창궐한 빌딩 안에서 좀비를 사냥해 자금과 장비를 모으고, 제한 구역을 피해 달아나며, 다른 참가자들을 모두 사살해 마지막 생존자가 되어야 한다.
게임 플레이는 단순하고 직관적이다. 그러나 조잡하지는 않다.
대표적인 게 파밍 시스템이다. 중립 몬스터 사냥 개념이 있는 배틀로얄 게임은 보통 관련 튜토리얼을 제공하지만, '데드사이드클럽'은 그런 게 필요 없다. 게임 좀 해봤다는 유저에게 총을 들려주고 좀비를 보여주면 그 유저가 취할 행동은 정해져 있기 마련이다.
방에 독가스가 차면 달아나고 적이 보이면 쏜다. 장비가 보이면 집고 체력이 부족하면 치료한다. '데드사이드클럽'에서 채택한 게임 문법은 꽤 기초적인 편이고, 이를 잘 엮어내 설명이 필요 없는 게임을 만들었다.
이는 유저 유입이 쉽다는 걸 의미한다. 게임을 전혀 모르던 친구를 끌어들여도 튜토리얼에서 기본 조작법만 익히면 곧바로 실전에 뛰어들 수 있다. 파티 게임으로도 적합하다는 느낌이다.
파밍을 위해 사냥하는 좀비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다른 좀비보다 방어력이 높거나 특수한 능력을 갖춘 개체가 있어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그 특징을 알아둬야 한다. 막강한 전투력을 지녔지만 사살하면 좋은 장비를 주는 보스 좀비도 있다.
그러나 좀비 대부분은 패턴이 그리 복잡하지 않고, 보스 좀비마저도 두어번 상대해보면 혼자서 쉽게 사냥할 수 있다.
단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데드 사이드 클럽' 핵심은 PvP 이기 때문이다. 좀비는 사냥 대상이자 미묘한 변수 정도로 남는 게 최선이고, 그런 점에서 다소 싱거운 좀비 사냥은 오히려 게임에 장점으로 작용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맵 외곽에서부터 서서히 금지구역이 설정된다. 금지구역은 딱 봐도 위험해 보이는 붉은 독가스로 표현되며, 방탄복을 무시하고 체력을 갉아먹는다.
금지구역이 무작위로 좁혀지는 여타 배틀로얄과 달리 금지구역이 어디에 형성될지 정해져 있는 만큼 유저 대다수가 외곽에 떨어져 중앙으로 나아가는 전략을 택한다.
사각형 방이 격자형으로 배열된 평범한 빌딩이지만, 원하는 곳으로 직진할 수는 없다. 방과 방 사이를 잇는 통로가 미로처럼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맵 구조에 따라 바로 아래층을 가기 위해 방 열 개 이상을 거쳐야 할 때도 있다.
그렇기에 지도를 확인하고 가고 싶은 곳 까지 빠르게 동선을 파악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특히 금지구역을 피해 도망치려는데 길을 잃으면 그대로 게임 오버될 수 있는 만큼 동선 파악 능력을 잘 길러둬야 한다.
게임 특징 중 하나는 '그래플링 훅'이라고 불리는 갈고리다. 건물 내부 설계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대신 게임적 허용을 잔뜩 넣어두고 대신 갈고리를 통한 상하 이동을 구현했다. 유사시 적 유저에게 발사해 강한 피해와 경직을 가할 수도 있다.
갈고리를 보고 걱정할 수 있지만, '웜즈'에서 볼법한 아크로바틱한 액션이 자주 일어나지는 않는다. 재사용 대기시간이 있는 탓이다. 연속적으로 갈고리를 발사해 맵을 날아다니는 플레이는 불가능하다.
그런 만큼 갈고리 활용에 무게감이 실린다. 도주에 사용하다 실수하면 도주 기회를 잃는 셈이고, 공격에 사용하려다 실패하면 적에게 틈을 주게 된다. 게임 특색은 살리되 갈고리 하나로 밸런스가 붕괴할 일도 없고, 그러면서도 승패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로 잘 설계됐다는 느낌이다.
다만 트랩 도어(바닥에 뚫린 문)를 이동할 때는 주의해야 했다. 갈고리를 잘못 부착해 위로 올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기 때문이다. 도주 상황이나 금지구역에서 벗어나는 상황에서는 치명적일 수 있다.
1:1 전투는 수 싸움에 가깝다. 적이 총을 쏠지, 갈고리를 쏠지, 방패를 들지, 방패를 들었다면 여기서 돌진을 택할지, 총을 쏠지, 갈고리를 쏠지 전부 생각해야 한다.
정면에서 적을 마주치면 몇초 이내에 승부가 갈리는 다른 배틀로얄 장르 게임과 달리 '데드 사이드 클럽'은 이런 수 싸움으로 인해 대치 상태가 길면 분 단위로 전개된다.
적 무장을 파악하고, 재장전 시점을 추측하며, 다음 행동을 추리하고, 동시에 난입을 경계하는 숨 막히는 대치 상태가 자주 발생한다. 이에 따른 긴장감과 대치에서 승리했을 때의 쾌감은 중독성 있으면서도 꽤 신선한 감각을 선사한다.
개선해야 할 부분이 없지는 않다. 자신이 착용한 장비와 바닥에 떨어진 장비를 즉각적으로 비교하기 어렵고, 여러 아이템이 겹쳐서 떨어져 있으면 원하는 아이템만 줍기 어려운 편이다.
자금의 사용처도 다소 애매하다. 게임 템포가 빠른 탓에 적당한 자금을 모으기 전에 자판기가 있는 곳이 진입 금지 구역이 되는 경우가 잦다. 추후 어떤 식으로 개선될지는 알 수 없으나, 사용처가 늘어나는 등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
정신없이 파밍하고 장비를 찾느라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지만, 맵 배경이 상당히 을씨년스러운 편이다. FPS나 TPS 장르였다면 무서운 분위기 때문에 정상적인 플레이가 어렵다고 호소할 유저가 나타날 정도로 어둡고 소름 끼친다.
특히 시체인지 살았는지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줄에 매달려 있는 방은 문득 배경을 신경 쓰고 나면 순간적으로 소름끼치는 감각을 선사하기도 한다.
횡스크롤 특유의 배경 처리와 펑크 감성, 여러 그래픽 효과에 가려져서 눈치채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이런 소름 끼치는 요소 역시 '데드사이드클럽'이 가진 특징이자 강점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추후 싱글 플레이 캠페인이나 협동 콘텐츠가 나온다면 이런 요소를 좀 더 잘 살릴 여지가 있을 전망이다.
스토리 연출은 배경만큼이나 강렬하다. 거친 선으로 묘사된 만화 컷인은 그 자체로 게임 정체성을 설명한다. 미국 코믹스 감성을 선호하는 유저들에게는 조금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CBT 시점에서 이런 연출을 볼 기회가 적은 점은 아쉽다. 이런 연출 역시 게임이 지닌 강점인 만큼, 다음 테스트나 정식 출시 때는 게임 배경과 스토리를 좀 더 잘 알 기회를 제공하고 이런 인상적인 스토리 연출을 보다 자주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은 향후 '데드 사이드 클럽' BM에서 주 수익원을 맡을 전망이다. CBT 시점에서 판매되는 랜덤 박스 아이템이 모두 꾸미기 아이템에 치중되어 있고, 예시 이미지만 제공되는 시즌 패스 역시 꾸미기 아이템이 주를 이루고 있다.
커스터마이징 복장은 주로 글램 록이나 펑크를 연상시키는 스트릿 패션이 많다. 점잖고 평범한 복장도 있고 빈티지 패션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화끈하게 총알을 쏟아붓는 반미치광이 펑크족을 지향한다는 느낌이다.
그러나 기껏 완성도 높은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을 갖춰놓고 캐릭터를 자세히 볼 기회가 적은 건 아쉬운 부분이다. 캐릭터를 확대해서 볼 수단도 없고, 게임 플레이 중에도 캐릭터를 자세히 볼 기회는 없다. 상대에게 캐릭터를 과시할 수도 없다.
사망 시 자신을 사살한 캐릭터를 결과창에 출력하거나 대기화면에서 캐릭터를 확대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등, 잘 꾸며진 캐릭터를 상세히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할 필요성이 느껴졌다.
유저가 직접 게임을 커스텀 할 수 있는 비홀더 모드도 있지만, 테스트 중에 체험하기는 쉽지 않았다. 유저 대부분이 무작위 매치를 돌려 게임을 즐겼기 때문이다. 개설된 방도 거의 없었고, 개설되더라도 유저들이 모이지 않았다.
하지만 정식 서비스 후가 기대되는 모드임은 확실하다. 유저가 직접 맵을 창작할 수 있고, 독자 규칙과 상금을 설정할 수도 있는 건 배틀로얄 장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니다.
비홀더 모드는 '데드사이드클럽'이 지닌 파티 게임으로써의 요소를 대표한다. 빠른 게임 전개와 그때그때 필요한 규칙을 정할 수 있다는 시스템은 친구들끼리 모여 즐기기에도, 대회를 열거나 e스포츠로 발전시키기에도 유리하다.
과연 정식 출시 후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잘 다듬는다면 분명 '데드사이드클럽'만이 가진 장점으로 꼽힐만한 가능성이 있는 모드임은 확실하다.
'데드 사이드 클럽'은 당돌하다. 대세를 따르는 대신 매니아들을 위한 장르를 택했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거나 돈을 잘 벌 수 있을 만한 게임은 아니다. 대세를 거부하는 인디 게임사가 아닌 이상 섣불리 시도하기 어려운 도전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당돌하면서도 밉지는 않다.
데브시스터즈는 이미 대중성을 확보한 게임사다. 쿠키런 IP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유저층에서 호감을 얻고 있고, IP 개발을 게을리하고 기존 IP 확장에 매진해도 이를 지적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나 데브시스터즈는 도전을 택했다. 그것도 조금씩 매니악한 장르로 나아가는 방식이 아닌, 곧바로 생소하고 매니악한 장르인 횡스크롤 로프 액션 배틀 로얄을 택했다.
'데드 사이드 클럽'이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현시점에서 아무도 알지 못한다. 잘 만든 작품이긴 하지만, 개선해야 할 부분은 분명히 있고 장르 자체가 수요가 적기도 하다.
하지만 성공 여부와 무관하게, 이번 도전 자체가 앞으로 데브시스터즈에게 큰 자원이 될 것이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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