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다이 남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BNEK)는 트라이에이스가 개발한 '스타 오션 6: THE DIVINE FORCE(이하 스타 오션 6)'을 10월 27일 국내 정식 출시했다. 전작 '스타 오션 5: Integrity and Faithlessness(이하 스타 오션 5)' 출시 후 약 6년 만에 출시한 신작이다.
시리즈 팬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던 외전작 '스타 오션: 아남네시스(이하 아남네시스)' 시스템 중 상당수를 도입하고 최신 콘솔 기반 그래픽을 적용해 출시 전부터 팬들에게 시리즈 부활의 초석으로 기대받던 작품이기도 하다.
'스타 오션 6'에서, 유저는 각각 SF와 판타지에 속한 두 주인공 중 한 명을 골라 아스터 IV 행성을 탐험하고 각 주인공이 지닌 목적을 해결하기 위해 모험을 펼쳐야 한다.
SF 주인공은 우주 수송함 이다스의 함장이자 성간 운송업자인 레이먼드 로렌스, 판타지 주인공은 오시디어스 왕국의 공주인 레티시아 오시디어스다. 어떤 주인공을 골라도 핵심 줄거리 자체는 동일하지만, 동료 구성이나 세세한 연출이 달라진다.
초회차 진행은 레이먼드가 나았다. 사건의 시작이 되는 이다스 추락 사건에 좀 더 직접적으로 연관된 캐릭터이기도 하고, 전투 성능 측면에서 레티시아보다 유리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레티시아로 플레이해도 전투 중 언제든지 레이먼드를 선택할 수 있긴 하지만, 추가 조작을 거칠 필요가 없는 레이먼드가 더 편한 건 사실이었다.
동일한 스토리를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닌 두 인물의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은 꽤 유쾌한 경험이었다. 같은 현상을 두고 두 인물이 이해하는 시각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예컨대 똑같은 마법이라도 과학에 익숙한 레이먼드는 더 크게 당황하는 반면 레티시아는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반대로 이디스 파편 등 SF적 문물에 에드먼드가 자연스럽게 반응하는 것과 달리 레티시아는 호기심을, 레티시아의 측근인 아베랄드는 경계심을 보이는 식이다.
주인공 간 차이는 특정 분기마다 진행되는 프라이베이트 액션에서 차이가 두드러진다. 모든 등장인물이 한데 모여 대화를 나누는 일반 스토리와 프라이베이트 액션에서는 달리 주인공으로 선택된 캐릭터가 혼자 돌아다니며 다른 동료들과 대화하고 유대를 쌓는데, 주인공에 따라
다만 스토리 전체 완성도가 아주 높은 편은 아니었으며, 서브 임무 역시 그 규모가 방대하기는 해도 깊이가 있지는 않았다. 액션 장면을 제공할 당위성을 제공하는 장치 정도에 그친다고 보면 좋다.
전투는 턴제 전투와 액션 RPG를 섞어두었다는 느낌이다. 필드에 돌아다니는 적을 공격하거나 너무 가까이 접근하면 전투가 시작되는데, 자동으로 회복되는 AP를 소비해 미리 설정해둔 공격 기술을 발동하는 식이다.
AP는 전투 행동을 취하지 않을 때 자동으로 회복되는 방식이었다. 필연적으로 잠시 전투에서 벗어나 AP를 회복한 뒤 다시 전투에 돌입하는 행위를 반복해야 했다. 차라리 액션이라도 재미없었으면 큰 문제가 안 될 부분이지만, 신나게 액션을 펼치다가 맥이 툭 끊기며 오히려 더 큰 짜증을 불러일으키곤 했다.
프롤로그 스토리 이후 DUMA를 손에 넣은 뒤부터는 매우 속도감 있는 전투가 가능해졌다. AP를 소모해 적을 공격하면 VA(Vanguard Assaults)포인트가 쌓이고, VA 포인트와 AP를 소모해 DUMA를 통한 특수 기술인 VA를 사용할 수 있다. '아남네시스'를 해본 유저라면 차지 어썰트를 개량한 시스템이라고 보면 좋다.
캐릭터마다 VA 기술이 다르지만 대부분 빠른 전투를 가능하게 해준다. 예컨대 레티시아의 VA는 검을 날개처럼 뻗은 채 고속으로 질주하는 기술인데, 조작을 잘못하면 순식간에 전투 영역 밖으로 벗어날 정도로 긴 거리를 순식간에 이동해 전장에서 위치를 잡기 편했다.
비전투중인 적을 기습하는 서프라이즈 어택이나 순간적으로 적 시야에서 사라지는 사이트아웃은 사실상 DUMA 도움이 없으면 불가능한 만큼, 전투 중 적절하게 활용해야 했다.
전투 중에는 원하는 캐릭터를 교체해가며 싸울 수 있었다. AI가 나쁜 편은 아니기 때문에 좋아하는 캐릭터가 있다면 그 캐릭터만 집중적으로 컨트롤하는 것도 가능했다.
동료마다 독특한 패시브 스킬을 하나씩 가지고 있어 파티 구성에 고려해야 하기도 했다. 예컨대 레이먼드는 일정 확률로 식사 버프 횟수를 차감하지 않게 해주고, 레티시아는 자기 성능을 깎는 대신 아군이 얻는 경험치를 늘려준다. 아베랄드는 전투 중 획득하는 재화 양을 늘려준다.
이 때문에 레티시아 입지가 다소 불안정했다. 추가 경험치는 매우 좋지만 반대로 능력치 감소율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무려 파티원 한 칸을 차지하는 경험치 토템을 세워두는 셈인데, 효율은 높아도 주력 파티원으로 활용하기 어려웠다. 전투 시작 후 자동으로 레티시아를 컨트롤하게 되는 레티시아 루트보다는 레이먼드 루트를 초회차에 걸맞은 루트로 꼽은 이유다.
전투 중 얻은 경험치로는 새 스킬을 익히거나 이미 익힌 스킬을 강화할 수 있었다. '스타 오션 세컨드 스토리'에서 처음 도입된 스킬 시스템을 '아남네시스'에 맞춰 개선한 유니버스 보드를 다시 한번 개선한 시스템이다.
스킬트리에 있는 기술은 배틀 스킬, 액티브 스킬, 패시브 스킬, 그리고 능력치 강화로 나뉜다. 배틀 스킬은 공격에 활용하는 기술이다. 올려치기나 고속 찌르기, 충격파 날리기 등이다. 액티브 스킬은 아군 회복이나 버프, 적 디버프 등 특수 효과를 지닌 사용 기술이 주를 이뤘으며, 패시브 스킬은 주기적으로 체력을 회복해주는 등 장착만 하면 자동으로 효과를 발동하는 방식이었다.
능력치 강화를 제외한 나머지 세 종류는 스킬 획득 후 장착해야 사용할 수 있으며, 장착할 수 있는 기술 수에 한계가 있는 만큼 기술을 쓰다 교체할 시기를 잘 정해야 했다. 또한, 나중에 교체할 게 확실시되는 기술은 성장시키지 않는 등 전략적 판단도 중요했다.
필드 액션도 생각보다 흥미로웠다. DUMA를 활용한 가속과 비행·활강을 통해 높낮이 차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이 속도감 있는 탐험을 즐길 수 있게 했으며, 덕분에 필드에 떨어져 있는 아이템을 찾는 일도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았다.
아이템이나 상자 등이 넓은 맵 곳곳에 일관성 없이 배치된 경우가 적지 않아 모든 맵을 샅샅이 뒤지는 유저라면 짜증을 느낄만한 부분이 있었지만, 그래도 필드를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 심각한 문제로 여겨지진 않았다.
나쁘지는 않지만 아쉬운 스토리와 개성은 있지만 입체적이지는 않은 캐릭터, 속도감 있지만 맥이 끊기는 전투. 탐험하는 재미는 있지만 탐험 경로가 잘 구성되지는 않은 필드. '스타 오션 6'이 유저들에게 제공하는 건 이런 요소들이다.
그렇기에 '스타 오션 6'은 모든 면에서 완성도는 갖추되 아쉬운 면이 하나씩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수작이라고 부를 자격은 충분히 갖추되 명작이라고 부르기는 어려운 작품이 됐다. 시리즈나 장르 팬에게는 찬사를 받을지 몰라도 그렇지 않은 유저까지 사로잡기엔 부족하다는 뜻이다.
명작이라는 게 흔히 나오지 않는 만큼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이 정도 평가도 충분히 좋은 성적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스타 오션 6'이 시리즈 명운을 건 작품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시리즈 부활이 아닌 부활을 위한 불씨 정도로 그쳤다는 점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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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오션 6, 명작이 돼야 했던 수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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