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등장 이후 부진을 면치 못했던 모바일 게임사들의 염원이었던 스마트폰 개정안, 오픈마켓 사전심의 면제 법안이 실시됐지만 스마트폰 카테고리가 열릴 길이 요원해지며 국내 업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석달 전 공포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에 따라 오픈마켓 게임물 자율등급제도가 오는 6일부터 본격 시행시킨 상황. 이에 따라 오픈마켓 사업자나 게임물 제작자의 경우 자율적으로 게임물을 분류할 수 있고 한 달 내에 등급위원회에 신고를 하면 되게 바뀌었으며, 향후 등급 분류가 부적절한 게임은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가 재 등급 분류를 시행하도록 바뀌었다.
그러나 이런 법안이 마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앱스토어 시장인 오픈마켓의 게임 카테고리는 열리지 않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앱스토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구글과 애플이 국내 게임 카테고리 오픈에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법안 마련이 되었다고 해서 국내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낙관적이지는 않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개선된 진흥법 개정안에 따르면 오픈마켓에 사전심의 없이 게임을 올려놓기 위해서는 오픈마켓을 운영하는 사업자가 국내 게임위와 사전 협의를 해야 하게 되어 있다. 오픈마켓 운영업체가 사실상 구글과 애플로 양분화 되어 있다고 봤을 때 구글과 애플이 게임위와 협의를 해야 자율심의가 적용되게 된다.
그러나 자율심의안이 통과되면 금방이라도 열릴 것 같았던 오픈마켓 게임 카테고리는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구글과 애플 모두 이렇다 할 명쾌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구글의 경우 진흥법 개정안 소식을 들은 이후 정부와 모바일게임 업체들과 협의를 통해 안드로이드 마켓 게임 카테고리를 오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국내 모바일 게임업체들과 게임법 개정안 발표 이후 지속적으로 협의를 통해 카테고리 운영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개정안이 발표됐지만 구글과 애플은 게임 카테고리 개설에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실상의 규제가 남아 있다는 해석을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글은 게임업체들과의 협의보다는 정부와의 협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에 대한 나이제한 기준이 해외와 국내에서 다른 점 등이 정부와 협의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애플 또한 국내와 해외가 나이제한에 대한 기준이 다른 만큼 실질적으로 자율심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들어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다. 사전 협의를 진행해야 하는 내용 중 이용등급이나 연령확인절차 등이 해외와 국내와 기준이 달라 접점을 찾을 수 없고, 이 부분이 국내법을 따른다면 사실상 사전심의를 받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해외의 경우 혼자 즐기는 보드게임 타입의 카드게임의 경우 ‘13세 이용가’로 한정지을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고스톱이나 포커류 게임은 ‘18세 이용가’로 한정지어 등급을 신청해야 한다. 만약 ‘13세 이용가’로 등급을 분류한 뒤 오픈마켓에 등록하면 게임위의 권고를 받아 등급분류를 재조정 해야만 하기 때문에 사전에 이미 결정되어 있는 심의라는 게 애플의 입장이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국내 게임법이 자유롭게 게임을 등록하는 공간인 애플의 오픈마켓과 취지가 맞지 않고 있다”라며 “현재로써는 게임 카테고리 오픈에 대해 결정된 것이 없으며, 게임법 개정안이 적용돼도 한국의 법이 아직 해외와 다른 것이 많아 접점을 찾기 쉽지 않다”라며 게임 카테고리 오픈에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내고 있다.
구글 역시 개정안이 발표된 직후 정부와 모바일 업체들과의 협의를 통해 조만간 안드로이드 마켓의 게임 카테고리를 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국내와 해외의 연령 등급에 대한 격차가 쉽지가 않아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전문가는 “애플과 구글이 앱스토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상황에서 두 회사가 난색을 표하고 있다면 법안 시행은 소용이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개정안 발표 이후 발 빠르게 본격적으로 스마트폰 게임 사업 전개를 준비하고 있는 국내 모바일 게임업체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되었다. 그 동안 오픈마켓법이 어떻게 구성될지에 대해 확실한 결정이 되지 않았던 만큼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사업에서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모바일 게임사들이 또 다시 애플과 구글의 눈치를 보게 생겼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게임을 개발해도 게임을 오픈마켓에서 판매를 할 수 없는 만큼 그 동안 국내 모바일 게임사들은 게임 개발도 할 수 없는 처지에 있었다. 스마트폰 도입 초기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의 엔터테인먼트 카테고리로 게임을 업로드하는 방식을 사용했지만, 최근 이마저도 정부의 제재로 할 수 없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오픈마켓 자율심의가 국내 모바일 게임사들의 ‘희망’이 된 것이었다.
하지만 애플과 구글의 냉담한 반응으로 인해 국내 모바일 게임사들은 졸지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상황이 되었다. 국내 메이저 모바일 게임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추진 중인 프로젝트들을 멈추지도 계속 진행하지도 못하는 애매한 상황이 된 것은 사실”이라며 곤혹스러움을 토로했다.
△ 국내 모바일 게임사들은 물론 스마트폰 사용자들 모두 이 때문에 불편함과 업무 난항을 겪고 있다. 한게임의 스마트폰 게임계 대대적 투자 또한 이런 ‘눈치’를 살피게 생겼다.
게임산업진흥법이 사전심의제도 폐지를 시행했지만 오픈마켓 게임 카테고리 오픈이 지지부진하자 스마트폰 게임을 이용하는 유저들도 불편함을 겪고 있다. 오픈마켓법을 담은 개정법이 통과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유저들이 스마트폰 게임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품었지만, 상황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유저들의 불편도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유저들의 경우 국내 이동통신사 오픈마켓을 통해 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아이폰 유저들은 이런 길마저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있다. 앱스토어 해외 계정을 따로 만들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고서는 아이폰으로 스마트폰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 이런 방법을 알지 못하는 유저들의 경우는 게임을 다운받을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이다. 물론, 우회경로를 통해 다운로드한 게임도 국내 사용자를 타깃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언어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사실상 여러 제약이 있는 셈이다.
2년 뒤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셧다운제에 대한 여부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현 상황대로라면 모바일 게임의 경우 2년 뒤 셧다운제 시행 대상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애플과 구글이 게임 카테고리 개설을 이 때문에 꺼리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영일 컴투스 부사장은 “향후 셧다운제 등의 변수 때문에 국내 오픈마켓의 게임 카테고리는 앞으로도 미개설될 가능성이 높다”며 “업계에서는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복합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현재 업계에서는 양 사의 오픈마켓 게임 카테고리가 열리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자율등급제 시행이 결정된 만큼 애플과 구글과 협의가 잘 진행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이다.
겜툰FOCUS/겜툰특집
오픈마켓법 개정, ‘하나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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