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PG들이 흥행에 줄지어 성공한 것은 불특정 다수, 즉 MMO에 대한 유저들의 불만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었다. 그 동안 유저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유저들과 함께 섞여 게임을 하는 것은 그만큼 많은 장점과 새로운 세계를 우리에게 보여줬지만, 다른 이들의 종잡을 수 없는 플레이가 자신들의 플레이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불편해 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때문에 던전앤파이터라는 게임의 등장 이후 MORPG의 장점 또한 극적으로 부각되기 충분했다. 내가 원하지 않은 사람들과 게임을 함께 하지 않아도 된다는, 조금은 폐쇄적이지만 제한된 공간 안에서는 내가 원하는 모든 게임의 즐거움을 자유롭게, 방해받지 않고 만끽할 수 있는 장르적인 게임의 재미는 분명히 유저들에게, 그리고 시장에서 확실히 어필되었다.
△ 윈디소프트의 주목작, 러스티하츠가 왔다!
그 동안 만끽할 수 없었던 신선함이 재미로 이어진 MORPG라는 장르는 충분히 매력적인 장르로 통용되어 다수의 수준급의 MORPG들을 낳았다. 최고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MORPG의 수준급 게임들은 시장에서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이며 지속적으로 좋은 콘텐츠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던파 이후 ‘확실히 성공한 MORPG’가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간편함으로 화려한 액션을 구현할 수 있는 시대의 게임들. 캐주얼성과 화려한 액션을 강조하고 있는 게임들의 틈 속에서 대세의 흐름에 따라 많은 게임들이 그와 같은 트렌드를 갖춰 게임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정작 성공하는 게임들은 몇 없다는 것은 또 다시 업계의 매너리즘이 시작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들게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와중에 캐주얼한 액션성과 콘솔 게임에서나 볼 법한 스타일리시 액션을 도입한 온라인 게임이 오픈베타를 알렸다. 윈디소프트가 저력작이 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는 게임. 주목을 받을 만한 MORPG, 러스티하츠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필자 개인적으로 러스티하츠를 주목하게 된 계기는 바로 외형적인 부분이었다. 최근 등장하고 있는 블록버스터 MMORPG들이나 MORPG, 혹은 타 게임들 모두 엄청난 그래픽을 자랑하는 그래픽 퀄리티의 정통 3D 그래픽 성향을 갖추고 있다. 개인 컴퓨터의 사양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높은 퀄리티의 그래픽 구현이 가능해진 만큼 ‘비주얼의 로망’인 풀 3D를 하이 퀄리티로 구현하는 세태가 굳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이전 업계를 기대케 했던 신작 MORPG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러스티하츠는 이런 세간의 흐름을 따르지 않고 자신들만의 스타일을 비주얼로 구현해 내고 있다. 러스티하츠는 과거 캐주얼 게임의 범람 시기에 가장 많이 주목을 받았던 쉘 쉐이딩, 혹은 카툰랜더링 스타일의 그래픽 구현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여기서 확실히 강조해야 하는 것은 단순히 그래픽 구현법을 다르게 했다는 것이 아니라 러스티하츠 특유의 감각과 스타일, 그리고 디자인을 쉘쉐이딩 기법을 통해서 확실히 살려내고 있다는 것이다.
△ 오랜만의 개성 넘치는 쉘쉐이딩 비주얼, 상당한 만족감이다.
먼저, 러스티하츠의 비주얼 스타일은 과거 콘솔 액션 게임으로 발매가 되었던, 그리고 애니메이션으로도 선보여졌던 건그레이브와 비슷한 느낌이라 하겠다. 느와르풍의 어두우면서도 스타일리시한 느낌의 멋들어진 캐릭터 디자인과 전체적인 쉘쉐이딩 스타일의 그래픽 구현 스타일은 건그레이브의 그것과 상당히 닮아 있다. 물론, 어설프게 구현했다면 욕을 들어먹어야 할 터.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에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멋있다’라는 느낌을 불러일으키게 만드는 전체적인 디자인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흡족함을 느끼게 할 정도다(개인적으로 느와르풍의 랜더링 그래픽 표현 기법을 굉장히 좋아한다!). 어떤 면은 뒷골목의 거친 디자인을, 어떤 면은 세인트의 정중하면서도 진중한 디자인을, 그리고 그 안에서 독특한 매력과 스타일리시 액션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게임의 전체적인 비주얼 디자인이 잘 되어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리라.
이런 비주얼에 의해 표현되는 전체적인 표현력도 상당히 뛰어난 편이다. 캐릭터들의 다양한 전투 액션. 스킬 액션, 그리고 그에 의한 타격감과 임팩트 액션을 통한 쾌감은 상당히 경쾌하다. 게임 내에서 존재하고 있는 스킬 액션들의 종류는 이전 클로즈베타보다 그 숫자가 확실히 늘어나 게임 내 액션과 콘텐츠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더욱 주목할 부분은 외형적인 완성도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었다는 사실이다. 바로 랜더링의 핵심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외선이 보다 더 매끄럽게 처리된 모습으로 등장해 보다 더 진화된 비주얼을 선보이고 있는 것. 다양한 종류의 임팩트 표현을 통해 상당히 경쾌한 액션 타격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러스티하츠 특유의 그래픽에서 뿜어져 나오는 스타일리시 액션은 유저들에게 만족감을 주고 있다고 평할 수 있겠다.
러스티하츠를 하면서 지속적으로 게임을 몰입하게 만드는 것은 몰이사냥이라든가 지속적인 전투가 아니라 퀘스트 시스템에 있었다. 이런 요소는 MORPG라고 하더라도 솔로잉을 지루하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한다.
러스티하츠의 스토리 전개 방식과 그 표현력은 상당히 디테일하다.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스토리 전개 이벤트 신은 다소 복잡한 세계관에도 불구하고 유저를 빠져들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퀘스트를 받고 진행을 할 때의 캐릭터간의 대화, NPC들과의 대화를 통해 밝혀지는 이야기들은 ‘스토리 따위는 멍멍이에게 주고 전투와 게임 고고씽’을 외치는 유저들도 빠져들게 할 만한 매력을 풍긴다.
또, 전투 중간 중간에 이벤트 신이 등장하며 몬스터들이 전투에 난입(?)하거나 전투에 등장하는 모습은 제작진의 세밀한 위트와 재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던전 내부에 들어가서도 퀘스트가 진행되거나 스토리 진행이 되는 이벤트들이 나오기 때문에 전투 중에서도 스토리에 몰입하는 느낌은 더욱 강하다. 솔로잉이지만, 동료들이 함께 있어 전투가 외롭지 않다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 캐릭터 선택창역시 비주얼이 넘친다.
러스티하츠에서의 퀘스트는 일반 퀘스트와 스토리 퀘스트로 나누어지는데, 스토리 퀘스트의 경우 NPC와 텍스트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으로 진행이 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캐릭터가 NPC와 함께 움직이고 목격하고 또 이벤트를 경험하면서 진행이 된다. 자연스럽게 유저들에게 스토리에 몰입을 하게 만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퀘스트 진행은 다른 온라인 게임들에도 적극적으로 추천해 주고 싶을 만큼 상당히 ‘빛나는’느낌이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퀘스트가 넘어가거나 혹은 챕터 등이 넘어갈 때 로딩 속도가 다른 게임들에 비해서는 조금은 느린 것이 아닌가 하는 부분이다. 이전 클로즈베타 때도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이 부분은, 한창 스토리에 심취되어 있을 때 그 몰입도에 제동을 거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이번 오픈에서 러스티하츠에는 기대를 받았던 새로운 캐릭터는 업데이트 되지 않았다. 홈페이지에 있는 정보의 음영으로는 총을 사용하는 여성 캐릭터로 보인다. 나타샤라는 이름을 가진 거너 스타일의 캐릭터로 추후 완성도가 올라가면 나타샤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한다. 현재로써는 이전 클로즈베타와 마찬가지로 프란츠, 안젤라, 튜드 등 3명의 캐릭터다.
각 캐릭터들은 직업군의 특성에 맞춰져 있다. 안젤라의 경우 근접전 캐릭터로 매직소드나 매직사이드 등을 사용하는데, 이후 레벨의 성장과 함께 특수 무기로의 전직이 가능해지는 등의 시스템이다. 20레벨 때 할 수 있는 첫 번째 전직에서는 2가지의 무기 스타일로 갈리게 되며, 향후 개발진은 더욱 다양한 무기 사용 스타일을 추가해 전직을 다양화하여 캐릭터 육성을 다양화하겠다는 계획이다.
△ 프란츠의 화끈한 액션이 작렬!
이런 캐릭터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러스티하츠의 기본적인 전개는 전형적인 MORPG라고 할 수 있다. 유저들은 퀘스트에 맞춰 던전에 진입해 전투를 하고 보스전을 치른 뒤 해당 전투를 클리어하면 보상을 받고 다시 대기실이 되는 마을로 나오는 스타일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MORPG의 전개와 비슷하다.
그렇다면 관건은, MORPG의 핵심이자 자랑이라고 할 수 있는 전투가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가, 또 전투가 얼마나 유저들에게 재미를 전달해 주고 있는가에 대한 부분이 될 것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러스티하츠의 전투는 굉장히 재미있고 박력이 넘친다. 앞서 언급했듯이 러스티하츠 특유의 디자인으로 구현되는 캐릭터 액션은 상당히 경쾌하고 파워가 넘치며 스타일리시하다! 논타겟팅 액션 스타일인 러스티하츠는 임팩트 또한 충실하게 유저들에게 전달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전투 자체가 주는 느낌은 굉장히 재미있다. 기존에 등장해 있는 다른 MORPG들과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그래픽과 액션, 그리고 타격감은 건그레이브와 닮아 있으면서, 액션의 느낌과 맛은 스타일리시 액션으로 유명한 데빌메이크라이와 비슷하다.
또, 러스티하츠의 조작은 상당히 캐주얼하고 간편하게 이루어져 있으면서도 은근히 긴박감과 조작감을 주는 느낌이다. 러스티하츠는 개발 초기부터 개발진인 콘솔 패드의 도입을 염두에 두고 개발을 했다고 한다. 때문에 직관적인 조작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는데, 방향키를 기본으로 Z, X, C로 기본적으로 전투를 진행하며, 컨트롤과 스페이스바, 그리고 보조 스킬키를 활용해 러스티하츠 특유의 스타일리시 액션을 구현해 낼 수 있다. 이런 조작감에 논타겟팅 액션이기 때문에 몬스터에 포위되거나 몬스터가 많이 몰려 있을 때 시원하게 전투 액션을 진행할 수 있다. 상당히 ‘시원한’느낌이다.
△ 스토리 진행의 흥미진진함과 특유의 개성이 넘친다!
물론 이런 직관적인 조작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는 러스티하츠지만, 은근히 손이 많이 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유저 인터페이스 중 왼쪽 상단에 녹색 게이지를 볼 수 있는데, 이 게이지는 1칸을 소비해 공격 딜레이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사이드를 사용하는 사이드안젤라의 경우 공격 후 딜레이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이 게이지를 이용하는 것이 전투의 중요한 척도가 된다. 단순히 쉽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이야기며, 몰이사냥이 가능한 ‘때려 박기 전투’는 아니라는 뜻이다. 조작감과 액션감, 전투감 모두 느낄 수 있다는 느낌이다.
일부의 액션을 강조한 게임들의 경우 너무나 단순한 조작 때문에 실패를 하는 경우가 많다. 스마트함, 간편한 캐주얼성에 박력 넘치는 조작을 구현하는 것에 주목을 한 나머지 오히려 무미건조한 조작감과 반복되는 플레이를 양산하게 만드는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러스티하츠의 미묘한 조작 체계와 액션성은 상당한 재미로 다가오기에 충분하다.
러스티하츠가 클로즈베타에서 가장 많은 질책(?)을 받았던 것은 바로 버그와 서버에 대한 문제였다. 상당한 수준급 게임으로 각광을 받은 러스티하츠였던 만큼 많은 유저들이 몰렸었는데 이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모두 버그와 서버에 대한 문제였던 것이다. 잔뜩 몰입해 있던 와중 툭툭 튀어나오는 버그들과 게임에서 튕기는 서버 문제는 확실히 옥의 티라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이번 오픈베타에서 이런 부분들이 사라졌다. 게임에 대한 콘텐츠에 만족감이 기본적으로 있었기 때문에 유저들은 ‘왜 빨리 오픈을 하지 않는가’라는 유저들의 불만 아닌 불만을 듣고 있다. 그만큼 게임이 저력작이 될 수 있을 만한 확실한 후보군으로 분류되어 평가받고 있다는 것이다.
윈디소프트의 ‘저력작’이 될 만한 러스티하츠, 오픈베타 이후 얼마나 유저들에게 콘텐츠의 지속성을 발휘해 인기를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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