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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완성도 높은 입문 최적화 작품, 이스 X - 노딕스 -
작성자 : 등록일 : 2023-09-22 오후 9:25:03


게임피아는 클라우디드 레오파드 엔터테인먼트 코리아(CLEK)와 협력해 니혼 팔콤이 개발한 '이스 X -노딕스-(이하 이스 X)'를 9월 28일 국내 정식 발매할 예정이다. 플랫폼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PS) 4·5와 닌텐도 스위치로, 정식 한국어 자막을 제공한다. PS 버전 및 스위치 패키지 버전은 미성년자 이용 불가인 무삭제 버전으로, 스위치 DL 버전은 12세 이용가로 출시된다.

'이스 X'는 니혼 팔콤을 대표하는 지식재산권(IP)인 '이스' 시리즈 최신작이다. 2019년 9월 26일 출시된 '이스 IX - 몬스트룸 녹스 -(이하 이스 IX)'로부터 약 4년만에 출시되는 후속작이기도 하다. 스토리상으로는 '이스 II'와 '이스 IV' 사이 이야기를 다룬다. 시리즈 최초로 한-일 동시 발매라는 쾌거를 이룬 작품이기도 하다.





'이스 X'에서, 유저는 붉은 머리 전사 아돌이 되어 북쪽 바다 오벨리아만을 누비는 탐험을 떠나야 한다. 오벨리아만은 작은 섬이 곳곳에 흩어져 있는 곳으로, 중세 시기 노르드인(바이킹)을 모티브로 한 민족인 노만이 세를 불린 지역이다. 고대 왕국 이스에서 일어난 사건을 마무리짓고 셀세타로 향하던 아돌은, 탑승중이던 배가 노만에게 억류되며 오벨리아만을 임시 거점으로 삼게 된다.

초반부터 인상적인 스토리 전개가 연달아 일어나는 게 특징인 작품이다. '이스 X'가 '이스 IX' 이후가 아닌 '이스 II'와 '이스 IV' 사이 이야기를 다룬다는 게 밝혀지며 왜 셀세타로 향하던 중간에 멈춰서 모험을 펼쳐야 했는지 당위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는데, 그 이유를 스토리를 통해 잘 설명해준다.

스토리 연출은 시리즈 마니아와 입문자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설계돼있다. '이스 IX'와 비슷하게 과거 이야기가 본편 스토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대신 과거 이야기를 알면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각종 연출이나 이스터에그가 삽입되는 식이다. 예컨대 인기 캐릭터 중 하나인 도기가 아돌과 어떻게 처음 만났는지 기억하는 유저라면 이 기억을 통해 웃을 수 있는 순간이 최소한 한번은 등장한다.




전투는 기존 전투 방식에서 탈피한 '크로스 액션' 시스템으로 전환됐다. 기본 조작은 주인공인 아돌과 서브 주인공인 카자 중 한명을 선택해 조작하는 싱글 모드지만, 간단한 버튼 조작을 통해 두 캐릭터를 동시에 다루는 콤비 모드로 전환할 수 있다.

싱글 모드 중 선택하지 않은 주인공은 자율 전투에 돌입하며, 천천히 체력을 회복한다. 캐릭터 체력에 신경써가며 두 캐릭터를 전략적으로 교체하되, 빠르고 날카롭게 공격하는 아돌과 느리지만 강력하게 공격하는 카자 중 어떤 캐릭터가 현재 상황에 더 어울릴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




필드를 탐험할 때는 다양한 마나 액션을 활용할 수 있다. 갈고리 밧줄처럼 활용해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마나 스트링, 스노우 보드와 비슷한 도구를 활용해 지면이나 수면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그림블 보드 등이다. 이 중 마나 스트링은 적에게 빠르게 접근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어 전투에 큰 도움이 된다.

반대로 크로스 액션 시스템도 퍼즐 풀이에 영향을 미친다. 차지 공격시 아돌은 불 속성 마나를, 카자는 얼음 속성 마나를 사용한다. 각각 덩굴을 불태우거나 물을 얼려 발판을 만드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어 퍼즐 돌파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이스 X' 핵심 콘텐츠 중 하나는 산드라스 호다. 여러 우연이 겹치며 주인공이 손에 넣게 된 낡은 범선으로, '이스 X'는 이 산드라스 호를 조종해 오벨리아만을 항해하고 여러 섬을 오가며 다양한 해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산드라스 호는 단순한 이동 수단일 뿐만 아니라 해상 포격전, 적 배에 직접 올라 타 백병전으로 적 선원을 처치하고 전리품을 확보하는 접현 공격, 상선과 해상 거래, 낚시, 항해 중 선원들과 교류 등 다양한 경험을 즐기는 수단이기도 하다. 여러모로 대양 항해의 로망을 잘 살린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선실도 구현돼 있다. 전반적인 기능은 사실상 움직이는 거점에 가깝다. 무기를 강화할 수 있는 대장간이나 만찬을 즐기고 버프를 받을 수 있는 주방, 다양한 소모품을 합성할 수 있는 의무실 등이 마련돼 있다. 상점은 없으나 교역으로 해결할 수 있다. 먼 섬 까지 항해했다가 물자가 부족해 되돌아가야 하는 일을 겪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선박 조작에는 익숙해져야 할 필요가 있었다. 공격 방식에 따라 산드라스 호를 적 함선에 어떤 방향으로 접근시킬지가 중요했는데, 무거운 범선을 움직인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인지 선박 조작시 관성이 강하게 작용해 정확한 조작이 쉽지 않았다.




성장 요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아돌과 카자, 그리고 산드라스 호다. 아돌과 카자는 릴리스 라인 시스템을 통해, 산드라스 호는 선박 개조를 통해 성장할 수 있다.

릴리스 라인은 신비한 힘인 마나를 사용하는 능력을 깨우친다는 설정이다. 레벨업을 통해 마나 포인트를 획득하고, 릴리스 라인에 사용해 새로운 기술을 익히거나 강화 아이템인 마나 시드를 장착할 수 있는 슬롯을 해방한다.

'이전 작품에서 강했던 주인공이 왜 처음부터 다시 성장해야 하는가'를 설명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마나는 아돌이 오벨리아만에 도착하며 처음 깨우친 새로운 힘이고, 등장하는 적들은 마나를 사용해야만 쓰러트릴 수 있다는 설정이 있기 때문이다. 생소한 능력으로 생소한 적과 싸우는 만큼 마치 능력이 초기화 된 듯한 모습을 보여도 어쩔 수 없다.

산드라스 호는 공격력, 방어력, 속도 등 기초적인 능력치를 강화하거나 새로운 무장을 설치하는 식으로 성장한다. 강화할 요소가 많으면서도 매 강화마다 어느정도로 강해졌는지가 체감되는 수준이기 때문에 여기에서 오는 RPG적 즐거움도 적지 않았다. 조작하는 시간으로 따지면 아돌과 카자를 뛰어 넘은 시리즈의 진짜 주인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작품인 만큼, 신경 써서 육성해 줄 필요가 있다.



난도 설정은 난도에 비례해 적이 주인공에게 가하는 피해량이 오르는 식으로 구분하며, 총 여섯 단계로 세분화돼있다. 덕분에 고난도에서도 적 체력이 지나치게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지는 않는다. 종종 고난도를 선택했다는 이유로 그리 중요하지 않은 적 하나를 처치하기 위해 긴 시간 싸워야 하는 게임들이 있는데, '이스 X'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대신 극초반에 등장하는 적이라도 잘못 피격당하면 체력 절반 이상이 사라지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이는 고난도라고 해서 불합리한 플레이를 강요하는 게 아니라 도전 정신을 가지고 게임에 임할 수 있도록 한 설계로 보였다. 한 전투가 지나치게 길어지지 않고 적당한 시기에 끝나 집중력 저하를 막는 효과도 있었다. 난도 설정과 관련된 도전과제도 있는 만큼 고난도 액션 RPG를 선호하는 유저라면 인페르노 난도에도 충분히 도전해볼만 했다.



니혼 팔콤을 상징하는 완성도 높은 OST는 '이스 X'에서도 건재하다. 북유럽 전통 문화가 짙게 반영된 작품 특성에 어울리는 장르로 작곡된 다양한 OST가 분위기에 맞춰 적절하게 재생된다.





최적화가 상당히 뛰어난 편이다. '이스 IX' 당시에는 게임성과 별개로 너무 길고 잦은 로딩과 프레임레이트 저하로 인해 적지 않은 비판을 받은 바 있으나, '이스 X'는 부드럽고 쾌적한 플레이를 보장한다. 이를 위해 해수면 묘사 등 그래픽 완성도 측면에서 조금 타협을 본 부분이 있긴 하나 그래픽 부족을 체감하기 어렵도록 게임성을 끌어올려 해결했다.

CLE가 관여한 작품이지만, 리메이크나 리마스터 이식이 아닌 오리지널 신작인 만큼 하이 스피드 모드는 탑재되지 않았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이동 속도가 빨라 하이 스피드 모드 없이도 쾌적하고 빠른 플레이가 가능했다. 도전과제 수집을 위해 3~4회 반복 플레이를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으나, 일반적인 플레이 중에는 하이 스피드 모드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심의 등급에는 의문이 남는다. '이스 X'는 국내 심의 단계에서 과도한 폭력 표현과 직접적인 약물류 표현으로 인해 미성년자 이용불가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게임에서 해당 요소들은 의도적으로 반복해서 묘사되는게 아니라 상황 연출이나 캐릭터성 표현을 위해 활용되고, 폭력 묘사 역시 현실에서 따라하기 어려운 과장된 판타지적 연출이 주를 이룬다. 어쨌든 현실에서는 칼에 불 붙이고 하늘로 날아오를 수는 없는 법이다.

스토리 중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는 암시가 등장하는 등 심의 과정에서 고려된 다른 요소들도 있겠으나, 심의 결과에 언급된 내용만 따져보면 '이스 X'에 다른 게임과 비교해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됐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정리하자면 '이스 X - 노딕스 -'는 방대한 콘텐츠와 인상적인 서사를 갖춘 완성도 높은 RPG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다양한 해상 콘텐츠가 본격적으로 들어가 있어 플레이 내내 즐거움을 선사하는 작품으로 거듭났다. 기존 '이스' 시리즈 팬들이라면 큰 고민 없이 구매할만한 작품이다.

열 번째 정식 넘버링 작품 치고는 이레적으로 '이스'시리즈에 입문하기 좋은 작품이기도 하다. 사실, 그동안 '이스'시리즈는 일부 국내 유저들에게 시리즈 팬이 아니면 즐기기 어려운 작품으로 여겨졌다. 1998년 '이스 이터널'과 2000년 '이스 II 이터널'이 국내 정식 발매된 바 있어 명작 RPG 시리즈 중 하나로 인지도 자체는 높았으나, '이스 III' 이후 정식 발매가 불발되며 맥이 끊겼기 때문이다.

이후 15년 이상이 지난 2016년에는 '이스 VIII: 라크리모사 오브 다나'가 정식 발매되기는 했다. 그러나 이미 국내 정식 발매가 중단된지 긴 시간이 지나며 몇 계단을 건너 뛰어 발매된 신작인 만큼 만큼 기존 팬이 아닌 유저들을 끌어들이기는 어려웠다.

국내 콘솔 보급율이 증가한 뒤에는 '이스 IX'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으나, 이번에는 스토리가 발목을 잡았다. '이스 IX'가 역대 '이스' 시리즈 중 가장 미래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전작들을 해보지 않아도 스토리 이해에 문제가 없는 작품이지만, '내가 해보지 못한 전편이 8개나 있는 작품'이라는 점은 그 자체로 진입 장벽으로 작용했다.

이제는 다르다. '이스 I&II 크로니클스' 스마트폰 버전이 정식 번역되며 접근성이 올라갔고, 시리즈 초기 작품을 현세대 기종으로 리마스터 이식한 작품들에도 정식 번역이 적용됐다. '이스 X' 이전 이야기인 '이스 I'와 '이스 II', 이후 이야기인 '이스: 셀세타의 수해'와 '이스 메모와르: 펠가나의 맹세'를 모두 한국어로 즐길 수 있다는 뜻이다. 시리즈 입문에 있어 지금보다 좋은 시기는 그동안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가능성이 높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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