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FPS팬들은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생겼다. 어림잡아 10개 정도의 FPS게임이 그야말로 ‘쏟아져’나오기 때문이다. 과거 MMORPG와 스포츠 캐주얼 게임이 차례대로 국내 게임업계를 주도했다면, 이제는 FPS게임이 그 주도권을 잡고 업계를 좌지우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서슴잆이 나올 정도로 그 강세는 ‘태풍’이 되었다.
이미 23만이라는 접속자 숫자를 기록하고 있는 FPS 1위이자 업계 최상위권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서든어택이 건재하고, 네오위즈가 후속작 크로스파이어와 A.V.A를 준비하고 있고, NHN의 울프팀, 한빛소프트의 테이크다운, 프리챌게임의 투워, 앤트리브의 블랙샷 등이 클로즈베타를 진행 중에 있다.
△ 육중한 전사들이 왔다!
여기에 얼마 전 서든어택을 보유하고 있는 CJ인터넷이 ‘7년 전쟁’이라는 FPS게임을 하나 더 발표하면서 대혼전이 되었다. 7년 전쟁은 서든어택이 이 게임의 프로토타입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또 하나의 기대게임으로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주목받고 있는 게임은 효성CTX의 첫 번째 게임이자 FPS게임인 랜드매스이다.
기존의 밀리터리 FPS의 요소뿐만 아니라 메카닉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전투 보조 장비를 착용한 캐릭터로 색다른 게임을 선보여 주겠다는 출사표를 던진 랜드매스. 지난 3월 30일 프리오픈베타를 시작으로 그 본격적인 2007년의 행보를 시작했다.
첫 번째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최강자들이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는 FPS시장에 도전을 한 랜드매스를 살펴보자.
랜드매스의 기본 콘셉트는 인간이 모래츠(MO-RATS)라는 전투보조 장비를 착용하고 전투를 펼친다는 것이다. 랜드매스의 메카닉적인 요소는 이 모래츠에서부터 시작하며, 때문에 게임의 인터페이스는 인간이 보는 시점이 아닌, 기계적인 무언가를 통해서 화면을 보는 것으로 귀결되어 있다.
때문에 랜드매스의 개발진은 게임의 가장 중심적인 특징인 메카닉이라는 요소를 부각시키기 위해 많은 곳에 신경을 써 놓고 있다.
△ 역시 이 게임의 중심에는 모래츠가 있다
게임에서 유저들은 게임을 시작하고 전장에 투입되지 마자 이 느낌을 바로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플레이어가 움직일 때 마다 덜컹거리는 소리, 시점의 미세하게 흔들리는 움직임 등은 캐릭터가 뭔가를 타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하기에 충분하다. 장갑차를 타고 HUD(Head Up Display)를 통해 전방을 보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또한 Shift버튼으로 발동되는 부스터는 다른 밀리터리 FPS게임들과는 차별화되는 요소다. 부스터는 게임 내에서 상당한 속도감을 가미해 주고 있고 빠르게 게임 전개를 시켜 주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 부스터는 게임의 몰입도를 더욱 높여주는 여러 요소들을 가미하고 있다. 먼저 부스터 게이지가 다 떨어진다고 해도 속도가 한 번에 급격히 떨어져서 활용도가 극히 적어지는 단점이 없기 때문에 범용성이 넓으며, 그렇다고 해서 부스터 사용 도중에 시야를 돌리면서 무기를 사용할 수는 없기 때문에 밸런스에 대한 어느 정도의 조정도 있다.
△ 토끼게임이 되지 않은 것은 정말 천만다행
물론 부스터 사용 도중 무기를 사용할 수는 있다. 그렇지만 시야를 돌리면서 자유자재로 무기를 사용하게 된다면 육중한 메카닉 게임이라기보다는 기계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꼴사나운 토끼게임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한 면에서 개발진의 이런 미세한 밸런스 조정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스나이퍼를 조작할 때의 느낌이다. 일반 밀리터리 FPS들보다 스나이퍼 시스템이 상당히 훌륭하다.
일단 국내 FPS게임들은 마치 슈팅게임처럼 무반동, 무반응 스나이핑을 도입했었다. 물론 화끈하고 상대를 제압하는 느낌은 있지만, 리얼리티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떨치기 어렵다. 랜드매스의 스나이핑은 호흡과 미세한 손떨림으로 인해 그 특유의 아슬아슬함을 표현하고 있다. 스나이핑을 할 때도 시점이 기계적인 느낌을 물씬 풍기고 있기 때문에 역시 게임의 장점을 살려내고 있다.
△ 스나이퍼들의 아슬아슬함을 느껴보라!
랜드매스는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물론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것만큼의 그래픽 퀄리티는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룰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서든어택이나 스페셜 포스보다는 그래픽 효과는 좋다.
그런데 앞서 언급했던 메카닉적인 요소 덕분에 인터페이스가 여러모로 너무 답답한 느낌이다.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것은 좋지만, 불편함을 불러내는 건 좋지 않은 일이다.
먼저 HUD부터 눈에 거슬리고 있다. 일단 여러 디자인적인 요소 덕분에 시야가 탁 틔여있지 못하고 이리저리 가려져 있는 느낌이다. 양 사이드는 물론 위쪽 등이 가려져 FPS에서 가장 중요한 시선처리가 그리 원활하지 못하다.
△ 이렇게 해 놓고 게임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듯
아이러니한 것은 F12를 눌러서 이 HUD를 없앨 수 있다는 점이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이것을 만들고 디자인한 제작진 역시 HUD의 부조리함을 알고 있다는 말이 된다.
기본적인 게임 인터페이스도 전체적으로 갑갑한 느낌이다. 로비에 왠지 휑한 듯한 인터페이스부터 시작해서 게임 전반적으로 필요한 것을 확실히 유저에게 전달해 주거나 부각시켜 주지 못하고 조잡하게 이리저리 붙어있는 느낌이다. 게임 내내 계속해서 눈길이 가는 유저 인터페이스는 반드시 수정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필자 본인만 느낀 아쉬움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 단점이 한 가지 더 있다. 그것은 바로 랜드매스에 등장하는 무기들이다. 육중한 기계 중갑옷을 입고 싸우는 랜드매스의 세계를 생각하면 퀘이크에서 나왔던 것 처럼 미래의 중화기들이 등장하여 박력있는 전투를 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들 것이다.
△ 개틀링까지는 이해가 가지만……
그런데 랜드매스의 세계관이 어떻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문명들은 모두 발달한 것 같은데 무기는 전혀 발전을 하지 않았다. 마치 건담이 빔 라이플이 아니라 콩알탄을 들고 싸우는 듯한 느낌을 받은 것은 필자뿐이었을까. 랜드매스는 엄밀히 말하면 로봇과 로봇이 싸우는 환경이기 때문에 M16같은 무기로 상대를 없앤다는 설정은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어이가 없게 보인다. 전투 스케일을 더욱 크게 하기 위해서라도 무기의 변경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필자가 랜드매스를 하면서 게임의 가장 큰 부조리화를 꼽자면 앞서 언급했던 무기에 대한 것이다. 이 때문에 랜드매스가 FPS팬들에게는 ‘서든어택에서 스킨만 바뀐 FPS’라는 오명아닌 오명을 뒤집어 쓰고 있다. 솔직히 그 생각에 이론을 달 여지는 딱히 없어 보인다.
언리얼 엔진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확 달라진 그래픽 효과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도 아쉽다. 세밀한 부분에서 디테일한 그래픽 표현도 아쉽고, 때문에 리얼리티를 느끼고자 하는 유저들에게 실망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전체적으로 아직 설익은 느낌을 많이 받은 것이 현재 랜드매스의 상태다. 아직 베타테스트 중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유저들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상황의 테스트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완성도를 끌어올린 뒤에 등장했어도 늦은 것은 아니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물론 밸런스적인 면에서는 아직 평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게임의 틀이 완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이럴 때 유저들이 랜드매스를 외면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조금만 시간을 끌다가 유저들에게 실망만을 안겨 준다면 쏟아져 나오는 타 FPS게임들에게 유저들의 눈길을 빼앗길 수가 있다.
게임소개
A.V.A고수
매운양파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