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란 현실에 안주하면서 살아가는 동물이다. 원천적으로 변화나 변신을 싫어하는 체질이다. 현재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환경이나 생활에 큰 불편이나 문제가 없다면, 그야말로 ‘먹고 살만한 수준’이라면 굳이 현재의 틀을 깨지 않고 살아가기를 원한다. 섣불리 변화를 했다가 그나마 완성되어져 있는 틀이 망가지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로, 변화와 변신은 끊임없이 요구되는 것이 사실이다. 인생의 굴곡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타의에 의해서, 혹은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 과감하게 현재의 틀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가는 것이 중요한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다.
온라인 게임업계에서 대규모로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포털들도 마찬가지이다. 하나의 틀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변화를 해야만 한다. 각 포털에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원톱 게임들이 내고 있는 인기와 수익, 매출로는 발전이 없는 것이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변화를 해야 하는 것이야말로 무한경쟁 시대에 들어선 최근의 국내 온라인 게임업계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 엠게임의 차기 주력작으로 꼽히는 아르고, 1차 클로즈베타테스트 시작!
그렇다면 게임포털들의 변화는 어떤 것들로 모색을 할 수 있을까. 어찌 보면 간단하면서도 어찌 보면 어려운 게임포털들의 변화는, 바로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신작 게임들을 개발하고 꾸준히 시장에 서비스를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국내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는 대형 게임포털들은 각자의 색을 갖추고 있다. 캐주얼 게임에 강한 넥슨닷컴, FPS게임 명가를 자처하고 있는 피망, 웹보드 게임에 많은 인기를 끌고 있으며 최근 그 인기를 블록버스터 온라인 게임들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한게임 등, 각자가 갖추고 있는 색은 확연히 다른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엠게임은 어떨까. 온라인 게임포털의 선두주자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한 엠게임의 메인은 ‘열혈강호’라고 할 수 있었으며, 엠게임은 ‘영웅 온라인’, ‘열혈강호’, ‘귀혼’, ‘풍림화산’등으로 무협 온라인 게임 색에 강한 게임포털로 인지가 되고 있다. 그러나 열혈강호 이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지 못한 것이 사실. 때문에 2009년 들어 엠게임의 ‘세대교체’가 강력하게 요구되어져 왔다.
그리고, 엠게임의 ‘세대교체와 변화’의 선두주자가 될 게임이 최근 첫 번째 클로즈베타테스트로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엠게임의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게임, ‘아르고’의 첫 번째 클로즈베타테스트는 어떤 모습인지 체험해 보았다.
엠게임이 올해 초 처음으로 아르고를 공개했을 때부터 업계에서는 오랜만에 등장한 SF MMORPG라는 것에 주목을 받았다. 중세 판타지 풍의 MMORPG가 다수 등장해 왔었고 SF MMORPG의 숫자는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에, 또 새롭게 다수의 신작들을 공개하는 엠게임의 차기 주력작이 SF풍의 색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주목을 했던 것이었다.
아르고는 노블리언과 플로레스라라는 2가지 종족이 등장하는, 먼 미래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 노블리언 종족은 인류 최후의 순간에 지하 방공호로 피신해 목숨을 건진 인류의 후예이며, 플로레스라는 오염된 지상에서 형태를 변형하여 생명을 유지한 인류의 새로운 종족으로 설정이 되어 있다.
△ 그래서, 아르고는 SF배경의 콘셉트아트가 굉장히 많다
게임은 노블리언이 방공호 생활을 청산하고 다시 지상으로 올라오면서 오염된 지상에서 생활을 하고 있던 프로레스라와 갈등을 겪게 되고, 지상에서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자원이자 광물인 ‘어스듐’을 두고 전쟁을 벌이게 된다는 설정을 갖추고 있다. 향후 RF온라인과 같이 하나의 자원(RF온라인의 경우 광산)을 두고 종족의 대규모 전쟁을 주요 콘텐츠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때문에 유저들은 게임을 처음 시작할 때 태생적으로 다른 종족이라고 할 수 있는 노블리언과 플로레스라를 선택하게 되며, 처음 노블리언을 선택했다면 해당 계정으로는 다시는 플로레스라를 선택해 캐릭터를 육성할 수 없다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노골적으로(?) 양 종족간의 전쟁과 대립을 게임에서 부추기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대목.
플레이어는 두 종족의 4가지 계열의 캐릭터 분류 중 어태커, 가디언, 누커, 봄버, 스나이퍼, 체이서, 테이머, 프리스트를 선택할 수 있는데, 이번 1차 클베에서는 테이머와 프리스트를 선택할 수가 없었다.
게임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 캐릭터 생성 화면과 커스터마이징. 첫 번째 클로즈베타라고 하기에는 과분할 정도로 캐릭터의 많은 부분의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했다. 헤어스타일과 얼굴 모양, 눈 크기와 신체 형태 등 기본적인 온라인 게임의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은 물론, 눈썹의 높낮이 등도 가능할 정도로 상당히 세심하고 세밀한 커스터마이징 적용 범위가 준비되어 있었다.
△ 그런데, 전혀 SF스럽지 않고, 전혀 방공호스럽지 않으며, 전혀 인류 멸망 같지 않다
하지만 커스터마이징을 바꿀 수 있는 범위 자체는 상당히 다양하고 많지만, 해당 부위의 선택 폭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특히 헤어스타일 종류를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아직까지 많이 준비되어 있지는 않은 상태인 듯. 이런 부분들은 차후 클로즈베타와 오픈베타를 거쳐 게임의 완성도가 올라가는 과정에서 달라질 것으로 예상해 본다.
그런데 캐릭터를 생성하면서 한 가지 의문스러운 점이 있었으니, 바로 캐릭터들의 모습이 전혀 SF스럽지 않다는 것이다. SF의 게임관에 나올법한 게임 캐릭터라기보다는 중세 판타지에 더 어울릴 법한 캐릭터의 모습들이 준비되어 있는 모습. 세계의 멸망, 오염된 지상, 그리고 오랫동안 지하 방공호에서 살았던 종족이라고 하기에는 볼 수 없는 수준의 ‘깔끔함’과 씽크로율이 맞지 않는 디자인이랄까. 공감을 이끌어 내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아닐 수 없었다.
캐릭터의 성향과 디자인이 SF라는 설정과 콘셉트가 맞든 맞지 않던 그것은 일단 차처하고, 캐릭터 선택을 통한 비주얼과 그래픽 퀄리티는 나쁜 편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캐릭터 선택 화면에서의 퀄리티가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아르고 자체의 게임 그래픽에 대한 기대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기대와 아르고의 본 게임 그래픽은 왠지 다른 모습이다. 일차적으로 전체적인 퀄리티 자체가 그리 좋지 않다. 세밀한 면은 둘째 치더라도 전체적인 퀄리티가 최신 게임이라고 보기에는 조금 ‘민망한’수준이라고나 할까. 최적화와 대중성 등에 대한 고민도 있었겠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등장하고 있는 ‘뻑쩍지근한’그래픽으로 무장한 블록버스터 게임들과의 비교를 감히 할 수 없을 정도로 수준이 낮다. 맵 택스처 등도(일부러 어둡게 하려는 의도였는지 모르겠지만) 좋은 퀄리티라고 하기에는 거리가 있다.
△ 아……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결과물이랄까
배경 그래픽의 아티팩트라든가 캐릭터들의 액션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더욱이 태생적으로 캐릭터들의 액션이 부각되지 않은 장르다보니 비주얼 퀄리티가 낮은 것에 캐릭터들의 액션이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원거리 공격 캐릭터들은 물론 근거리 공격 캐릭터들의 액션도 딱히 만족스럽지 않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아쉬운 것은 떨어지는 연출력이다. 폭탄이 터진다든가, 마법구가 폭발하는 모습, 이펙트 연출력 모두 구현도가 매우 만족스럽지 못하다. 인류 멸망, 그리고 방공호에서 살아남아 올라 온 인류와 변종된 인류가 살아가고 있는 환경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배경 연출도 문제로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좋지 않은 그래픽 때문일까. 아르고의 비주얼에 대한 만족도는 상당히 아쉬운 수준이다.
아르고는 조작법에서도 아직까지 만족할 만한 수준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최근 트랜드에 따라가지 못하는, 조금은 구시대적이면서도 간편하지 못한 모습이라고나 할까.
일단 아르고의 캐릭터 조작은 마우스와 키보드를 이용하게 된다(이동은 W,A,S,D). 문제는 키보드 조작이 전혀 편리하지 않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마우스 조작을 베이스로 둔 뒤에 키보드 조작이 가능하게끔 만든 것 같은 느낌이다.
일차적으로 직선 움직임은 별로 어렵지 않다. 문제는 좌, 우측을 움직일 때다.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키보드로 이동을 하려고 하면, 그 방향으로 캐릭터가 유지를 하면서 쭉 이동을 해야 하는 것이 정상인데 아르고는 좌측으로 이동을 하기 위해 A키를 누르면, 좌측으로 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좌측으로 회전을 해 버린다. 근본적으로 키보드 이동으로는 굉장히 불편한 방식인 것이다.
△ 전투 액션, 전투의 방법, 진행 방법 모두 ‘아르고스러운’면은 아직 발견할 수 없었다
또, 마우스 포인터에 대한 감도 상당히 좋지 않다. 적을 공격하거나 NPC에게 말을 걸기 위해서는 마우스로 클릭을 해야 하는데, 대충 클릭을 하거나 정확히 클릭을 하지 못하면 그쪽으로 이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NPC에게 말을 걸기 위해 움직이다가 클릭을 잘못해서 이동을 하는 경우라면 상관이 없지만, 몬스터에게 공격을 하려다가 갑자기 그쪽으로 태연하게 이동을 하게 되는 경우라면 얘기가 다르다. 무엇보다 실용적인 면 이외에도 플레이어의 답답증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하겠다.
물론 자동 공격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T'키를 누르는 것인데, 문제는 키의 위치가 이동키와는 조금 떨어져 있는 곳에 위치해 있다 보니 조작에 대한 불편함은 어쩔 수 없는 것임에 틀림이 없었다. 이런 조작의 불편함에 서비스 내내 지속되고 있던 렉이 ‘작렬’하면서 그야말로 사냥에 굉장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스나이퍼 등 원거리 캐릭터들의 경우는 더욱 난감한 수준이었다. 조작에 대한 불편함과 인터페이스는 반드시 수정해야 할 부분일 것이다.
아르고의 게임 진행과 인터페이스에 적응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백팩을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다른 MMORPG들과 크게 다른 점이 없기 때문이다.
또 이런 인터페이스뿐만 아니라 게임의 전체적인 게임 진행도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다. 게임이 퀘스트 중심으로 진행이 되기 때문이다. 처음 게임을 시작해서 NPC들에게 퀘스트를 받고 퀘스트를 수행을 하다 보면 어렵지 않게 게임이 진행된다. 즉, 다른 MMORPG들과 그리 큰 차이가 없는 무난한 게임 진행이라는 것이다.
△ 이번 클로즈베타로 아르고는 많은 ‘숙제’를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말은 게임에 대한 적응과 진행을 어렵지 않게 유저들이 풀어나갈 수 있지만, 반대로 아르고라는 게임이 갖추고 있는 특색과 특징이 게임 진행이 전혀 적용이 되고 있지 않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류 붕괴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SF게임이라는 다른 MMORPG들과 다른 ‘색’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그 색을 유저들이 플레이를 하면서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첫 번째 클로즈베타에서 제공된 퀘스트에서도 이런 특색을 느끼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향후 완성도를 높여 가면서 아르고만이 가지고 있는 게임의 특색을 유저들에게 선보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부분과 함께, 아르고의 첫 번째 클로즈베타에는 전반적으로 굉장히 많은 애로사항이 존재하고 있었다. 자잘한 버그들은 물론이고 특정 상황에서 키가 먹히지 않는다거나, 혹은 캐릭터 생성이 되지 않는 등의 렉이 산재해 있었던 것. 퀘스트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거나, 승용물을 탔을 때 튕기는 등의 버그들은 1차 클로즈베타테스트가 끝날 때 까지도 존재하고 있었다. 게임 운영까지도 불안했다는 것은, 아르고가 차후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수정해야 할 ‘숙제’가 매우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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