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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드래곤볼 제노버스 2, 팬 게임의 귀감
작성자 : 등록일 : 2022-05-17 오전 10:27:38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는 딤프스가 개발한 액션 RPG '드래곤볼 제노버스 2 엑스트라 에디션' 닌텐도 스위치 버전을 5월 12일 발매했다. 일본 인기 만화 IP '드래곤 볼' 기반 작품이다.




유저는 전작과 같이 타임 패트롤러로 활동하며 뒤틀린 '드래곤볼' 원작 스토리를 바로잡아야 한다. 라데츠가 마관광살포를 피하지 못하게 하거나 원래 그 자리에 없었던 인물이 난입하는 상황을 막는 식이다. 원작에 등장하지 않는 커스텀 캐릭터가 등장하는 당위성을 제공하는 설정이다.

선택할 수 있는 종족은 인간과 사이어인, 마인, 나메크 성인, 프리저 일족이다. 전작과 동일하게 종족마다 특화된 능력과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다르고, 같은 종족이라도 성별에 따라 능력치가 달라진다. 프리저 일족은 프리저 군단에 잠입하는 콘텐츠에서 추가 보상을 받는 등 콘텐츠에 따라 종족 보너스를 받을 수도 있다.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은 슬라이더 식이 아닌 파츠 조합식이지만, 준비된 파츠가 다양한 편이라 폭이 꽤 넓다. 복장 조합과 색상 변경으로 원작 캐릭터를 재현할 수도 있는데, 인게임 NPC 중에도 원작 캐릭터와 비슷하게 꾸민 캐릭터들이 여럿 있다.

다만 칭찬에 대한 반응이나 행동 면에서 '쾌활하고 덜렁대는 신입 사원' 이미지를 주려 했는지 중요한 순간에 실수를 저지르거나 호들갑을 떠는 모션이 종종 등장하는데, 캐릭터를 진중한 외형으로 꾸며뒀다면 위화감이 느껴질 때도 있다.



일부 전작 연동 요소를 즐길 수 없는 점은 약간 아쉬운 부분이다. 스토리 진행 전반에 걸쳐 전작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전작 플레이 데이터가 있다면 유저가 커스터마이징했던 전작 주인공이 그대로 등장한다. 일부 기술이나 아이템도 계승된다.

문제는 전작이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 PC로만 발매됐다는 점이다. 스위치 유저들은 전작 주인공이 스토리에 등장하는 장면을 보며 성취감이나 스토리 적 만족감을 느낄 기회가 없다. 전개에 큰 영향을 주는 부분은 아니지만, 타 플랫폼에서 전작을 즐긴 유저라면 재미 요소 중 하나를 놓친 셈이다.



게임 스토리는 유저가 '드래곤볼' 원작 내용을 대부분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진행된다. 시간 순서도 이리저리 섞여 있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지도 않는다. 팬을 위한 작품인 셈이다.

여기서 팬이란 어린 시절 '드래곤볼'을 본 뒤 한동안 작품을 잊고 살다가 향수에 젖어 본작을 구매한 유저를 포함하지 않는다. 극장판과 관련 게임을 대부분 즐긴 유저들을 말한다.

대표적인 부분이 초반 스토리에 등장하는 악역인 토와와 미라, 타레스와 슬러그다. 토와와 미라는 '드래곤볼 온라인'에 처음 나왔고, 타레스는 1990년 극장판 '푸른별 지구의 위기', 슬러그는 1991년 극장판 '손오공은 초사이어인'에 등장한 악역이다.

당연히 이들이 처음 등장할 때도 관련 설명 같은 건 해주지 않는다. 토와가 타레스에게 신정수 열매를 전달하는 장면이 나와도 신정수가 뭔지, 어떤 효과가 있는지 등을 모두 배경지식으로 이해해야 한다. '드래곤볼 제노버스 2'는 '드래곤볼' 관련 게임과 극장판, 애니메이션, 만화책을 모두 섭렵한 팬을 위한 작품인 셈이다.



시리즈 팬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작품을 즐기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이 갖춰졌으니, 마음껏 즐기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 된다.

이상하게 변한 '드래곤볼' 원작 스토리를 원래대로 되돌린다는 설정인 만큼 '이 장면에서 이랬으면 어땠을까' 하는 장면들이 다수 등장한다. 6년에 걸쳐 추가된 DLC를 포함하면 그 양도 상당하고, 스토리 완성도도 팬들을 만족시킬 만하다.

팀원으로 원작 캐릭터를 데리고 갔을 경우 발생하는 캐릭터 간 상호작용 대사도 보는 맛이 있다. 여러 경우의 수에 섬세하게 대비되어 있고, 같은 임무라도 여러 캐릭터 조합을 시험하며 대사를 들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싱글 혹은 멀티플레이로 PvE를 즐기며 기술과 복장을 획득하고, 커스텀 캐릭터를 외형부터 기술까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성장시키며 수집 요소를 모두 모으는 게 게임 핵심 콘텐츠다.

멀티플레이는 기본적으로 닌텐도 온라인 가입을 요구하지만, 로컬 플레이도 가능하다. '드래곤볼 제노버스 2'가 지원하는 플랫폼 중 유일한 휴대기종이기에 주어진 특혜인 셈인데, 닌텐도 온라인에 가입하지 않아도 지인끼리 한 장소에 모여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친구들과 함께 PS Vita나 닌텐도 3DS를 들고 모여앉아 같이 게임을 즐긴 추억이 있는 유저들이라면 그것과 비슷한 감성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고전 애니메이션풍 이벤트 컷신도 팬심을 자극한다. 옛날 느낌을 내면서도 화질은 현대 기종에 맞춰 '드래곤볼' 느낌을 잘 살렸다. 3D 컷신도 연출이나 더빙 및 전개는 나쁘지 않지만, 아무래도 작품이 작품인 만큼 2D 애니메이션에 더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픽이 최신 게임만큼 유려하지는 않지만, 원작자 토리야마 아키라 특유의 그림체와 카툰 렌더링을 통해 부족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대신 스토리 연출 사이 사이에 로딩이 길어 몰입이 깨질 때가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버전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있었고 PC 버전에서는 메모리 누수도 발생했음을 고려하면 스위치 기종 한계라기보다는 게임 자체 최적화 문제로 보인다.



게임 발매 직후인 만큼 대전 전투가 제대로 활성화된 상황은 아니지만, 타 플랫폼에서 조절된 밸런스 상태를 적용하는 만큼 2016년 발매 당시에 듣던 혹평은 피할 수 있을 전망이다.

'드래곤볼 제노버스 2'는 서비스 초기에 무너진 밸런스와 밸런스 패치 실수로 유저들에게 크게 비판받은 작품이다. 버그도 많아 일일 임무나 이벤트를 위해서가 아니라면 대전을 아예 건드리지도 않는 유저가 적지 않았다.

6년에 걸쳐 밸런스를 맞추고 버그를 수정해 평가 반전에 성공했지만, 처음부터 잘했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평가가 반전된 시점이 이미 본편 스토리를 얼추 다 즐기고 적지 않은 유저가 떠난 시기이기에 더 그렇다.

닌텐도 스위치 버전이 바로 그 '처음부터 밸런스가 맞춰진 채 등장한 작품'이다. 플랫폼이 바뀌며 모든 유저가 같은 선에서 출발하는 만큼, 어떻게 보면 다른 플랫폼에서는 즐기지 못한 게임 초기 대전 경험을 스위치 버전에서 즐기게 될 수 있다.

그러나 여러 조정이 가해졌다 해도 격투를 핵심 콘텐츠로 삼는 다른 '드래곤볼' IP 작품들 수준의 대전과 비교하기는 어렵다. 대전 콘텐츠에만 매진한 게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전만을 바란다면 '드래곤볼 파이터즈'를 구매하는 편이 낫다.



스위치 버전만이 가진 강점 중 하나는 모션 컨트롤 모드다. 스위치를 전용 독에 연결한 상태로 조이콘 컨트롤러를 사용해 조작할 수 있는 모드인데, 특정 모션을 취해 필살기를 발동시킬 수 있다. 예컨대 두 손을 오른 쪽 허리 옆에 모았다가 앞으로 쭉 펴면 에네르기 파가 발사되는 식이다.

게임 플레이에 긍정적인 기능은 아니다. 특히 기술 발동 타이밍이 중요한 대전 상황에서는 스스로 패널티를 안고 싸우는 꼴이다. 하지만 팬 게임으로서는 굉장히 훌륭한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드래곤볼 팬이라면 어린 시절 친구들과 드래곤볼 놀이를 하며 한 번쯤은 포즈를 취하고 진짜 자기 손에서 에네르기 파가 나가면 좋겠다고 생각해 본 적 있을 텐데, 비록 화면 속에서지만 그 꿈이 조금은 이뤄지는 셈이다.

한편 차기작 '드래곤볼 더 브레이커즈' 발매를 기다리는 스위치 유저들에게는 가산점이 붙는다. '드래곤볼 더 브레이커즈'는 '드래곤볼 제노버스'시리즈와 일부 설정과 스토리를 공유하는데, 이번 '드래곤볼 제노버스 2' 출시는 스위치 외 게이밍 플랫폼을 갖추지 못한 유저가 전작 스토리도 알지 못한 채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는 상황을 방지한다.




'드래곤볼 제노버스 2'는 여태까지 출시된 '드래곤볼' 팬 게임 중 최고라 할만하다. 2016년 출시 후 쌓여온 유저 리뷰가 이를 증명한다. 전작과 비교해 다수 추가된 새로운 등장인물과 기술들을 통해 전작보다 풍부한 분량과 높은 완성도를 챙겼다.

대전 게임 팬이 아니라 '드래곤볼' 시리즈 팬으로서 게임을 구매하고자 한다면 '드래곤볼 제노버스 2'보다 좋은 선택은 없다. 앞으로도 한동안 더 뛰어난 '드래곤볼' 팬 게임이 나오기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팬 게임에 필요한 거의 모든 부분을 갖췄다.

팬 게임 딱지를 붙인 채 캐릭터만 빌려오고 스토리와 게임성을 방치하는 작품들이 횡행하는 오늘날, '드래곤볼 제노버스 2'는 내용물부터 사후 지원까지 모두 팬 게임이 나아가야 할 길을 말해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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