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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국회 게임중독법 공청회, ‘귀 닫고 의견수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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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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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4-02-20 오전 7:34: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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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오전 게임업계 안팎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게임중독법’에 대한 법안 의견 수렴 공청회가 열렸다. 그러나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기존 취지가 무색한 진행으로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에 공청회를 통해 시민사회와 각 문화 단체들의 반대 여론이 적극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업계는 적잖이 실망을 하며 법안 상정 추이에 대한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특히 각종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민감한 사안인데다 법안의 국회 상정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열리는 공청회였던 만큼 투명하고 체계 잡힌 진행이 절실했지만, 업계의 여론 수렴은 물론 형식적인 공청회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데에 안팎으로 많은 아쉬운 반응이 나오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중독예방 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 이른바 게임중독법은 게임을 마약과 알코올, 도박과 함께 4대 중독물질로 규정하고 정부가 직접 중독과 예방 및 치료, 중독폐해 방지 완화를 해 나가겠다는 것이 법안의 주요 골자다. 게임을 다른 중독 물질과 같은 존재로 인식시킨다는 것에 지속적인 논란이 되어 왔다.
시민사회는 물론 각종 문화단체에서 반대의 여론에 직면하고 국회 내부에서도 논란이 많았던 만큼 법안 추진에 적극적인 새누리당 측에서 법안 상정 이전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렇게 이뤄졌던 것이 바로 지난 17일의 보건복지위원회 법사심사소위의 게임중독법 공청회였다.
각계각층의 전문가들과 국회 소속 의원들이 참석한 공청회에서는 해당 법안을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이 팽팽하게 맞서 첨예한 주장을 펼쳤다. 반대하는 이들은 게임 중독에 대한 국가 개입, 통합 중독 관리체계 도입 필요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주로 이뤄졌다.
 △ 게임중독법에 대한 공청회가 진행된 가운데, 여전히 논란이 일고 있는 법안에 대한 찬반 여론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종현 국민대 법과대학 교수는 "간섭의 대상이 되는 자들에게 국가의 간섭이 결과적으로 이로울지라도 간섭 자체가 가지는 본질적인 규제적 성격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국가의 간섭인 이상 어떠한 경우에도 개인의 자유 영역에 침범하는 국가의 개입은 필요최소한에 그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학과 교수는 "게임의 과도한 과몰입 및 중독 실태에 대한 해결책은 현행법과 제도로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면서 "게임중독의 원인을 모두 게임에 돌리고 그 현상을 과도하게 부풀려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이법을 무리하게 추진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해당 법안이 통과되고 발효가 된다면 문화콘텐츠 산업 피해가 막대하게 벌어진다는 점,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규제개혁의 국정과제와 정면 배치되는 점 등을 근거로 들으며 해당 법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에 비해 새누리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하는 게임중독법 입법 찬성 패널 측은 온라인 게임과 알코올, 약물 등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는 최소한의 안전망을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해국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모든 논란을 떠나 알코올, 약물, 도박 등을 과도하게 사용해 발생하는 문제가 크고 심각하다"며 "문제에 심각성에 비해 이러한 문제들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예방과 치료에 대한 관련 법제도는 너무도 빈약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 교수는 "이 법은 온라인 게임, 인터넷 또는 포르노 같은 미디어콘텐츠를 과도하게 반복적으로 이용해 일상생활 기능이 떨어질 경우 이를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서비스 체계를 갖추려고 법안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전히 찬성과 반대 입장이 명확하게 갈리고 있는 가운데, 그러나 두 번째로 진행된 게임중독법 관련 공청회임에도 불구하고 졸속으로 진행, 운영된 통에 정부 여당 측이 밝힌 당초 취지인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위한 과정’이 되지 못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서른 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작은 회의실에서 시작된 공청회는 시작 30여 분간의 전문가들의 진술을 시작으로 공개로 진행됐지만 전문가들의 발표가 끝나자 일방적으로 비공개로 전환되어 여야 의원 8명과 로펌 변호사, 법대 교수, 예술학과 교수, 정신과 교수 등 전문가 4명, 그리고 일부 관계자만이 참여한 채 진행됐다. 공개회의에선 진술인 4명의 찬반 의견만 들을 수 있었을 뿐, 법안 상정의 ‘키’를 쥐고 있는 의원들의 입장 표명과 의견 등은 들을 수 없었다.
이에 업계는 국회가 과연 각계각층의 의견을 들을 마음이 있는 건지 의심스럽다며 다시 한 번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게임중독법은 지난해 4월 국회 복지위원회 법안소위에 상정됐으나 사회적 합의가 좀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심사가 보류된 바 있다. 이에 새누리당은 10월 말엔 '4대 중독법' 관련 첫 번째 공청회가 열렸지만 게임업계의 반발 속에 의견 수렴은커녕 편파적인 공청회라는 비판만 받은 바 있었다. ‘문제적 법안’의 공청회가 된 만큼 방청객만 200명 넘게 몰릴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지만, 이렇다 할 의견 수렴이나 체계적인 진행이 이루어지지 못한 채 흐지부지 막을 내려 ‘구색 갖추기’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 공청회를 진행하기는 했지만 당초 기대와는 달리 이번 공청회 또한 ‘귀를 닫은’졸속 진행 공청회가 됨에 따라 업계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공청회 또한 지난 공청회의 전철을 밟는 모습을 보이면서 업계와 게임중독법과 관련된 관계자들의 여론은 다시 한 번 싸늘히 식고 있다. 이번 공청회는 개최일을 불과 사흘 앞둔 지난 14일 보건복지위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되고 패널 섭외도 갑작스럽게 이루어지는 등 시작 전부터 졸속 개최라는 비난을 받아 왔다.
게임 중독법에 반대하는 한 패널은 “공청회를 닷새 남겨두고 공청회 참석 요청을 받았다”며 “ 일반적으로는 공청회 개최 2~3주 전에 패널들에게 참여 의사를 묻는 것이 정석”이라며 체계적인 자료 준비에 시간을 할애할 수 없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해당 공청회에 “전형적인 국회의 ‘귀 닫은 공청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국회법상 법안 상정을 하려면 공청회를 최소 한 번은 거쳐야 하는 것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진행했다는 인상이 강했다. 반대 측 의견을 받아들이려는 자세는 보이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보건복지위 법안소위 관계자는 “전체회의 일정상 시간이 촉박해 법안소위 차원의 공청회를 연 것”이라고 해명하는 데 급급한 상황이다.
졸속 논란이 일어날 정도로 급하게 공청회를 진행하는 등 게임중독법에 대한 논란을 뒤로하고 입법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모양새지만, 입법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이고 있다. 게임중독법을 둘러싼 여야 간의 입장차가 크고 정부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도 시급한 민생처리 법안이 산적해 있는 만큼 2월 국회에서는 상정하지 말고 공청회만 진행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 여론을 수렴하겠다며 시행된 공청회가 사실상 졸속으로 치러지며 ‘귀 닫은 공청회’가 된 가운데, 2014년 한 해 최대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보이고 있는 게임중독법안 상정 과정이 한 해 게임 시장의 지속적인 화두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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