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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좀비 빼면 시체,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III
작성자 : 등록일 : 2023-11-20 오후 5:44:00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산하 슬렛지해머 게임즈가 개발하고 자사가 유통하는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III'을 11월 10일 글로벌 정식 출시했다. 국내 심의기관으로부터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부여받았으며, 공식 한국어 더빙과 자막을 지원한다.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III'은 '콜 오브 듀티' 시리즈 최신작이자 20번째 작품으로,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리부트' 시리즈 중 세 번째 작품이다. 2011년 출시된 리부트 전 작품인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3' 과 혼동을 막기 위해 넘버링 표기를 아라비아 숫자가 아닌 로마자로 하는게 특징이다.

멀티플레이 콘텐츠에 대해서는 이미 클로즈 베타 테스트 기간에서 다룬 바 있고, 정식 출시 후에도 큰 변화가 없었던 만큼 이번 리뷰에서는 캠페인과 좀비 모드에 집중하고자 한다.





안타깝게도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III' 캠페인에서는 장점을 찾아볼 수 없다. 가장 먼저 전작 캠페인외에 다른 콘텐츠를 플레이하지 않았다면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 등장하는 점이 치명적이다. 스토리를 이해할 수 없는 싱글 플레이 캠페인은, 그 순간 무의미한 콘텐츠로 전락하고 만다.

'콜 오브 듀티' 시리즈는 2020년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콜드 워' 이후 오늘날까지 무료 베틀로얄 외전인 '워존'을 통해 본편 캠페인 이후 스토리를 전개해 왔다. 익스트랙션 슈터 콘텐츠인 'DMZ가 도입된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II' 부터는 DMZ 미션을 통해 각종 설정과 스토리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3인 협동 PvE인 '협동전' 레이드 모드에서도 일부 스토리가 공개됐다.

'워존'과 'DMZ'는 장르 특성상 호불호가 강하게 갈리는 콘텐츠다. 멀티플레이를 꾸준히 즐기면서도 '워존'과 'DMZ'에는 접근조차 하지 않는 유저들도 적지 않다. 또한 'DMZ'는 스토리를 알기 위해 퀘스트를 클리어 해야 했는데, 티밍이나 어뷰징 같은 부정 행위를 동원하지 않으면 클리어 할 수 없는 임무도 있어 스토리 요소를 무시하는 유저도 있었다.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II' 첫 번째 레이드였던 '아톰그라드'

협동력을 시험하겠다는 이유로 불합리한 기믹을 다수 집어넣었던 레이드 모드 역시 마찬가지다. 유저 세명이 모두 공략을 숙달한 상태로 실시간 음성 채팅을 사용해야 클리어 가능하게 설계돼 솔로 플레이어는 공략이 불가능하고, 팀원 세명이 각기 다른 장소에서 동시에 퍼즐 장치와 상호작용 중이라 다른 행동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적 다수가 등장하는 등 불쾌함을 주는 요소가 지나치게 많아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은 유저가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III' 캠페인 스토리는 전작에서 메인 캠페인 외 각종 콘텐츠를 모두 완벽히 해결해야만 알 수 있는 스토리를 유저가 숙지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 진행된다. 배틀로얄 장르가 취향에 맞지 않아 '워존'을 즐기지 않았거나 용량 문지로 게임 본편만 설치해 캠페인과 멀티플레이만 즐긴 유저라면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III' 스토리를 정상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III' 캠페인을 대표하는 콘텐츠인 개방형 임무도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개방된 전장에서 비선형적인 구조로 진행되는 임무인데, 'DMZ'에 있던 계약 임무를 조금 더 확장한 수준에 불과했다. 각종 게임 요소도 '워존' 콘텐츠를 거의 그대로 가져온 덕에 새로움을 느끼기 어려웠다. 종종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II'에 있던 야전 장비 제작 기능이 그리워지기도 했다.

장비 수집 요소는 임무 목표와 무관한 곳으로 가야 확보할 수 있으면서 이후 캠페인에서는 사용하지도 못하기 때문에 굳이 수집할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해당 캠페인을 다시 플레이 하면 처음부터 사용할 수는 있지만,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III' 캠페인을 반복해서 플레이 하고 싶어할 유저가 과연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다.



자유로운 탐험을 보장하고 싶었다면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콜드 워'라는 좋은 예시가 있었다.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콜드 워' 캠페인은 비록 플레이타임이 짧은 편이었지만, 임무 중 '절박한 조치'는 공간이 한정돼 있는 대신 유저에게 다양한 임무 해결 수단을 제공했고 '정면 돌파'는 유저 행동에 따라 다른 나레이션을 재생하며 유저가 어떤 행동을 하던 개발자들이 미리 준비해 뒀다는 인상을 준 바 있다.

그러나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III' 캠페인 플레이 타임은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콜드 워'보다 짧고, 스토리 완성도는 시리즈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콜 오브 듀티: 뱅가드'보다 뛰어나다고 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그나마 '딥 커버' 임무가 화학 무기 참상을 묘사하며 전체적인 캠페인 완성도를 끌어 올렸으나, 그 뿐이었다.



'MW II' 캠페인에서 꾸준히 제기됐던 장갑병 문제는 그대로 이어졌다. 임무 초기에 나오는 나레이션이나 임무 구조상 잠입 플레이가 가능해 보이는 임무들이 있으나, 소음 무기로는 한번에 처치할 수 없는 장갑병이 다수 등장해 결국 잠입을 포기하고 전면전으로 작전을 전환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무분별하게 등장해 캠페인 플레이를 방해하는 장갑병 문제는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II' 캠페인에서도 이미 수 차례에 걸쳐 지적된 바 있는 문제점이다. 개발사가 인피니티 워드에서 슬레지해머로 바뀌었음에도 같은 문제가 그대로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콜 오브 듀티' 시리즈에서 잠입 임무를 바라는 건 이제 지나친 욕심이 된 걸지도 모르겠다.




좀비 모드는 달랐다. 기존 좀비 모드 특유의 라운드 기반 진행 대신 'DMZ'를 기반으로 완전히 갈아 엎었다. 이제 유저들은 최대 24명이 3인 1조로 묶여 좀비 모드 맵에 투입되며, 각종 임무를 수행한뒤 제한 시간이 지나기 전에 탈출해야 한다.

게임 모드 특성상 PvP 요소는 사라졌다. 인간형 적이 나오긴 하지만, 모두 NPC다. PvPvE 형식으로 구현돼 항상 타 유저에게 사살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떨어야 했던 'DMZ'와 달리 마음 졸이지 않고 플레이 할 수 있었고, 다른 유저를 만나도 무작정 적대하는 게 아니라 서로 즉석에서 협력하는 등 다채로운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콜드 워' 당시 좀비 모드는 지상전 맵 여러개를 넘나드는 오픈월드 기반 좀비 모드인 '아웃브레이크'를 출시해 호평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아웃브레이크'는 경기 시작 후 적지 않은 시간을 무기 업그레이드에 투자해야 해 플레이타임이 상당히 늘어졌는데,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III' 좀비 모드는 강화한 무기를 가지고 철수한 뒤 다시 진입할 수 있어 경기 시작부터 막강한 화력을 갖춘 채 고난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또한 '콜 오브 듀티: 뱅가드' 당시 좀비 모드 요소들이 배제된 점도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콜 오브 듀티: 뱅가드' 좀비 모드는 기존 좀비 모드에서 풀어가던 다크 에테르 스토리라인과 별개로 지옥이나 악마와 관련된 스토리를 선보였는데, 스토리를 정상적으로 진행하지 않고 갑작스레 완결지은 뒤 지원을 중단해 평가가 그리 좋지 못했다. 반면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III' 좀비 모드는 다시 다크 에테르 스토리라인으로 회귀하며 '콜 오브 듀티: 뱅가드' 관련 요소를 사실상 무시해버렸다.

다른 유저와 경쟁하지 않고 마음 편히 PvE 위주 익스트랙션 슈터 콘텐츠를 즐기고 싶었던 유저라면, 이번 좀비 모드는 대체제 없는 가장 완벽한 게임이 되어줄 수 있다.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III' 좀비 모드는 아예 이 모드만 별도로 분리해 판매했어도 될 정도의 완성도를 자랑한다.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III'은 분명 명작과는 거리가 있는 작품이다. 멀티플레이는 전작과 비교해 개선됐으나 전작 장단점을 그대로 유지했다. 캠페인 완성도는 장점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낮고, 플레이타임마저 짧다. 만약 이 작품이 확장팩이었다면 용납될 수 있는 요소들이지만, 그렇지 않기에 캠페인 얼리 액세스가 공개된 뒤 스팀에서 평가 13,501건 중 66%가 게임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며 '대체로 부정적' 등급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좀비 모드가 매우 뛰어난 재미 요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위안거리를 찾을 수 있다. 익스트랙션 슈터는 근래 들어 인기 있는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PvP가 강제된다는 점과 PvP에서 패배하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점 때문에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장르이기도 했는데,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III' 좀비 모드는 이 문제를 해결한 캐주얼한 익스트랙션 슈터로서 좋은 평가를 내릴만 하다. 하드코어한 익스트랙션을 선호하는 유저라면 'DMZ'가 있고 말이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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