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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NDC 2021] 넥슨코리아 이봄 기획자, “유저가 뭘 말하고 싶은지 생각”
작성자 : 등록일 : 2021-06-14 오전 10:17:20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exon Developers Conference, NDC) 3일 차인 6월 11일, 넥슨코리아 신규개발본부 이봄 기획자는 ‘제한된 선택지로 유저가 주인공이 되는 시나리오 만들기 – TRPG 시나리오의 구성 방식을 기반으로’에 대해 강연을 진행했다.

강연을 시작하며 이봄 기획자는 다른 매체 대비 게임 시나리오가 가진 특성에 대해 ‘게임은 직접 오브젝트를 조작하고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매체’라고 정의했다. 따라서 게임 시나리오 작법은 게임 시나리오만의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게 이봄 기획자 제안이다.



이봄 기획자에 따르면 게임 시나리오란 유저 선택을 통해 생성되는 스토리 집합이다. 이 강점을 살리기 위해선 유저 선택이 반영되는 시나리오를 만들어야 한다. 이봄 기획자는 이것을 ‘유저가 주인공이 되는 시나리오’라고 정의했다. 단, 유저 선택을 반영하되 ‘의미 있게’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택이 시나리오에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오면 유저는 게임에 더 강하게 몰입한다는 것이다.



이봄 기획자는 게임 시나리오를 구분하는 데 두 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시나리오가 완결성과 자유도 중 어느 쪽을 중시하는가’, ‘유저가 주인공 입장이 되는가 아니면 극 흐름을 관전하는가’다. 강연에 따르면 자유도를 중시하는 시나리오는 완성도가 떨어지거나 개발비용이 많이 들며, 유저에게 자유도를 부여할수록(유의미한 선택 기회를 많이 줄수록) 시나리오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어렵다.



개발 환경 한계상 완성도를 유지하면서 유저에게 유의미한 선택 기회를 많이 주는 시나리오는 쉽게 만들 수 없다. 이봄 기획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TRPG를 연구했다. TRPG란 컴퓨터가 아닌 참가자 간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진행되는 RPG다. 정해진 선택지가 없어 유저 개입이 매우 자유롭다. 이봄 기획자는 “이런 점에서 TRPG는 유저의 자유도와 시나리오 완성도 사이의 관계를 연구하기에 매우 좋은 매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봄 기획자가 연구한 TRPG 규칙은 ‘더블 크로스’다. 완성된 시나리오를 제공하는 규칙이라 유저 자유도와 시나리오 완성도 사이 균형을 잡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분석에 따르면, ‘더블 크로스’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균형을 잡는다.

우선 캐릭터 생성 시 캐릭터가 수행해야 하는 목표(역할)와 캐릭터에 대한 배경 설정(표현)을 정하게 한다. 이를 통해 캐릭터를 ‘역할’과 ‘표현’으로 나누고 역할을 중심으로 메인 플롯을, 표현을 중심으로 서브 플롯을 작성한다. 그 뒤 GM(Game Master)이 유저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메인 플롯과 서브 플롯을 엮어낸다. 같은 역할을 수행하더라도 캐릭터 표현에 따라 다른 서술과 연출이 가능하며, 시나리오 완성도를 유지하면서도 플레이어 자유도를 보장한다.

이봄 기획자는 이 기법을 컴퓨터 게임에 적용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TRPG식 커뮤니케이션을 컴퓨터로 재현하려면 다양한 경우의 수에 대응할 수 있는 방대한 데이터가 필요하고, 이는 개발 비용 증가를 불러와 현실적인 개발 환경에서는 실현하기 힘들다.



이봄 기획자는 “피드백의 질을 높이는 방법으로 이 문제를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유저가 유의미한 변화를 느낄 수 있는 피드백만 제공한다면 데이터가 적어도 유저에게 큰 만족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봄 기획자는 이를 검증하기 위해 직접 시험용 게임을 만들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목표는 ‘어떤 피드백에서 유저들이 가장 큰 만족감을 얻는가’였다.

조사 결과 유저들은 캐릭터 외형 외에 트라우마, 꿈, 좋아하는 것 등 다양한 서사적인 요소를 직접 선택할 때 만족감을 느꼈다. 선택을 결정할 때는 생각할 여지가 있지만 즉각적인 피드백이 있는 경우를 선호했다.



결론적으로 이봄 기획자는 ‘유저가 주인공이 되는 시나리오’를 만들기 위해 유저가 캐릭터를 제작할 때 공감할 수 있는 표현요소를 제공하고, 유저가 생각해 볼 여지가 있는 선택지를 제시하되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봄 기획자는 강연을 마치며 “그동안 시나리오 라이터로서 유저들에게 무엇을 말할지는 계속 고민해왔지만, 유저가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지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좋은 게임 시나리오란 유저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유저가 듣고 싶은 말을 들을 수 있는 ‘대리 창구’가 될 준비를 갖춘 시나리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겜툰 박현규 수습기자 gamtoon@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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