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의회 '내부시장 및 소비자보호위원회(IMCO)가 4월 20일 모바일 기기 충전기를 USB-C로 통일하는 법안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43:2로 통과시켰다.
IMCO가 통과시킨 법안은 다음 달 EU 전체 회의 표결에 부쳐지며, 통과될 경우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 등 스마트 기기, 노트북 PC, 무선 입력장치, 장난감이나 게임기 중 충전 포트가 장착되는 모든 전자기기에 USB-C 방식 충전기를 사용해야 한다.
단 스마트워치나 초소형 전자제품 등 구조나 크기상 USB-C 포트를 설치하기 힘들 경우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무선 충전만 가능하고 충전 포트가 없는 제품이라면 굳이 USB-C 포트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표준화를 추진하는 이유는 환경 오염이다. 충전기를 여러 종류 구매하며 폐충전기 나 포장지 같은 폐기물이 다량 발생해 생산 및 폐기 과정 모두에서 환경 오염이 다량 발생하고 있다는 게 EU 입장이다.
소비자 보호 목적도 있다. 2021년 EU 추산에 따르면 유럽 인구 4억 5천만 명이 독립형 충전기 구매에 쓰는 비용은 연간 24억 유로(한화 약 3조 3천억 원)에 달한다. 규격이 통일되면 이중 상당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전망이다.
EU가 휴대전화 충전기 단자를 한 종류로 표준화하는데 동의한 건 2013년 12월 19일이었다. 당시에는 대세를 차지하고 있던 USB-B 마이크로 5핀이 물망에 올랐지만, 표준화가 지연되며 대세가 된 USB-C로 대체되었다.
그러나 애플을 비롯해 별도 규격을 사용하고 있던 기업 중 일부가 반발하며 10년 가까이가 흐른 지금까지 미뤄지고 있었다. 특히 독자 규격인 '라이트닝 8-핀'을 사용하는 애플은 규격 통일시 라이트닝 8핀 충전기 등이 다수 폐기되며 오히려 더 많은 환경 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비록 EU에서 입법 추진 중인 법안이지만, 통과될 경우 전 세계 시장에 적지 않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유럽 외 시장에서 충전 포트를 유지하기 위해 유럽 제품 전용 생산 라인을 마련하기보다는 전체 생산 라인을 한 가지로 통일하는 게 기업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유럽 수출을 고려하는 기업 제품이라면 다른 시장에 판매하는 제품도 USB-C 방식으로 변경될 수 있다.
유럽 의회 의원들은 표결과 함께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에 무선 충전기 사용을 확충하도록 압박하는 한편, 공식 발표를 통해 "시장 파편화를 막고 환경 쓰레기를 계속 줄여나가며 소비자 편의를 증진하는 게 이번 법안 목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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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만평] 추진 9년 만에… USB 충전단자 표준 통일 '눈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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