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인수합병 시장의 최대어이자 마지막으로 남은 실질적 매물로 알려졌던 엔트리브소프트(이하 엔트리브)의 인수협상 우선협상권자로 선정되면서 엔씨소프트의 야구 콘텐츠 강화와 시장에 미칠 파장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엔트리브의 매각자문사인 HSBC는 7일 엔트리브의 매각 입찰 참여 업체들에게 우선협상자로 엔씨소프트가 최종 선정됐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엔트리브의 최대주주인 SK텔레콤과 빠른 시일 내에 인수합병에 대한 협상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본격적인 인수협상에 돌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본실사를 거쳐 가격을 최종 확정하게 된다. 게임업체의 경우 고정자산이 많지 않고 본실사가 차기 게임작에 집중되기 때문에 실사 기간이 일주일 이내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엔씨소프트가 인수 금액을 무난하게 조달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어 우선협상자가 바뀔 가능성은 지극히 낮아 사실상 인수기업은 엔씨소프트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사실상 엔트리브의 합병에 엔씨소프트가 성공하고 엔트리브가 갖추고 있는 콘텐츠를 엔씨소프트가 보유하게 되면서 엔씨소프트의 사업 전개와 향후 게임시장의 판도가 뒤바뀔 가능성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무엇보다 그 동안 인수합병 시장에서 다소 둔감하게 대응했던 인수합병 시장에서 거금을 투자해 최대어라고 평가받았던 엔트리브를 합병한 것이 다양한 여파를 업계에 미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당초 업계는 엔트리브의 인수에 엔씨소프트보다는 NHN쪽이 더 유리하다고 내다봤다. 매각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 중 NHN이 중소규모의 게임사들을 인수하는 데 더 활발한 모습을 보여 왔기 때문이었다.
넥슨과 NHN등 실질적 라이벌 게임사들이 인수합병 시장에서 거액을 투자하며 게임사들과 스튜디오들을 인수한 것과는 달리, 엔씨소프트는 그 동안 인수합병 시장에서 다소 둔감하게 대응해 왔다. 유일하게 인수합병 시장에서 이름을 올린 것이 지난해 5월 캐주얼 게임 ‘펀치몬스터’를 개발한 넥스트플레이를 인수해 퍼블리싱을 한 바 있었던 이력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인수금액이 500억 원 미만 수준에서 형성되었다. 적극적으로 시장에서 인수합병에 임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지난 해 1월에는 제페토의 지분 30%를 인수했지만 경영권 인수는 아니었다.
△ 엔트리브의 ‘프로야구 매니저’는 제 9구단을 창단하는 엔씨소프트에게 있어 최고의 ‘매물’이었음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엔트리브의 인수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당초 업계에서는 엔트리브가 매물로 나왔을 때 차기 기대작에 대한 포트폴리오가 정확하지 않았기 때문에 800억 원 이상의 가격을 매기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분석했었다. 그러나 엔트리브가 역량 있는 개발사로 희소성을 인정받은 데다 NHN과 엔씨소프트가 적극적으로 경쟁을 벌이면서 가치가 급상승하게 되었다. 여기서 엔씨소프트가 1000억 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해 NHN을 앞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의지를 보인 엔씨소프트의 모습에 많은 전문가들은 엔트리브가 가지고 있는 IP와 발전 가능성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자사와의 결합 시너지 효과를 위해 엔트리브에 거액을 ‘배팅’했다는 것이다.
엔트리브의 매출력은 300~400억 원 수준으로 엔씨소프트의 전체 매출에 큰 기여를 하지 못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엔씨소프트가 엔트리브를 인수하는 목적이 단순한 매출 확대로 보기 힘든 것이다. 전문가들은 엔트리브가 소위 ‘대박 게임’을 낸 게임사가 아닌 만큼 엔씨소프트가 미래가치와 콘텐츠 개발력을 높이 사 평소와는 다른 판단으로 인수합병을 실시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수치임에 틀림이 없다. 한 업계 전문가는 “엔씨소프트만한 회사가 1000억 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엔트리브를 인수했을 때에는 그들의 가치를 그만큼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단순한 매출 확대가 목적이 아니라는 분석에 힘을 실었다.
엔씨소프트가 엔트리브를 인수했다는 소식에 많은 업계 전문가들은 엔트리브의 매출액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는 게임인 ‘프로야구 매니저’를 주목했다. 한국 프로야구 제 9구단이 된 엔씨소프트가 프로야구라는 매개체를 통한 합병의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현재 엔씨소프트는 제 9구단 창단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태. 선수단 트라이아웃을 통해 선수단 구성과 코칭스태프 구성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연 내에 정식으로 구단을 만들어 본격적인 프로야구단으로서의 행보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연고지인 창원시의 제 9구단 창단 투표가 통과된 만큼 2012년 이후 1군 입성을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야구단 창단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엔씨소프트인 만큼 업계는 엔씨소프트가 게임과 야구라는 엔터테인먼트를 어떻게 조합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특히 여기에 엔트리브 인수로 인해 ‘프로야구 매니저’라는, 국내 스포츠 매니지먼트 시장을 개척한 간판 게임을 획득하면서 제 9구단 행보와 맞물려 어떤 파급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 연 내로 ‘엔씨 다이노서’가 정식으로 등장할 만큼 ‘프로야구 매니저’와의 시너지 효과는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 게임업계 전문가는 “엔씨소프트가 프로야구 매니저를 통해 향후 프로야구 게임에 들어가는 각종 구단 엠블렘 사용권 및 선수 초상권 등의 계약을 조금 더 유리하게 끌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그와 맞물린 다양한 사업 전개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했다. 엔씨소프트에게 있어서 단순히 가격 이상의 가치를 지닌 IP ‘프로야구 매니저’인 만큼 프로야구를 이용한 사업 뿐만 아니라 제 9구단 마케팅에 있어서도 기폭제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확실한 콘텐츠 개발력을 발휘하고 있는 엔트리브가 게임 개발 능력 면에서 확실히 이름을 높이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지원 아래서 만들어 낼 신규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도 상당하다. 업계는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개발력을 갖춘 회사의 합병인 만큼 새 콘텐츠에 대한 가능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캐주얼 콘텐츠 제작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엔트리브와 블록버스터 MMORPG의 개발력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엔씨소프트인 만큼 서로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양 사의 만남은 매력적이다.
물론 엔씨소프트가 엔트리브 인수 이후 기존 경영진과 조직을 그대로 유지하지 않은 채 구조조정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이전 스튜디오급으로 인수를 했던 회사들과는 달리 이번 엔트리브의 인수는 그 규모가 다르기 때문이다. 엔트리브의 임직원 수는 250명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엔씨소프트가 최근 업무공간 부족으로 인해 신사옥을 매입했지만 워낙 많은 직원들의 숫자인 만큼 구조조정에 대한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프로야구 매니저’와 ‘앨리샤 온라인’런칭 이후 경영실적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회사 인수 이후 조직에 대해 크게 손보지 않은 채 그대로 안고 가는 편인 엔씨소프트인 만큼 구조조정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현재로써는 엔씨소프트가 제 9구단 창단을 앞두고 엔트리브와의 합병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만만치 않은 개발력을 갖추고 있는 우량 개발 전문사인 엔트리브를 안은 엔씨소프트가 시장에 어떤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겜툰FOCUS/겜툰특집
엔씨, 엔트리브 인수로 ‘야구 콘텐츠’본격 시동?
아이유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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