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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게임 INSIDE 45화- ‘유저DB’는 누구의 자식인가
작성자 : 등록일 : 2012-09-25 오후 4:42:29


개발사와 퍼블리셔라는 명확한 구분이 게임업계에 자리를 굳건히 한 현재. 개발사와 퍼블리셔라는 두 집단의 이해관계는 ‘앞에서는 웃고 있지만 언제든지 등 뒤에 칼을 꽂을 수 있는’관계로 여겨지고 있다. 사진기 앞에서 환한 미소와 함께 맞잡은 두 손의 체온과 ‘두 회사의 긍정적 발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인터뷰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분쟁이 일어나 으르렁거리는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어떤 파트너들보다 더욱 돈독해야 하고 가까워야 하는 퍼블리셔와 개발사의 분쟁은, 이제는 아주 익숙하게 여겨지고 또 받아들여지고 있다. 어쩌면 ‘게임이 흥행하기 때문에 분쟁이 일어나는’것처럼 두 집단의 분쟁은 필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개발사와 퍼블리셔의 분쟁이 일어날 때 꼭 등장하는 캐릭터가 있다. 바로 ‘유저데이터베이스(DB)’다. 게임에 접속해서 게임을 즐기는 모든 유저들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관리하는 서버로, 게임관련 DB중, 아니 IT관련 DB중 가장 중요한 DB라고 해야 할 것이다.

문제의 발단은 바로, 개발사는 게임을 개발해서 퍼블리셔의 간판 아래에 서비스를 하도록 걸어 놓지만,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곳은 퍼블리셔이기 때문에 퍼블리셔가 유저 DB를 보유한다는 것에 있다.

그렇게, 개발사와 퍼블리셔는 게임이라는 아이를 놓고 솔로몬의 선택을 기다리는 예루살렘의 여인들처럼 법원을 통해 소송을 시작한다. ‘유저DB’는 과연 누구의 자식인지 가리기 위해서 말이다.



원래 퍼블리셔에게 손을 내미는 개발사들은, 자신들에게 어떤 요구를 할 정도의 위치에 있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자신들이 만들어 낸 게임을 직접 서비스하지 못하는 곳에서 게임의 흥행을 위해 자신들의 이름과 창구를 빌리자는 개발사들은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이름 있는 개발자, 그리고 처녀작이더라도 퍼블리셔들이 경쟁을 할 정도로 인지도가 있는 개발사의 게임이 아니라면, 대부분은 퍼블리셔가 ‘갑’의 위치에 있기 마련이다.

자금력이 풍부한 개발사라면 굳이 퍼블리셔를 통해 자신들이 만든 게임을 서비스할 필요가 없다. 신생 개발업체나 영세 개발업체들은 오랫동안 자신들이 주린 배를 움켜쥐고 만든 자식과도 같은 게임을 세상에 내 놓기 위해 퍼블리셔를 찾아 다니는 경우가 많다.

지금에야 많이 나아졌지만, 퍼블리셔라는 개념이 생긴 초창기에는 지금과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조건을 제시받고도 어쩔 수 없이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경우도 있었다. ‘노예계약’이라는 말이 있었을 정도의 조건도 있었다. 퍼블리셔를 주로 하는 게임사들의 숫자와 종합 게임포털들의 숫자가 굉장히 많아지면서 그런 계약 조건은 상상도 할 수 없어졌지만, 애초부터 이런 ‘불공정 관계’에서 퍼블리셔와 개발사의 관계가 맺어지다 보니 이해관계의 정립이 애초부터 생겨나지 못했던 것이다.

퍼블리셔와 개발사 사이의 분쟁은 이렇게 확실하게 정립되지 않은 이해관계 집단의 대립을 통해 발생을 하게 된다. 분명 지금은 갑과 을의 단계지만, 언제든지 이 관계가 뒤집힐 수 있다고 양 측 모두 잠재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에 괴리감이 생기는 것이다.

△ 차라리 게임이 실패를 한다면 퍼블리싱에 대한 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게임이 성공을 한다면 그 때부터 ‘이야기’는 복잡해진다. 그 때부터 그들의 ‘스마일 가면’은 사라진다.


차라리 게임이 흥행하지 않는다면 외부에 잡음이 들릴 정도의 분쟁이 생기는 여지는 없다. 게임이 흥행이 되지 않으면 메이저 퍼블리셔가 해당 게임을 퇴출시키면 그만이다. 내부적으로 해당 게임이 흥행을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개발사의 불만으로 인해 이런저런 이야기나 뒷얘기들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이런 경우는 대부분 ‘아웃오브안중’이다. 흥행에 실패해 시장에서 주목을 받지 모한 게임에 대한 관심은 이미 떨어질 데로 떨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이 성공을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처음에는 성공으로 인해 퍼블리셔와 개발사는 함박웃음을 짓는다. 밀려들어오는 유저들, 상용화로 인한 수익은 시장경쟁이 치열한 국내 게임 시장에서 성공적인 콘텐츠 케이스를 만들었다는 뿌듯함과 함께 상승 수치로 다가온다.

그러나 그들의 웃는 얼굴은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동상이몽을 꾸는 탓이다. 퍼블리셔는 게임의 흥행으로 인해 이전보다 높아 진 개발사의 위상을 고려해 재계약을 해야 하지만 이전보다 높은 수익 배분을 요구하는 개발사의 요구가 맘에 들지 않고-정확하게 말하자면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하는 개발사를 건방지게 생각하는 것이 사실이다-개발사는 자신들의 수익배분 비율을 ‘후려치려’하는 거들먹거리는 퍼블리셔가 맘에 들지 않는다.

그렇게 그들은 게임이 성공함과 동시에 웃음이 그려진 가면을 내려놓고 그 동안 꺼내들지 않았던 칼을 한 켠에 조용히 놔둔 채 상대의 빈틈을 노리기 시작한다.

이후는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익히 우리들이 잘 알고 있는 흐름이 진행된다. 그렇게 우리들이 익히 봐 왔던, 이제는 매우 익숙한 분쟁 과정이 펼쳐지는 것. ‘게임의 성공→주목→동반성장→이익분할 분쟁 등으로 연장계약 결렬’이라는 순서 순으로 두 회사는 돌이킬 수 없는 루비콘 강을 건넌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여지없이 등장하고 부각되는 것은 ‘유저DB’의 존재다. 언론 플레이와 계약내용 공개 등 공격과 수비를 주고받던 양 측의 최종적인 분쟁의 종착역은 언제나 유저DB다. 유저들의 데이터가 저장되어 있는 서버는 퍼블리셔가 가지고 있지만, 계약 결렬이 이루어지면서 해당 유저DB를 순순히 내놓지 않는다는 것이다. 개발사는 자신들에게 저작권이 있는 게임물에 대한 유저DB인 만큼 모두 내놓으라고 윽박지르고, 퍼블리셔는 자신들의 창구를 통해 찾아 온 DB인 만큼 내놓을 수 없다며 ‘배 째라’마인드를 보인다.

결국 한 아이를 놓고 벌이는 이들의 분쟁은 솔로몬 왕이 있는 법정으로 가서 판결을 받아야 종결이 되는 것이다. 웃는 얼굴로 악수를 한 그들이 종국에는 결국 아이를 두고 칼로 가르네 마네 하는 곳으로 찾아가 시시비비를 가려달라고 하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퍼블리셔가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100%이루는 경우는 보기 힘들다. 무엇보다 게임의 원저작권자가 개발사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견해로, 그리고 아주 정상적인 사고로 ‘계약기간이 끝나 내가 개발한 게임을 내가 가져가겠다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개발사의 말에 동의를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개발사의 말을 저지할 명분은 없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분쟁을 일으킨 끝에 저항을 해 보지만, 결국 개발사의 손에 DB를 쥐어 주거나 혹은 다른 게임사으로 이관을 시키게 된다. 지난 해 있었던 CJ E&M과 게임하이, 그리고 게임하이를 인수한 넥슨과의 서든어택을 둘러싼 분쟁이 대표적이다. FPS 1위 게임, ‘대박게임’인 서든어택을 놓칠 수 없었던 CJ E&M이 서든어택의 유저DB를 인질 삼아 농성을 벌이며 진흙탕 싸움을 버렸지만 결국 넥슨과 공동서비스를 합의해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CJ E&M의 대표이사가 사임하는 등 심각한 내상을 입기도 했다.

자연스러운 이런 상황에서 눈길을 끄는 최근의 분쟁은 네오위즈게임즈와 중국에서 지속적으로 신기록을 쏟아내고 있는 ‘대박’FPS게임인 크로스파이러를 둘러싼 분쟁이 바로 그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이번에도’유저DB를 두고 양 사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문제는 이전과는 사뭇 다른 전개 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것이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솔로몬 대왕, 그러니까 법정에 크로스파이어의 유저DB에 대한 저작권 인도 및 이용금지를 신청한 것이다. 말하자면 유저DB를 완전히 자신들의 소유로 못을 박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소송을 제기한 네오위즈게임즈가 유저DB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크로스파이어라는 FPS게임은 스마일게이트라는 게임사가 단독으로 개발한 것이 아닌, 자신들과 함께 공동으로 개발한 게임이라고 주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소장을 통해서 “‘크로스파이어’는 대규모 온라인 게임 개발 경험이 일천했던 스마일게이트에 노하우와 개발 지원을 했던 네오위즈게임즈가 ‘크로스파이어’에 대해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 네오위즈게임즈의 퍼블리싱 분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드래곤플라이, EA코리아, 그리고 스마일게이트까지, 과거 돈독했던 파트너들과 네오위즈게임즈는 계속해서 ‘헤피엔딩’을 맞이하지 못하고 있다. 과연, 그것은 누구의 책임일까.


일반적으로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면서 게임DB가 아닌, 유저들의 데이터를 저장하는 공간은 서비스처인 퍼블리셔가 제공을 하게 된다. 당연하다. 서비스를 하는 곳은 퍼블리셔이고, 유저 관리와 AS, 관리를 서비스 창구에서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네오위즈게임즈의 말은 그것을 넘어서 유저DB를 관리하는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서버 운영의 노하우를 접목한 유저DB관리 프로그램을 스마일게이트에 제공해 게임 개발과 성공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다. 게임사들이 사용하는 유저DB관리 프로그램은 오라클이나 MYSQL이라는 서버 관리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하지만, 해당 프로그램으로 개발 툴을 짜는 것은 각 게임사들의 몫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렇게 만들어 진 개발 툴은 보통 해당 게임사에 귀속되는 것이 사실이다.

또, 보통 개발사가 해당 퍼블리셔와 사업추진 계약 등을 맺을 때 퍼블리셔가 계약사에 일정 부분 투자를 하고 개발에 도움이 되는 부분을 서로 제휴를 하는 경우는 있다. 하지만 계약서 조항에 명시가 되어 있지 않은데 ‘실질적으로 우리의 개발력이 게임의 개발 진행에 도움이 된 만큼 게임의 공동지분권을 보장해 달라’며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유저DB에 대해 구속력을 가지려 하는 경우는 사상 초유의 일이다.

“만약 네오위즈게임즈의 말대로라면, 현재까지 퍼블리싱 계약을 한 게임들은 모두 다 사실상의 공동개발 게임이 되고, 또 공동 저작권이 인정이 되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현재 퍼블리싱 계약을 진행하고 있는 게임들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고, 대한민국 퍼블리싱 게임 계약 방식에 변화의 바람이 불게 될 것이다. 하지만 개발사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가슴을 치게 만드는 일이 될 것이다. 게임을 서비스 할 창구를 찾은 것 뿐이었는데 졸지에 ‘공동개발’이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자기 배 아파서 낳은 자식에 대한 친권을 요구하는 타인이 나타나는 것과 뭐가 다르단 말인가.”

많은 업계 전문가들은 네오위즈게임즈가 재계약 결렬이 확실시 되고 있는 크로스파이어를 그냥은 놓칠 수 없다는 액션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피파온라인 시리즈의 위기와 함께 크로스파이어의 이탈은 네오위즈게임즈의 위기감을 크게 부추기고 있다. 급성장을 한 두 동력이 한꺼번에 사라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도 계약 해지가 아닌, 2013년에 이르러 계약 기간이 도래해 계약이 마무리 되는 지극한 정상적인 과정을 거쳐 결별을 하겠다는 이들을 상대로 도의적인 행동은 아니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만약 네오위즈게임즈의 논리대로라면 퍼블리셔가 가지게 되는 권한은 막강하게 변한다는 점에서도 더욱 그렇다. 어쩔 수 없이 퍼블리셔가 유저DB를 가지게 되는 현 상황에서 퍼블리싱 계약만으로 자동적으로 원 저작권자가 순식간에 둘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대형 퍼블리셔들이 사실상 게임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이해관계가 정립이 된다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임에 틀림이 없다. 스페셜포스에 이어서 또 다시 유저DB를 물고 늘어지며 퍼블리싱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네오위즈게임즈에 비난의 목소리가 일어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의문점이 있다. 게임이 재미있어서 찾아 온 유저들이 과연 퍼블리셔의 유저라고 할 수 있을까? 유저DB의 소유 또한 퍼블리셔가 잠시 ‘위탁’하는 것이 상도덕적으로, 그리고 상식적으로 맞는 것이 아닐까?

‘DB는 누구의 아이인지’솔로몬의 판결이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겜툰 송경민 기자
songkm77@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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