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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비버 2024] 페이크북 개발팀 반지하게임즈, “일단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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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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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4-11-29 오후 3:41: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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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하게임즈 차필근 개발 대표
스마일게이트 퓨처랩 재단이 주관하는 인디 게임 전시회 '버닝비버 2024'가 11월 29일부터 12월 1일까지 사흘간 진행되는 가운데, 포인트 앤 클릭 추리·서스펜스 게임 '페이크북'을 개발한 반지하게임즈를 현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
2024년 11월 1일 정식 출시된 '페이크북'은 인터넷 마녀사냥으로 인해 세상을 떠난 가족의 복수를 위해 주인공이 직접 '사이버 렉카(부정적이고 자극적인 이슈만을 팩트체크 없이 콘텐츠화 해 이슈몰이를 하는 이들을 일컫는 말)' 활동을 하며 사건을 파헤치는 내용을 담은 게임이다.
오늘날 사회 문제로 대두된 SNS 관련 논란과 각종 사회 이슈가 소재로 활용되며 유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으며, SNS 사이트를 그대로 게임 화면으로 옮긴 듯한 독특한 컨셉과 소재를 통해 인터넷 개인 방송인들이 플레이하며 유명세를 얻기도 한 작품이다.
이하는 반지하 게임즈 차필근 개발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Q. 팀과 게임 소개를 부탁드린다.
A.
차필근 개발 대표: 저희는 인디 게임 개발 팀인 '반지하게임즈'다. 이번에 개발한 '페이크북'은 SNS를 꼭 닮은 UI로 구현된 게임 화면에서 여러 계정을 탐색하며 단서를 모으고 게시글을 올려 팔로워를 모으는 추리 게임이다.
'페이크북' 버닝비버 2024 부스 이미지
Q. SNS와 사이버 렉카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는데, 그런 소재를 선정하게 된 이유가 있나?
A.
차필근 개발 대표: SNS라는 건 사회적인 이슈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의 삶에 이미 녹아들어있는 요소다. 이 SNS 속에서 무언가를 탐색하는 재미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기획안 자체는 작성된지 꽤 됐는데, SNS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계정과 각종 텍스트, 이미지를 모두 창작하는게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보류되어있던 기획이었는데, AI를 활용해 수천개의 이미지와 텍스트를 감당할 수 있게 되며 기존에 어려웠던 부분들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동시에 SNS라는 소재를 다루는 만큼, 현재 사회에서 문제시되거나 혹은 유저분들에게 메세지를 전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그런 요소들을 최대한 게임에 담아 보자는 생각으로 해당 소재를 선택했다.
Q. 현실 속 이슈를 패러디한 콘텐츠들이 있는데, 이와 관련해 개발 과정 중에 특기할만한 일화가 있다면?
A.
차필근 개발 대표: 기존 저희 팀원분들 중에는 SNS를 진지하게 하시는 분들이 거의 없었다. 그러다가 '페이크북' 개발을 위해 열심히 SNS 활동을 하게 됐는데, 이 과정에서 저희가 몰랐던 계정들, 미처 알지 못했던 감성들을 많이 발견한 점이 꽤 재밌는 포인트로 다가왔다. 또한 SNS를 통해 저희의 삶과 너무나 다른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됐다. 살아가는 세상이 이렇게까지 다르구나, 혹은 이 정도로 심연에 가까운 이야기들이 있구나 하는 심정으로 눈물을 흘린 날도 있었다.
저희가 '페이크북'을 개발할 때 지나치게 자극적인 소재를 활용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해 주신 분들도 계셨는데, 사실 저희는 실제 SNS 속에서 이뤄지는 일들을 순화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개발 중 매일마다 느낀 점은, 아무리 순화하려 노력하더라도 현실 속 SNS에서 너무나 말도 안되고 자극적인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난다는 사실이었다. 게임보다 현실이 더 자극적인 부분이 많았다는 점이 조금 씁쓸하게 느껴졌다.
Q. 게임이 자극적인 소재를 다뤄서 구매를 꺼리는 유저들도 있는데, 이런 유저들에게 게임을 권해본다면?
A.
차필근 개발 대표: 요즘에는 사람마다 자신만의 유튜브 알고리즘을 가진 시대가 아닌가. 같은 콘텐츠를 보더라도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이 제각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분들은 저희 게임을 플레이 해 보고 "왜 이렇게 자극적인 것들만 가져왔지?" 싶으실수도 있고, 또 다른 분들은 "SNS의 순한 부분만 가져왔네?" 싶으실 수도 있다.
어떤 분들은 저희 게임을 겉으로 봤을 때는 매우 자극적으로 느껴지실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매번 이용하시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이 훨씬 자극적일 것이다. 저희는 많은 부분들을 순화해서 가져왔기 때문이다. 저희가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며 1924명의 후원자 분들께 꾸준히 피드백을 받으며 다양한 표현을 순화하고 지나치게 불편한 소재는 최소화 하려고 노력했다.
그래도 역시 사람마다 느끼는 부분이 다를 수 있을 터인데, 소재가 독특해서인지 몰라도 인터넷 개인 방송인 분들이 저희 게임을 많이 플레이해주셨다. 일단 방송인 분들이 플레이 한 영상을 먼저 시청한 뒤 추리 요소가 재미있게 느껴지신 분들은 한번 쯤 구매를 고려해 보시면 좋을 것 같다. 그럼에도 '페이크북'이 취향에 맞지 않는다면, 저희의 다음 신작을 기대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Q. 개발 중 AI를 활용했다고 했는데, 개발 중 AI 활용이 어떤 부분이 좋았고 어떤 부분에서 주의해야 했는지 노하우를 공유한다면?
A.
차필근 개발 대표: 저희는 AI를 사용해서 일이 편리해졌다기 보다는 오히려 일이 늘어난 케이스다. 앞서 말씀드렸듯 AI가 있었기에 진행할 수 있던 프로젝트였기 때문이다. 저희는 개발 과정에서 SNS를 계속 도구로 활용했는데, 주로 사람 손으로는 불가능 하지만 AI 도움을 받으면 구현할 수 있는 부분에 AI를 활용했다. 앞으로도 이런 기획안이나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데 AI를 주로 활용할 것 같다.
주의해야 할 부분도 너무 많았다. 저희는 이미지 같은 창작물 측면에 주로 주의를 기울였으며, 단순히 지나가는 소품 같은 계정에만 AI를 활용하고 중요한 캐릭터, 혹은 어떠한 메세지를 담고 있는 캐릭터는 작가들이 직접 작성하거나 검수를 거쳐 창작했다.
한편 AI 발전이 너무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발 과정 중에도 AI가 꾸준히 발전하며 '아 이 AI가 개발 초기에도 있었다면 그 부분을 더 강화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느껴질 때가 있었다. 게임 개발애 AI를 활영하고자 한다면, '현 시점의 AI'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할지를 고민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Q. 이번 버닝비버 행사 컨셉은 음식인데, '페이크북'을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A.
차필근 개발 대표: '페이크북'은 '굉장히 익숙한 맛의 음식'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예컨대 매운 음식이 땡길 때는 새로운 매운 음식을 찾아 나서는 게 아니라 불닭볶음면 같은 '익숙한 매운맛'을 찾을 때가 많지 않나. '페이크북'이 딱 그런 느낌이다. '페이크북'의 게임 화면은 저희가 매일 스마트폰 속에서 보던 화면인데 그 안에서 추리의 맛을 찾고 새로운 계정들을 탐험하는 재미를 느끼게 된다. 익숙한데도 그냥 계속 찾게 되고, 무의식적으로도 생각하게 되면서도 또 매우 맛있는, 그런 음식이지 않을까.
Q. 기존에 SNS를 컨셉으로 한 추리 게임이 없던 것은 아닌데, '페이크북'만의 차별 요소가 있다면?
A.
차필근 개발 대표: '방대함'이 아닐까 한다. '페이크북' 속에는 굉장히 많은 계정들이 있고, 그 계정들이 전부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현실에서도 SNS를 이용하면 그런 경험이 있지 않나. 어떤 사람에게 관심이 생겨서 이 사람을 찾아봤는데 알고보니 그 사람이 누군가의 사촌이고, 또 누구의 선후배이고, 그런 것 처럼 '페이크북' 속 계정들도 스토리를 풀고 미션을 해결할수록 서로 얽혀있는 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런 것들이 저희 게임의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
Q. 반지하게임즈는 국내 인디 개발 팀 중에도 베테랑으로 여겨지는 팀인데, 대한민국에서 인디 개발자로 살아오며 생긴 경험담이나 노하우를 공유해준다면?
A.
차필근 개발 대표: 저희가 감히 그런 칭호를 받아도 되나 잘 모르겠다(웃음). 저희는 그저 하고 싶은 게임, 만들고 싶은 게임을 꾸준히 만들어왔다.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소재를 찾아가며 여러 게임을 만들다 보니 시간이 이렇게 흘러가 있었다. 어떠한 노하우가 있다기 보다는 '우선 게임을 재미있게 만드는 것' 자체가 노하우라면 노하우가 아닐까.
Q.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차필근 개발 대표: 유저분들께는 항상 감사한 마음 뿐이다. 저희는 그냥 게임 만드는 걸 재미있어 하는 사람들이 모인 회사다. 저희가 죽지 않고 게임을 계속 개발할 수 있도록 해주신 분들께 항상 감사하면서 살고 있다. 이번에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할 때도 저희 생각보다 너무나 빠르게 목표액을 달성했고, 스팀에서도 반응이 너무나 좋아서 감사할 따름이다.
항상 부족함을 느끼고, 게임을 출시한 뒤에는 '이 부분을 더 고민했어야 했는데', '이런 부분을 더 신경 썼어야 했는데' 하며 후회하곤 한다. 다행히 매번 유저 분들이 좋은 피드백을 주시는 만큼, 그저 유저분들 목소리를 들으며 앞으로도 계속 재미있는 게임을 반들고 싶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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