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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왜?+ - 왜, PC방은 최대 위기에 봉착했는가
작성자 : 등록일 : 2013-04-08 오후 2:39:55


“누가 PC방이라고 해요? ‘겜방’이라고 하지.”

그렇다. 요즘 PC방은 두 가지 명칭으로 불리고 있다. 원래의 명칭인 PC방과 ‘겜방’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후자를 더 많이 쓰고 있다. PC방의 역할과 기능이 이전과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전자는 과거의 PC방의 역할과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PC방은 과거 데스크탑과 브로드밴드의 보급이 현저하게 떨어져 있던 시절에는 최고의 창업 아이템으로 불리며 한국을 휘몰아쳤다. 자택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었던 시대의 ‘PC방’은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과 PC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자부심 가득한 IT강국의 아이콘이자 메인 모델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점점 흐르면서 작금에 와서는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디지털 시대에 밀려 인터넷 서핑과 문서작업 등의 수요는 사라진 상황이 되었다. 가정 당 PC 1대 보급이 기본이 된 국내 현실 상 PC방에서 문서작업 등을 하는 사용자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 특히 노트북과 저렴한 가격의 넷북, 그리고 스마트폰과 와이파이존의 폭발적인 증가로 인해 PC방의 이런 수요는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때문에 최근의 온라인 게임 유저들이 PC방의 대부분의 수요자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가정에 PC가 비치되어 있는 것이 ‘기본’이라고 하더라도 PC방에서 친구들과 함께 만나게임을 즐기는 것이 주요 엔터테인먼트 문화로 자리 잡은 것이 사실. 때문에 현재의 PC방들은 온라인 게임 유저들에 의지하고 있다. 그래서 작금에 이르러서는 ‘PC방’이라는 말보다 ‘겜방’이라는 말이 더 많이 불리고 있다.

하지만 녹록치 않은 상황은 매년 3~4000여 개의 PC방들이 문을 닫고 있다. 점차적으로 PC방의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PC방 업계에 ‘가슴에 못을 박는’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IT강국의 아이콘, 최고의 창업 아이템이었던 PC방은 불황과 수요 급감, 출혈경쟁과 함께 치명적인 규제가 맞물리며 최대 위기에 봉착해 있다.



최근 PC방 업계는 이대로라면 더 이상 시장이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대표적 소상공인 업종인 PC방 업계에 온갖 규제에 이어 오는 6월 PC방 전면 금연구역 지정 실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기존 '국민건강 증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개별 PC방마다 2000만 원가량씩 자비를 들여 50% 이상을 금연구역으로 지정, 운영하고 있는 법률을 더욱 강화해 PC방을 '100% 금연구역'으로 확대해 실시하도록 강제할 방침이다. 이미 PC방은 기존의 법률에 따라 2분의 1이상 공간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해 금연 차단막이나 에어커튼 등을 설치하도록 했다. 하지만 다시 법을 개정해 PC방을 완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도록 한 것이다.

이에 대표적인 소상공인 업종인 PC방 업주들은 ‘당연히’반발하고 있다. 반발의 주요 골자는 ‘최소한 타 업종과 형평성을 맞춰 2015년까지 시행을 미뤄달라’는 것이다.

△ 현재도 IT대한민국의 아이콘이 되고 있는 PC방. 그러나 이제는 ‘겜방’으로써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상황은 녹록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지난 2일 PC방 사업주들의 모임인 한국인터넷문화콘텐츠협동조합(PC방조합)과 한국컴퓨터판매업협동조합, 그리고 주요 PC제조업체 관계자들은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PC방 업종과 주변 업계 고사위기에 따른 생존권 촉구 집회'를 열고 이같이 호소했다.

PC방 조합 최승재 이사장은 "PC방은 다른 업종과 달리 이미 2008년부터 금연차단막 설치가 의무화되면서 등록업소 98% 이상이 많은 비용을 들여 매장의 50% 이상을 금연구역으로 이미 운영해 오고 있다"면서 "PC방을 전면 금연 대상에서 아예 제외시켜달라는 것이 아니라 시행시기를 금연문화가 확산되는 시기에 맞춰 업소 폐업 등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유예해 달라는 것이 우리의 요구"라고 설명했다.

해당 법안에 포함되는 업종은 PC방뿐만이 아니다. 커피전문점과 소형음식점 등이 전면금연 시행이 예정되어 있다. 그러나 차이가 있다. 커피전문점은 3년간, 소형음식점은 2015년 까지 전면 금연 시행이 유예되어 있다. PC방만이 오는 6월 8일부터 곧바로 전면금연 시행이 적용되는 것이다.

‘겜방’이라고 불릴 정도로 게이머들의 방문에 대한 비중이 압도적으로 큰 PC방 시장을 감안해 봤을 때 흡연을 전면 차단한다는 소식은 PC방 업주들에게는 최악의 뉴스임에 틀림이 없다. 게이머들 중 흡연자의 비중이 상당하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게임을 하며 흡연을 할 수 없다’는 점은 매출에 직격탄이 된다. 조합 측에 따르면 금연이 전면 시행된 대만의 경우 전체 PC방의 70%가 문을 닫는 등 상당한 충격이 직접적으로 가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의 PC방 시장은 압도적으로 정부 부처의 동네북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얼마 전에는 청소년 고용 금지 업종으로 PC방을 포함시키며 논란을 불렀다. PC방에 근무하는 청소년이 장시간 담배연기에 노출되고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의 게임물 화면에 무분별하게 노출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여기에 이어서 국민건강증진법이 등장해 PC방의 흡연 금지 조항이 등장했다. “통일부 빼고 정부의 부처들이 모두 규제를 하러 달려들고 있다. 전시용 규제가 대부분이지만 법이 계속 바뀌면서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우스갯소리로 들리지 않는 이유가 있다.

이런 규제들은 대부분 PC방들의 생존권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는 요소들이다. 더욱이 PC방 자체적인 규제뿐만 아니라 게임 업계에 제기되는 규제들도 PC방에게는 치명적으로 다가온다. 게임업계의 흐름과 흥망성쇄가 PC방 업계와 결부되어 있기 때문이다.

규제로 인해 압박을 받고 있는 PC방의 상황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고 있다. 내부적으로 점포마다 지속적인 출혈경쟁이 일어나고 있고, ‘1가정 1데스크탑’이 기본이 된 가정용 데스크탑의 보급과 완벽에 가까운 브론드밴드 보급으로 인해 PC방의 시장은 과거와는 달리 ‘형편없는’수준이 되어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이 아닐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더욱이, 2013년 들어 PC방은 야속한 눈으로 게임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게임 시장이 현재 비정상적인 구조로 인해 불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와 달리 호황을 누리는 게임 시장이지만, PC방과는 ‘사정’이 다르다.

△ 현재 PC방을 찾고 있는 사람들 중 80%는 흡연자다. 사실상 최대 고객층을 포기해야 한다.


현재 시장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게임은 외산 콘텐츠인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이다. 그러나 이 게임으로 인해 시장은 완전히 얼어붙어 있다. 올해 초 등장한 아키에이지를 비롯해 지난해 시장을 평정할 것이라며 등장했던 블레이드앤소울과 디아블로3까지 모두 이 게임 앞에 무릎을 꿇었다. 현재 시장은 ‘LOL인가, 아닌가’로 이야기될 정도다.

PC방 점유율 30%를 차지하는 게임의 지배력은 이제는 PC방이 아닌 ‘겜방’이 된 PC방 업계를 주름잡고 있다. LOL이 주말에 유저들이 몰려 서버가 문제를 일으키거나 혹은 긴급점검이라도 일으키는 날이면 PC방에는 사람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한산하다. 주말 저녁,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하기 위해 PC방을 찾는 손님들로 인해 그나마 매출을 기대할 만 한 PC방 업주들은 그저 LOL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LOL뿐만 아니라 다양한 게임들을 하기 위한 수요층이 꾸준히 PC방을 찾아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AOS라는 장르의 게임을 하지 않는 장년층 유저도 필요한 것이 사실. 하지만 LOL의 영향으로 인해 시장에 성인들이 할 만한 MMORPG들이 등장하는 빈도수가 극도로 사라지면서 PC방을 찾는 성인층의 연령도 크게 내려갔다. 한 마디로 말해 이전과 시장은 더 줄어들게 된 것이다.

“예전 시장에는 그래도 꾸준히 성인들이 할 수 있는 콘텐츠가 주기적으로 공급되는 것이 사실이었다. 그것이 성공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해서는 상관없이 온라인 게임 시장이 만들어 진 이후로 꾸준히 유저들의 호응을 얻었던 장르 시장은 MMORPG시장이었고 이는 성인들이 할 수 있는, 그리고 할 만한 게임이 주기적으로 나온다는 것과 같았다. 그러나 군소규모의 MMORPG조차도 런칭이 되지 않게 되면서 PC방을 찾는 성인 유저들의 숫자가 그야말로 ‘씨가 마르고 있다’는 느낌이다. 학생들마저 시험기간에 돌입하고 주말에 LOL의 서버가 터지거나 서버 점검이라도 하는 날에는 그야말로 공을 친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상황에서 규제가 더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인천 부평구에서 PC방을 운영하고 있는 한 PC방 점주는 좁아진 시장 상황에서 출혈 경쟁은 출혈 경쟁대로, 규제는 규제대로 받고 있다며 현 상황에 대해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게임시장의 흐름은 PC방 업계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다. 한 게임의 여파로 인해 기타 게임들의 몰락, 그리고 그로 인해 성인 게이머들이 전체적으로 비중이 줄어든 것은 PC방 업계가 어찌 할 수 없는 부분이다(게임업계도 어떻게 못 하고 있는데 누가 누구의 실마리를 풀어준단 말인가). PC방이 현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자체적인 출혈 경쟁을 어떻게든 해결하는 수밖에는 없다.

그러나 정부의 연속적인 규제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기도를 하는 수밖에는 없다. 시위를 하는 등 다양한 채널을 제도가 바뀌기를 바라고 있지만, 시민사회의 눈치를 보다 전시적 행정을 밀어붙이고 있는 현 정부의 태도가 바뀔 것이라는 기대는 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 갈수록 화려해지고 있는 PC방들이지만, 각종 규제와 시장 악화로 이제는 과거의 ‘오락실’과도 같은 길을 걷고 있다.


문제는 PC방 업계의 규제 완화와 진흥을 바라는 목소리가 닿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PC방 협동조합은 “PC방에 대한 규제가 불필요하다고 무조건적으로 반대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부가 쌍수를 들고 여기저기서 모두 규제만 하려 드니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라며 “현실적인 규제와 함께 진흥책도 있어야 PC방이 살아남을 수 있는 것 아닌가. 정부 모든 부처들이 규제만 하려 달려드니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는지 알 수 없다”라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대부분 현장의 실정을 전혀 알지 못하고 시민사회의 눈치를 보다 전시적 행정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이 PC방 업계의 불만이다. 업계의 생리와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데다 무조건적으로 업계를 규제하고 ‘말살’하려 하는 정책들이 계속해서 줄을 잇고 있어 사업을 진행하는 데 힘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버젓이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시적으로 많은 정부 부처들이 달려들다 보니 PC방 업계는 규제 속에서 그야말로 ‘누더기’, 그리고 ‘동네북’이 되고 있다.

정부가 전시적 행정을 앞세워 PC방을 규제하는 사이, 서서히 PC방은 과거의 ‘오락실’처럼 되어가고 있다. IT최강국, 대한민국을 이끌었던 존재 PC방. 이제는 시민사회의 눈치를 봐야만 하는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다. 말살되어가고 있는 PC방. 과거의 추억으로 남게 되는 날이 멀지 않을지도 모른다.




겜툰 송경민 기자
songkm77@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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