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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왜?+- 왜, 그들은 입을 다물고 있나
작성자 : 등록일 : 2013-11-28 오후 5:55:02


게임업계 안팎으로 시끄러운 일들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 좋은 일로 시끌벅적하면 좋은 일이겠지만, 대부분 좋지 않은, 부정적인 일들로 잡음이 일고 있다.

그 중, 역시 압도적으로 잡음(?)을 만들어내고 이슈는 단연 게임규제와 관련된 이야기들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 여당과 의원들이 중심이 되어 발표되고 있는 게임 규제법은 이른바 4대 중독법으로까지 발전되어 국내 게임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모든 이들의 마음을 허탈하게 하고 있다. 게임을 마약과 같은 중독 물질로 분류하고 정의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종사자들을 분기탱천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법안의 도입에 비난 여론과 반대 여론은 급속도로 확장되어, 이제는 게임을 하지 않는 이들이나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도 강력하게 반대의 목소리를 더하고 있다. 정부의 ‘무리수’에 가까운 법안은 많은 이들과 각계각층에서 비난의 목소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그렇다고 해서 ‘아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추진 안 하겠습니다’라는 말은 하고 있지 않지만).

해외 유명 게임사를 운영하는 대표들도 이해가 가지 않는 과도한 규제, 그리고 이런 규제들이 수년 동안 계속되고 있는 것에 적극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정말로 신기하게도, 해외 게임사들의 대표들도 비판과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반면, 정작 게임을 중독물질로 규정한다는 심각한 규제법의 등장 앞에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국내 게임사들의 대표들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왜, 그들은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일까.



정부 여당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4대 중독법이 발표된 직후,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이하 K-IDEA, 옛 게임산업협회)를 중심으로 반대 서명 운동이 전개되는 등 이전보다는 활발한 수준의 반대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중이다. 최근까지 반대 서명 운동은 30만 명을 넘어서며 규제법에 대한 국민적인 반대 여론은 계속해서 번져가고 있는 추세다.

K-IDEA의 회원에 가입되어 있는 게임사들도 자사의 홈페이지에 반대 서명 운동 배너를 띄우는 등 반대 여론 조성에 힘을 싣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과연 이런 ‘모양새’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반대 서명의 숫자는 쌓여가고 있지만 정부와 여당은 4대 중독법 통과를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국무총리실은 최근 4대 중독법에 관해 관계부처를 단속하고 부정적인 여론을 단속하라는 지침이 내려갔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보다 강력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 점점 다가오고 있지만, 게임 산업을 이끌어가고 있는 ‘얼굴’들의 강경한 목소리는 여전히 감감 무소식이다.

반면, 해외 업체들의 대표들은 4대 중독법에 입을 모아 ‘넌센스’라며 강력하게 규탄하고 있다.

블리자드의 마이크 모하임은 강경하게 4대 중독법을 비판했다. 블리즈컨 2013에서 모하임 대표는 한국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국회의 4대 중독법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한국 기자들의 질문에 “한국은 게임회사를 운영하기에 세계적으로 가장 어려운 곳 가운데 하나”라며 “블리자드와 같은 해외 게임사는 한국에서 사업을 할 것인가 아닌가를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의 국내 회사들은 결정을 하고 싶어도 못 하는 것이 아닌가. 정부차원의 게임을 4대 중독법에 넣겠다는 결정에 게임사를 운영하는 회사의 대표로서 회의감이 든다”고 밝혔다.

△ 워게이밍넷의 빅터 키슬리 대표는 지스타에서 기자들에게 강한 어조로 국내 게임 산업에 대한 규제를 비판했다. 한국을 알리는 매개체로 유력하게 게임을 손꼽고 있었던 빅터 대표는, 해외에서 그렇게 인정을 받는 한국 게임이 왜 안방에서 홀대를 받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게임을 즐기는 것이 개인의 문제이지 정부와 국가가 나서서 그것을 규정할 수 없다는 개인적인 견해를 밝힌 그는, “게임의 중독 문제는 개인의 책임감을 문제로 타인이 강압적으로 막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이미 한국에는 게임 이용에 대한 보호자 관리 시스템이 있다. 또한 더욱 합리적이고 강력한 자율적인 보호안이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서 “무조건 못하게 악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개개인이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자유민주사회의 원칙을 무시하는 결정”이라고 힘주어 말하며, 한국 정부를 향해 “한국 정부는 선택을 내려야할 것 같다. 게임 산업을 지원을 하든가, 혹은 악의 축으로 규정을 짓고 아예 게임 산업을 몰아내든가”라며 한국 정부의 결정에 따라 단호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의지도 밝혔다.

또, 지스타 2013에서 한국 기자들과 인터뷰를 가진 워게이밍넷의 빅터 키슬리 대표는 “한국의 게임 규제는 전혀 스마트하지 않은 아이디어”라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발언을 쏟아냈다.

빅터 대표는 “게임이 중독성이 있기 때문에 규제를 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세상에 모든 중독성이 있는 것들은 규제를 해야 한다는 것인가. 초콜릿은 많은 이들이 좋아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많은 이들을 중독 시킨다고 해서 중독 규제를 하지는 않는다. 어린아이들도 알고 있는 이치”라며 “실용적 측면에서도 법안은 굉장히 비효율적이며, 온라인 게임의 발상지 중 하나가 바로 대한민국인데 상대적 우월성을 갖추고 있는 산업에 대해 제한을 거는 것은 정말 심각하게 어리석은 일”이라며 한국 정부를 비판했다.

세계에 대한민국을 알리는 것이 삼성과 김치뿐이 아닌, 전 세계에 뻗어 나가고 잇는 대한민국의 온라인 게임 브랜드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해외 유수의 개발자들과 게임사를 이끌고 있는 대표들은 여러 채널을 통해 게임 규제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들이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규제법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하는 이유는 극명하다. 첫 번째가 온라인 게임 시장으로써 한국 시장이 그만큼 가치가 있기 때문이며, 두 번째로 게임인 출신인 그들이 보기에도 민주주의 시장에서 있을 수 없는 규제를 하려 하기 때문이다. 워게이밍넷의 빅터 대표는 기자들과의 대담을 통해 “최근 한국과 비슷한 수준의 규제를 하는 국가는 아직까지 사회주의 색이 많이 묻어나고 있는 중국”이라며 “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를 갖춘 한국이 이런 규제를 하겠다는 것은 넌센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해외 게임 업체들이 국내 게임 시장에서 규제가 심해져 결국 게임 사업을 할 수 없게 되더라도 그것은 사실 ‘치명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물론 충성도가 높고 제품 구매 밀집도가 집약적으로 높은 블리자드나 라이엇게임즈 같은 게임사들에게는 분명 아쉬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게임사들인 만큼 다른 해결책을 모색하면 그만이다. 그들이 국내에서 펼쳐지는 규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는 다분히 계산적인 면도 있겠지만, 게임 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으로써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규제라는 것을 통감하고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게임사들은 어떤가. 모하임 블리자드 대표의 말처럼 블리자드는 선택이 가능하지만, 국내 게임사들에게는 선택이 불가능하다. 아무리 국내 게임사들이 과거와는 달리 해외 시장에서 다수의 수익을 벌어내고 있다고는 하지만 내수시장에서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다면 게임 시장을 존속시켜 나갈 수는 없다.

당연히, 4대 중독법과 일련의 규제들은 해외 게임사들보다 국내 게임사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치명적인 것이다.

하지만 강경한 발언은커녕 국내에서 게임 사업을 이끌고 있는 대표들의 4대 중독법에 대한 논평이나 이를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는 모습은 쉽게 찾아볼 수 없다.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메이저 게임사를 이끌고 있는 ‘아이콘’들은 예전과 같이 두문불출하고 있다.

주위 상황도 공신력을 지니고 업계와 시장의 여론에 더욱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이들의 리더십을 바라고 있다. 최근 지스타 2013에 e스포츠협회장 자격으로 참관을 한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규제와 국내 업계가 위축되고 있을수록 국내 대형 게임사가 앞장서 목소리를 내고,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 그래야 중소기업들이 우산 속에서 성장해 나갈 수 있다. 대형 게임사들이 맏형 같은 입장에서 업계를 이끌어 주기를 당부한다”고 말하며 국내 대형 게임사들의 행동을 촉구했다.

특히 그는 “게임 규제는 게임에 대한 편견과 오해, 청소년과 청년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일이다. 게임업계에서 열정과 의지를 모아 정면 돌파하고,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의식을 다한다면 미래의 성장동력 산업이자 킬러 콘텐츠 문화산업으로 당당하게 설 수 있을 것이다”는 생각을 밝혔다. 게임업체가 규제 등의 논리에 위축되지 말고, 대형업체를 중심으로 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바람을 전한 것이다.

△ K-IDEA의 남경필 협회장은 2013 게임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게임업체 대표들에게 “주눅들지 말고 게임 사업 계속 하시라, 잘 풀릴 것이다”라는 격려의 말을 전했다. 현직 정치인인 그는 새누리당의 당론에 맞서 게임업계의 반대 의견을 대변해 주고 있다. 하지만 정작 나서야 하는 이들은, 여전히 두문불출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4대 중독법을 대표 발의한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은 게임업계 대표들에게 공개 토론을 요청하며 해당 법안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리자고 공개적으로 제안하기도 했다. 신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중독예방치료법은 게임 산업에 대한 사망 선고다'라고 한 관련 협회의 선동을 즉각 중지해 달라"면서 "성장의 열매를 가장 많이 가져가는 게임의 선두 기업인 넥슨, 엔씨소프트, 네오위즈, NHN 등의 대표자들께서는 애꿎은 개발자와 이용자, 그리고 관련 협회의 실무자들만을 논쟁의 장으로 내몰며 방관만 하지 말고 직접 나와서 토론하자"고 말했다. 업계의 반대 서명과 더불어 네티즌들의 여론이 좋지 않게 흐르자 이를 역전시키기 위해 메이저 업체들에 공개 토론을 제의한 것이다. 하지만 신 의원의 ‘도전장’에 공식적으로 응하거나 다양한 채널을 통해 대응을 보인 게임사 대표는 아무도 없었다.

법안의 대표발의를 한 이가 ‘도발’을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응이 없자 일각에서는 메이저 게임사들의 대표가 여전히 ‘몸을 사리고 있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게임사 대표의 입장에서 공식적으로 반대를 하다 정부에 ‘찍히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정부의 규제 움직임에 메이저 게임사 대표가 직접 나서 반대 의사를 명확하게 한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현재 게임인재단 설립에 동분서주하고 있는 남궁훈 전 위메이드 대표가 그러했다. 그는 2013년 초 게임업체에 총매출의 5%를 징수하는 이른바 ‘손인춘법’의 대두에 개인 SNS를 통해 강력하게 반발하겠다는 뜻을 전했고, 다수의 게임업체 대표들이 이에 동조하며 강력한 반대 여론이 형성되는 등, 화제가 된 바 있었다. 그러나 이후 남궁 대표는 얼마 지나지 않아 위메이드 대표에서 사임하게 됐다. 후진 양성을 위한 재단 설립을 이유로 사임을 했다고는 하지만, 사임을 한 시기가 매우 미묘했고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던 사업이 많았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개인적으로 나서 정부 여당의 규제법에 반대 의사를 밝힌 것에 정부에 찍힌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사실 정부의 눈치를 보기 때문에 국내 업체의 대표들이 공식적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생각은 하기 싫은 것이 사실이다(또, 그에 대한 사실 여부도 확실하게 단언할 수 없기도 하다). 그러나 2013년 들어 새해 벽두부터 연말까지 거세게, 연속적으로 규제에 대한 이슈가 대두되고 있지만 업계에 힘을 실어 줘야 하는 ‘아이콘’들은 두문불출하고 있다는 것은 여러 망상들을 낳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게임업계의 목소리는 K-IDEA를 중심으로 대변되고 있다. 그것이 정론이긴 하다. 게임시장을 대표하고 있는 단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중적으로 계속해서 규제에 대한 이슈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협회를 전면에 내세우고 뒤에서 상황의 추이를 보고 관망하고 있는 모양새가 옳은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마치 “우리는 협회에 소속되어 있고 협회가 하자고 해서 했을 뿐”이라고 변명거리를 마련하고 있는 듯하다.

정부는 강하게 국내 게임 시장을 다양한 규제책으로 압박하고 있고, 게임인들을 분기탱천하게 만드는 법을 들이대고 있다. 그리고 반대 여론을 억누르기 위해 대표 발의를 한 의원이 국내 게임 산업을 대표하는 이들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답답함과 억울함에 게임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의 힘은 계속해서 빠져나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는 이들의 리더십을 기대하는 것이 어려운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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