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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NDC2018] KAIST 이병주 교수, "이제 新 사이버네틱스"

작성자 :	등록일 : 2018-04-27 오전 8:55:49

"인간도 기계적 성분으로 보는 사이버네틱스(Cybernetics)는 과거의 유물이 되어버렸지만, 이제 新 사이버네틱스 시대가 오고 있다"

넥슨은 4월 24일부터 26일까지 성남 판교 넥슨 사옥 및 인근 강연장에서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exon Developers Conference, 이하 NDC)'를 진행한다. 26일 넥슨 사옥 지하 1층 발표장에서 KAIST 이병주 문화기술대학원 교수가 '게이머랩(GamerLab): 프로게이머 훈련 프로젝트'에 대해 강연했다.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을 연구하고 있는 KAIST 문화기술대학원의 'Interactive Media Lab'의 소개로 강연이 시작됐다. Interactive Media Lab은 특수 상호작용 기법, 입력장치 최적화, 사용자 성능 측정, 게임 난이도 최적 설계 등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병주 교수는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은 뇌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하는 것이다. '스타크래프트'와 바둑의 차이는 몸의 움직임이 승패에 영향을 끼치는지 여부"라며 "알파고는 바둑돌을 내려놓는 행위가 승패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고려하지 않아도 됐지만 '스타크래프트'는 게이머의 인지, 조작, 컨트롤이 승패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게이머랩은 게이머와 시스템의 성능을 측정하고, 그 성능을 향상시키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성능 향상을 위해서는 문제를 파악하고 그 문제의 메커니즘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게이머랩은 우선 성능을 측정하고, 그 데이터를 연구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KAIST는 핀란드의 Aalto 대학과 게임 디자인, 인지심리학, 전산학 분야에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병주 교수는 "게이머랩이 e스포츠는 이미 대중적이고 중요한 스포츠로 부상했지만, 최상위권의 프로게이머가 어떻게 훈련하는지에 대한 연구나 자료가 거의 없다는 것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e스포츠에서는 신체 능력뿐 아니라 '감각 운동', '인지 성능' 역시 중요하기 때문에 기존 스포츠의 훈련 방법을 적용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며 "e스포츠는 인지 능력과 신체 능력의 조화가 이루어져야 하는 고난이도 스포츠지만 기존에는 인지적 측면에만 관심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게이머랩은 e스포츠 분야에서 선수의 능력과 관련된 공학 기술 및 성능 측정의 과학적 토대를 마련하려고 한다. 실제 프로게이머의 훈련에 관여하고, 이에 관한 장기적인 연구를 통해 최고의 연습 방법이나 모범 사례를 찾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병주 교수는 성능 측정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무빙 타겟 셀렉션 테스트(에임을 맞추는 것)' 실험을 진행했다. '무빙 타겟 셀렉션 테스트'는 ▲내부시계 정밀도(감각적으로 시간을 쟀을 때의 정확도, Csigma) ▲에이밍 정확도 ▲시각정보 효율 ▲시각정보 한계를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평소 FPS를 즐기고 잘 하는 사람(게이머) 10명과 단 한번도 FPS를 해본 적 없는 사람(일반인) 10명을 대상으로 움직이는 타겟과 멈춰있는 타겟을 클릭하는 실험 결과에 따르면 일반인이 게이머보다 속도는 느리지만, 더 안전하게 누르려는 경향을 보였고, 게이머보다 클릭 실패율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이병준 교수는 '실패율'보다 정확한 지표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새로운 3가지의 지표를 만들었다.

먼저 설명한 것은 Cmu 값이었다. Cmu는 타겟의 어디를 맞추려고 했는지에 대한 정보로 중앙을 맞추려고 했을 때 나오는 수치는 0.5다. Cmu값은 게이머가 일반인에 비해 높았다. 게이머가 일반인보다 효율적으로 움직여 원의 중앙에 가깝게 클릭한 것이다.

다른 지표는 Delta 값이다. Delta는 매번 다르게 주어지는 타이밍을 얼마나 빠르게 파악하는지에 대한 지표다. Delta는 게이머가 일반인에 비해 2배 가량 높았다. 움직이는 타겟도 게이머가 일반인보다 빠르게 클릭하려는 경향을 보였고, 그 대신 실패율이 높았다.

마지막 지표는 Csigma다. 게임을 할 때 어느 정도 예측을 통해 플레이한다는 것으로, 게이머의 시간 감각의 정확도를 측정할 수 있다. Csigma는 Delta와 비슷하게 게이머가 일반인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이병준 교수는 이 실험을 통해 "FPS에서 적에게 사격을 해서 맞출 때 ▲내가 위험한 상황이지만 성공 ▲내가 안전한 상황에서 성공 ▲내가 위험한 상황에서 실패 ▲내가 안전한 상황이지만 실패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이 때 게임을 하는 사람을 인지 모델에 근거해 심리 상태를 측정할 수 있다"며 "게이머의 심리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어서 이 기술이 게임 중계에 활용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이머랩은 '무빙 타겟 셀렉션 테스트'를 통해 게이머의 성능을 측정하는 것뿐 아니라 시스템의 성능도 측정한다. 게이머랩은 키보드와 마우스의 입력지연시간을 측정하는 시스템, 각종 버튼에 가해지는 압력을 측정하는 장치, 다른 사람의 플레이를 통해 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 봇, 실시간 마우스 가속 함수 최적화를 개발했다.

이병주 교수는 "키보드를 누를 때 어느 지점에서 입력이 이루어 지는지를 '입력감지점'이라고 하는데, '입력 감지점'이 게임 플레이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게이머랩에서 개발한 Impact Activation 기법을 사용하면 키보드 입력 시간 정밀도가 94%, 터치스크린 입력 정밀도가 37% 향상됐다"고 밝혔다.

또한, "마우스를 1㎝ 움직였을 때 커서가 얼마나 움직였는지를 의미하는 '마우스 가속함수'가 프로게이머와 숙련된 게이머에게 민감하다"며 "그동안 운영체제 개발자가 여러 해에 걸쳐 마우스 가속 함수를 조금씩 수정해왔는데, 게이머랩에서 개발한 'AutoGain'은 사람의 신체 정보를 확인해 30분이면 실시간으로 최적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군대에서 성능 좋은 대공포를 이용해 적 비행기를 사격했는데 맞추지 못해 알아보니 사람이 걸림돌이 돼 시스템 성능이 저하된 것을 두고 인간도 기계적 성분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이 '사이버네틱스'"라며 "인간을 컴퓨터라고 생각해 '사이버네틱스'가 유물이 되어버렸지만, 인간에게 있는 신체 능력을 연구해 신 사이버네틱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연을 마무리했다.

겜툰 변인호 기자(araysian@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