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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더 홍콩 매서커, 느와르에 절여진 피투성이 액션
작성자 : 등록일 : 2022-06-21 오후 5:45:13


게임피아는 VRESKI가 개발한 '더 홍콩 매서커(The HONGKONG MASKER)' 닌텐도 스위치 버전을 6월 17일 국내 정식 출시했다. 홍콩 느와르 풍 탑뷰 액션 슈팅 게임으로, 2019년 1월 PC 플랫폼으로 출시된지 약 3년 반 만이다.



'더 홍콩 매서커'는 유저에게 많은 정보를 알려주지 않는다. 하다못해 주인공 이름조차 알려주지 않는다. 유저는 주인공에게 뭔가 사정이 있다는 사실만 안 채 총 한자루 꼬나쥐고 혈혈단신으로 적진에 뛰어들게 된다.

게임은 시종일관 불합리하게 전개된다. 개인이 단체와 맞서는 만큼 적은 많고, 총알은 공평하게 적도 한방 주인공도 한방이다. 구르기로 총알을 피할 수 있지만 적도 이리저리 구른다.

스테이지를 진행하며 무기를 강화해도 획기적으로 강해지지는 않는다. 무기를 강화할수록 스테이지 난도가 오르는 점도 강함을 체감하지 못하게 만든다. 한 무기에 집중하지 않고 여러 무기를 고루 강화한다면 이런 경향은 더 심해진다. 여러 요소가 합쳐지며 결코 난도가 낮은 게임은 아니다.

스위치로 포팅되며 난도가 더 올라간 부분도 있다. 마우스와 달리 게임패드로는 정확한 조준이 어렵기 때문이다. 자동 조준 보정이 있긴 하지만, 적에게 둘러 쌓인 상황에선 죽음을 피하기 어렵다.

일대 다수를 상정한 액션 게임이지만, 여러 적을 동시에 상대하는 건 힘들다. 아무리 잘 굴러도 적이 여럿 있다면 엇박으로 날아오는 총알 중 하나는 반드시 구르기가 끝나는 순간에 날아오게 되어있다. 어떻게 하면 적에게 둘러쌓이지 않을지 계산해야 하는 액션게임 요소도 있는 셈이다.



불합리하기 그지 없는 게임에서 슬로우 모션은 유저가 적보다 유리한 유일한 요소다. 게이지를 소모해 순간적으로 게임을 느려지게 만들 수 있다. 총알 속도도 느려져 눈으로 인지하고 피할 수 있는 정도가 된다.

주인공도 느려지는 만큼 속도면에서 이점을 누릴 수는 없지만, 가장 중요한 건 유저에게 시간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후 이동 경로를 생각할 수 있고, 적을 조준하기 위해 조준선을 돌릴 수 있다. 이는 굉장히 큰 보정이다.

그러나 슬로우모션 발동에는 미발동시 자동 충전되는 게이지가 소모된다. 슬로우모션을 남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적절한 순간에 문을 박차고 뛰어들어 슬로우 모션을 걸고 빠르게 적을 학살한 뒤 재정비 하는 식으로 게임을 이끌어 가야 한다.

스위치 버전에서는 슬로우 모션 활용도가 좀 더 늘었다. 조준선 이동 속도가 마우스보다 느려 적을 인지해도 조준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주 큰 차이는 아니지만, 총알이란게 으레 그렇듯이 그 작은 차이가 생사를 가를 수 있다.



이것 뿐이라면 그저 그런 액션게임에 불과하겠지만, 게임 전반에 감도는 분위기와 장르적 특성은 게임이 가진 격을 한 단계 높여준다.

주인공은 전직 형사로, 삼합회에게 파트너를 잃은 뒤 복수를 위해 삼합회 조직을 몰살하며 혈겁을 일으킨다. 사정을 알고 있는 바텐더와 농담을 하기도 하고 경찰 조사 과정에서 여러 사실이 밝혀지지도 않지만, 게임이 직접적인 지문이나 영상으로 스토리를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솔직하게 평가해서 스토리는 부실한 편이다. 삼합회가 왜 주인공의 파트너를 살해했는지, 주인공은 왜 당사자뿐만이 아닌 조직 전체를 몰살하려 드는지, 왜 조력자 없이 혈혈단신으로 혈겁을 일으키는지 말해주지 않는다.

현세대 유저들이라면 조금 낮설 수 있겠지만, 오우삼 감독과 주윤발 배우가 전성기일 때 홍콩 느와르 영화를 즐겨 봤던 유저들이라면 이 전개에 큰 위화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장르에 대한 이해도와 지식이 빈 부분을 자연스럽게 채우기 때문이다.

왜 무리한 싸움에 스스로 뛰어드는가? 왜 굳이 복수를 해야하는가? 그것이 홍콩 느와르이고, 그것이 무협(武俠)이기 때문이다. 주인공에겐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테고, 유저들은 거기에 몰입해 게임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

일단 한번 몰입하면 게임은 유저에게 선혈 낭자한 타격감과 엄폐물을 활용한 슈팅 액션, 그리고 단신으로 수많은 적을 말 그대로 '청소' 하는 쾌감을 선사해 준다.



모든 스테이지에는 공통적으로 세 가지 도전과제가 제공된다. 제한시간 내 클리어, 슬로우모션을 사용하지 않고 클리어, 적만 맞추고 클리어다.

마지막 도전과제는 PC에서는 그렇게까지 어렵지 않은 도전과제였으나, 스위치 플랫폼 특성상 달성하기가 매우 어렵다. 정확한 사격이 어렵기 때문이다. 원래는 가장 어려웠어야 할 슬로우모션 제한 과제보다 이 과제가 훨씬 어렵다.

조준 보정 기능이 이 도전과제를 클리어 할 때는 오히려 방해가 된다. 노리던 적과 다른 적을 조준해 방해할 때도 있고, 벽이나 문 너머에 있는 적을 조준하기도 한다.

도전과제가 단순한 자기만족이 아니라 무기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재화를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도전과제 중 하나가 특히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은 문제가 있다. 포팅 과정에서 수정을 거치거나 조건을 다소 완화할수도 있었을텐데 아쉬운 부분이다.



여러 무기가 있고 제각각 장단점이 있지만, 결국 가장 효율이 좋은 무기는 권총이었다. 무한 탄창 업그레이드를 하면 화면 밖에 있는 적을 사살할 수 있어 슬로우모션 없이 클리어 과제 달성이 쉬웠고, 한 번 클릭에 한번만 발사돼 명중 도전과제 달성도 편했다.

네 가지 무기 중 권총에만 무한 탄창 업그레이드가 있는 점은 이 게임이 홍콩 느와르를 표방하기 때문일 것이다. 홍콩 느와르에서는 액션성을 위해 남는 총알 수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반입이 용이해 삼합회가 가장 즐겨 사용하는 화기인 권총과 합쳐서 '무한 탄창 권총'이 장르를 상징하는 무기로 여겨지곤 한다.

업그레이드 비용이 비싸 첫 업그레이드로 무한탄창을 고르기 위해 가장 어려운 시기를 업그레이드 안 된 무기로 버텨야 했지만, 홍콩 느와르 느낌도 만끽하고 게임 난도도 낮춰준다는 점에서 권총 이외에 다른 무기를 사용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무기 사용 경험 면에서는 단점이라 할 수 있다.



게임 서사를 중시하는 유저라면 '더 홍콩 매서커'는 모자란 부분이 많은 작품일 수 있다. 제대로 된 설명 없이 '당연히 이래야 한다'는 상황으로 유저를 몰아넣기 때문이다. 결국 탑뷰 슈팅 액션 장르로만 따진다면 '더 홍콩 매서커'는 좋게 쳐줘도 평번한 게임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장르에 익숙한 유저라면 금세 게임에 몰입해 화끈하게 즐길 수 있다. 쌍권총을 들고 적을 학살하며 주인공 입에 성냥개비가 물려있지 않음을 아쉬워 할 수도 있고, 죽은 적이 건물 아래로 추락하는 장면을 보며 섬세함에 감탄할 수 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홍콩 느와르 속 주인공이 된 느낌을 확실하게 제공해주는 게임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이 기회를 참을지 참지 않을지는 유저 판단에 달린 일이지만, 놓치기 어려운 기회임은 분명하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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