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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죠죠 ASB R, 전작이 밥맛이라면 리마스터는 꿀맛
작성자 : 등록일 : 2022-09-19 오후 10:01:15


반다이 남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는 사이버 커넥트2가 개발한 대전 격투 게임 '죠죠의 기묘한 모험 All Star Battle R(이하 R)을 9월 1일 국내 정식 출시했다. 전작 '죠죠의 기묘한 모험 All Star Battle(이하 'ASB')가 출시된 지 약 8년 만이다.

이번 작품은 일본 만화 '죠죠의 기묘한 모험' 시리즈 1~8부를 소재로 한 'ASB'를 보강한 확장팩이다. PS3으로 출시된 'ASB'와 달리 PS4 이상 기종을 기반으로 개발됐고, 신규 캐릭터 추가와 게임성 보강이 이뤄졌다.



원작 스토리를 재현하는 스토리 모드가 제공되던 'ASB'와 달리 'R'에서는 스토리 모드가 제공되지 않는다. 아쉬운 부분이긴 한데, 'ASB' 스토리 모드가 없는 것만 못하다는 평가를 듣던 점을 고려하면 차라리 스토리 모드를 없애고 신규 캐릭터에 집중한 게 나아 보이기도 한다.



스토리 모드 대신 '올 스타 배틀 모드'가 제공된다. 1~8부로 나눠 각 시리즈의 핵심 캐릭터를 조종해 특수 규칙이 적용된 전투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식이다. 원작 스토리를 구현한 '노멀', 다른 시리즈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전투하는 '엑스트라', 해당 시리즈의 최종 전투를 구현한 '보스'로 나뉜다.

원작 구현보다는 특정 캐릭터 간 대전이 성사됐을 때 나오는 특수 대사를 쉽게 볼 수 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다만 등장인물이 적은 7부와 8부는 구성이 다소 아쉬운데, 특히 등장인물이 한 명뿐인 8부는 모든 전투가 다른 시리즈 주인공과 대결하는 엑스트라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다.

특수 규칙은 '죠죠의 기묘한 모험' 원작을 아는 유저라면 소소하게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이다. 예컨대 1부 첫 스테이지인 윌 A. 체펠리 VS 죠나단 죠스타 전은 특수 상호작용 대사로 원작에서 두 캐릭터가 처음 만났을 때 대사가 출력되는데, 파문 호흡을 전수해주는 장면답게 HH 게이지를 '파문의 호흡'으로만 모을 수 있다는 규칙이 적용되는 식이다.




올 스타 배틀 모드에서는 각 스테이지 최초 클리어 시, 혹은 스테이지별로 제공되는 '시크릿 미션'을 달성할 경우 추가 보수를 준다. 보수는 추가 골드나 캐릭터 도발 대사, 추가 코스튬, 혹은 뮤지엄에서 볼 수 있는 BGM이나 각종 이미지 등이다.

가장 수집욕을 일으키는 요소는 도발 대사다. 게임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요소가 그렇듯이 원작 명대사를 오마주한 대사가 많은데, 대표적으로 나란차 길가는 원작으로 마리오 주케로를 고문하며 춤을 춘 장면을 재현할 수 있다.

이외에도 BGM 중 좋은 음악이 많고, 캐릭터 일러스트 역시 팬이라면 감상할만한 요소가 많아 팬 서비스 측면에서 매우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부 원작 설정에 대한 해설도 제공되는데, 원작을 아는 유저라면 굳이 볼 필요가 없고 모르는 유저에겐 너무 부실한 설명이라 그리 유용하지는 않다.



신규 캐릭터도 다수 참전했다. 스피드왜건이나 푸 파이터즈 같이 참전이 예상되던 캐릭터도 있지만, 디에고 브란도나 머라이어 처럼 참전 가능성이 적다고 여겨지던 캐릭터들도 있다.

성우 교체도 다수 이뤄졌다. 공식 애니메이션이 2부 '전투 조류' 까지만 나왔을 때 개발된 'ASB'와 달리 'R'은 출시 시점에서 이미 6부 '스톤 오션' 애니메이션이 방영 중이기 때문인데, 애니메이션 성우 배정이 연기와 캐릭터 해석 면에서 'ASB'보다 좋은 평가를 받았던 만큼 긍정적인 변화로 볼 수 있다.

엔리코 푸치가 개편되며 C-MOON이 사라진 점도 특기할만하다. 'ASB'에서 엔리코 푸치는 C-MOON으로 각성시키기보다는 화이트 스네이크를 유지한 상태로 운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를 감안한 변화로 보인다.

다행히 출시 전 SNS에서 공개한 캐릭터 소개 영상에서 ''ASB' 버전은 출시 후 무료로 배포된다'는 안내가 있었던 만큼, 업데이트 이후부터 다시 C-MOON과 메이드 인 헤븐을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여러 캐릭터가 많이 나오지만, 8부 '죠죠리온' 기반 캐릭터는 주인공인 히가시카타 죠스케 한 명 뿐이다. 'ASB'에서야 당시 '죠죠리온'이 초반부만 연재된 상황이라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었지만, 'R'은 '죠죠리온'이 완결된 뒤에 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죠죠리온' 기반 캐릭터 추가가 이뤄지지 않았다.

물론 '죠죠리온'이 다른 '죠죠의 기묘한 모험' 시리즈와 달리 추리물 요소가 강해 대전 격투 게임에 적합한 캐릭터가 거의 없긴 하지만, 'EoH'에 히가시카타 조슈가 등장한 바 있는 만큼 히로세 야스호나 마메즈쿠 라이도 충분히 등장할 수 있었을 거라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다.

DLC 캐릭터로는 참전할 가능성이 있긴 하다. 'R'에는 출시 후 DLC 추가 캐릭터 최소 4종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중 하나 이상이 '죠죠리온' 등장인물일 수 있다.



전반적인 게임 플레이 방식이나 특성은 'ASB'와 같다. 캐릭터 원작 고증은 물론 맵마다 설치된 원작 재현 기믹부터 캐릭터 기술명까지 모두 원작 요소를 반영해 설계됐다.

유저 의사를 묻는 선택지가 평범한 '예/아니오'가 아니라 'YES! YES! YES!/허나 거절한다'로 되어있거나 콤보 공격에 성공했을 때 나오는 문구가 'Good'이나 'Great'가 아니라 'Di Molto!'인 등 원작 명대사들을 구석구석 집어넣어 팬심을 자극하기도 한다.



다만 그렇다 보니 '죠죠의 기묘한 모험'을 모르는 유저라면 게임을 익히기 매우 어렵다. 팬 서비스 요소로는 장점인 기술명이 여기선 오히려 진입장벽이 된다.

다른 게임이라면 '어차피 '죠죠의 기묘한 모험' 팬이 아니라면 이 게임을 구매할 이유도 없다'라며 넘길만한 문제이지만, 'R'은 장르 특성상 그럴 수 없다. 대전 격투 게임 마니아들은 일단 신작이 나오면 무조건 구매해서 플레이해보는 성향이 짙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사이게임즈 '그랑블루 판타지 버서스'나 넥슨 'DNF 듀얼', 아틀라스 '페르소나 4 디 얼티밋 인 마요나카 아레나' 가 있다. 각 게임 발매 초기에 진행된 대회를 살펴보면 원작을 모르는 유저나 타 격투게임 프로들이 출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유저들이 '내가 만약 주인공이면 이럴 때 어떻게 할까?'나 '이기면 그만이란 말이다아아아아!', '당신의 이름을 들려주지 않겠어?' 같은 기술명을 보고 단번에 그게 어떤 기술인지를 알아채기는 매우 어렵다. 단점이라기보단 단순히 '그래서 유입 난도가 좀 높다' 에 가까운 부분이긴 하다.



개발사가 공언한 대로 격투 게임 요소도 많이 개선됐다. 대표적으로 무한 콤보가 사라졌고, 콤보 유지 역시 어려워져 콤보 한두 번 만에 아무것도 못 하고 무력하게 쓰러지는 일은 없어졌다. 약공격 버튼을 연타하면 기본 콤보가 발동되는 이지 비트 기능 ON/OFF 여부 선택도 가능해졌다.

PS3과 PS4를 지원하던 'ASB'와 달리 PS4 이상 콘솔에 대응하게 되며 게임 퍼포먼스도 향상됐다. 예컨대 화려한 이펙트를 동반하는 신사폭풍 같은 기술을 발동해도 프레임율 저하가 현저히 적어졌다.

다만 다른 대전 격투 게임과 비교해 이질적인 부분이 많아 생기는 호불호는 어쩔 수 없다. 새로 추가된 어시스트 시스템은 너무 효율이 높아 게임 내내 의식하고 있어야 하고, 필살기인 GHA를 제대로 발동하면 상대 체력을 한 번에 80% 가량 깎을 수 있다는 점은 차별성인 동시에 호불호 요소다.

캐릭터 간 밸런스도 아직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발매 초기 밸런스가 그리 좋지 못한 건 어느 격투 게임이나 마찬가지로, PvP 데이터가 쌓이고 패치를 거듭한다면 나아질 수 있는 부분이다.

연습 모드도 아쉽다. 'R'은 각 부에 따라 등장하는 캐릭터 능력이 다르고, 특정 캐릭터는 한 라운드 내에서도 조작법이 바뀔 정도로 조작 난도가 높다. 그러나 인게임 연습 모드에서는 기초 콤보를 알려주거나 특정 커맨드를 화면에 띄우고 연습하는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 대전 격투 게임 초심자에게는 매우 난해할 수 있다.



팬 게임인 만큼 유저가 참전하지 않고 캐릭터만을 사용한 CPU 대전을 보는 재미도 있다. 게임 특성상 팀 매치를 통해 온갖 해괴한 캐릭터 조합을 설정하고 구경할 수 있는데, 한쪽 팀에는 '팬텀 블러드' 디오 브란도와 '스타더스트 크루세이더즈' DIO, '스틸 볼 런' 디에고 브란도를 구성하고 반대쪽 팀에는 각 부에 해당하는 주인공을 넣는 식이다.

'ASB'에서 지적되던 저열한 CPU 수준도 개선돼 한층 더 재밌게 지켜볼 수 있다. 예컨대 'ASB'에서는 원거리 캐릭터(카쿄인 노리아키, 홀 호스, 귀도 미스타 등)끼리 싸울 경우 서로 원거리 견제만 하다가 게임이 끝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R'에서는 AI가 보다 '합리적인' 컨트롤을 한다.

다만 반격기나 강화기를 보유한 캐릭터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눈에 띈다. 예컨대 디아볼로는 AI가 조종할 경우 무의미하게 에피타프를 발동하는 경우가 자주 보이고, 에시디시는 자신이 스스로 거리를 벌린 뒤 너어어무하다아아아~아아!를 발동해 HH 게이지를 허공에 날리는 경우가 흔하다.



한국어화 수준도 매우 높다. 사실 발매 전 국내 '죠죠의 기묘한 모험' 팬들이 번역 완성도를 매우 걱정하곤 했는데, 넷플릭스를 통해 서비스되는 '죠죠의 기묘한 모험' 애니메이션 자막 완성도가 매우 떨어졌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자막은 북미판 자막을 중역한 버전으로, 북미 더빙 및 자막은 저작권 문제로 일부 고유명사가 수정되었으나 번역 과정에서 이를 감안하지 않았다. 예컨대, 대사에서는 '스티키 핑거즈'라고 말하는데 자막으로는 '지퍼맨'이라고 되어있는 문제가 있다.

'R'에서는 일어 원문을 최대한 충실히 반영했고, 원작 만화책의 공식 한국어 버전에서 일부 캐릭터가 가진 특이한 말투를 무시하고 번역한 전례를 따르지 않고 새로 번역하는 등 전반적인 번역 수준을 높였다.



여기까지만 보면 수작 대전 격투 게임이지만, 안타깝게도 콘솔 버전 멀티플레이 환경은 그리 좋지 못하다. 특히 플레이스테이션 서버는 사람이 거의 없어 매칭 연결이 매우 힘든데, 일본 서버와 아시아 서버가 분리되어 있어 유저 중 상당수가 일본 서버에 상주하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스위치 서버는 플레이스테이션 아시아 서버보다 유저가 많은 편이지만, 기종 한계상 대전 격투 게임을 온전히 즐기기가 쉽지 않아 총 유저 수가 아주 많지는 않다. 무엇보다 다른 기종이 모두 60FPS인 점과 달리 스위치에서는 30FPS 고정으로 구동된다. 격투 게임 마니아라면 스위치 버전으로 구매할 이유가 없다.

여기에 넷코드 문제가 겹친다. 프레임 단위로 동작을 분석하는 대전 격투 게임 특성상 입력 지연은 굉장한 문제가 될 수 있는데, 'R'은 이 문제가 꽤 심각한 편이다. 진지하게 대전 격투 게임에 임하는 유저라면 멀티플레이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받기 쉽다.

멀티플레이를 즐기기에 가장 적합한 플랫폼은 PC다. 전반적인 유저 풀 자체가 크고, PC 플랫폼 특성상 각종 격투 게임용 컨트롤러를 연결하기 용이하다. 다만 넷코드 문제는 서버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만큼 각오를 해두는 편이 좋다.



전작이 팬 서비스는 훌륭해도 게임성이 크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면 '죠죠의 기묘한 모험 All Star Battle R'은 팬 서비스 요소를 유지하며 게임성을 살렸다. 물론 기반이 팬 게임이라는 점에서 처음부터 대전 격투만을 고려하고 출시한 게임과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격투 게임 형식을 빌린 팬 게임들 사이에서 매우 뛰어난 완성도를 지니고 있음은 명백하다.

만약 원작을 모르더라도 새로운 격투 게임에 목마른 장르 팬이라면 충분히 구매할 가치가 있다. '죠죠의 기묘한 모험' 팬이라면? 이 리뷰를 볼 때까지 구매하지 않은 자신에게 죄책감을 느끼며 가까운 게임샵이나 플랫폼에 맞는 온라인 스토어를 찾아가면 된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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