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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엔젤러브 온라인 오픈베타 체험기

작성자 :	등록일 : 2009-11-24 오후 5:35:21

게임이라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는 오래 전부터 남성들이 그 주 수요층이 되어 왔다. 게임은 남성들의 전유물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여성이 게임을 하면 이상한 시절’이 있었던 것이다. 강산이 바뀌고 시대가 변하면서 여성의 사회 진출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시대가 왔지만, 여전히 여성이 게임을 하면 새삼스럽게 주목을 받는 일종의 선입견과도 같은 인식과 시각은 변하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전 국민의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생활이 된 온라인 게임이기에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여성 유저들의 모습은 이제는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동네 PC방 등에서도 남성들의 전유물이라고 여겨졌던 블록버스터 하드코어 MMORPG를 즐기는 여성 게이머들의 모습이나, 밀리터리 FPS게임을 즐기는 여성 게이머들의 모습도 목격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런 모습들이 주목을 받거나 여전히 흔치 않은 모습이라고 여겨지는 것이 사실이기에, 여성 게이머들의 모습은 언제나 화제가 된다. ‘얼짱 게이머, XXX게임에서 고수 등극’등 가십거리와도 같은 뉴스들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이유도 다 여기에 있는 것이다. 남성 게이머들을 여성 게이머가 FPS게임에서, 스포츠 게임에서 제압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아마 본능적으로 ‘신기한 일’이라고 생각할 것임에 틀림이 없을 게다.

△ 화제 속에 오픈베타 시작, 엔젤러브 온라인

때문에 ‘여성 게이머가 많은 게임’은 자연스럽게 이목을 집중시키는 일이 되고 있다. 여전히 희귀한 존재로 여겨지고 있는 여성 게이머들이 한 특정 게임에 다수 존재하고 있다면, 주목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여성 게이머를 자신들의 게임으로 다수 끌어들임으로써, 그것 자체가 마케팅이 되는 세상이 되었다. 물론, 게임의 콘셉트 자체가 자연스럽게 여성 게이머들의 시선을 끌어들일 수 있는 것으로 기획이 되는 것이다. 온라인 게임 상에서 지긋지긋하게 많이 볼 수 있는(?) 시커먼(??) 남성 게이머들이 아닌, 상큼 발랄한 여성 게이머들과 만날 수 있다는 사실. 그 묘한 두근거림과 설렘. 자연스럽게 남성 게이머들을 해당 게임으로 인도하게 되는 것이다. 또, 세컨드라이프 이후 온라인 게임과 SNS를 접목시킨 콘텐츠가 주목을 받으면서 여성 게이머들을 ‘초빙’하는 게임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또, 정식 런칭 이전부터 꾸준히 ‘여성 게이머들과의 만남’을 강조해 왔던 엔젤러브 온라인도 이런 흐름 속에서 주목을 받으며 오픈베타테스트를 실시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외형적인 비주얼에서 사람들은 게임에 대한 첫 인상을 판단하곤 한다. 미팅이나 소개팅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외형적인 첫 인상을 그 사람의 됨됨이와 생김생김을 판단하는 데에 중요한 척도로 여기고 있다고 하지 않던가. 비단 미팅이나 소개팅뿐만 아니라 그것은 게임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엔젤러브 온라인은 오픈베타 런칭 이전 테스트 때 여성 테스터를 먼저 뽑고 그 유저들을 돕는 남성 도우미 게임 유저를 뽑을 정도로 여성 유저를 전면적으로 부각시키는 마케팅 전략과 게임 콘셉트를 거침없이 드러냈다. 그 만큼 여성 유저들에 대한 배려와 알맞은 취향에 포커스가 맞춰질 수밖에 없는 비주얼을 갖출 수밖에 없을 것이다.

△ 프로필 사진을 유저가 등록할 수 있다는 특징이 눈에 띈다고나 할까

태생적으로 여성들의 취향에 맞는 게임의 특성을 갖춰야 하는 게임이기에, 엔젤러브 온라인의 비주얼은 전체적으로 상당히 캐주얼틱 하고 부드러운, 접근성이 높은 콘셉트의 2D로 구성이 되어 있다. 전체적인 인상은 선배 온라인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비주얼로는 캐주얼 MMORPG의 원조격인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굉장히 흡사한 모습이다. 무엇보다 캐릭터들의 디자인 구성 콘셉트가 그렇다.

몬스터들은 무섭지 않고 귀엽고, 캐릭터들의 모습 역시 아기자기하며 배경 또한 다르지 않다. 인터페이스를 이루고 있는 아이콘들의 모습도 귀엽고 아기자기한 디자인으로 구성이 되어 있기 때문에 지극히 대중적인 비주얼 콘셉트를 취하고 있다고 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문제가 있다. 아무리 2D라고는 하지만 비주얼 퀄리티가 신작 게임이라고 하기에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낮다는 것이다. 때문에 당연하게도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은 ‘매우’단순하다. 물론 국내에서 개발된 것이 아닌, 대만산 온라인 게임이기에 그래픽 퀄리티가 낮다는 것에 어느 정도 이해는 할 수 있지만 텍스처나 구성이 조금 얼기설기한 면들이 보이는 것이, 확실히 최근 높아진 국내 게이머들의 눈을 만족시키기에는 어려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사실, 엔젤러브 온라인이라는 이름이 들어 간 각 언론사의 기사와 보도자료 등을 보고 필자는 게임을 체험하기 전에는 몬스터들과의 전투가 이루어지지 않는, 일종의 SNS게임이라는 생각을 했다. 유명 레이싱 모델을 섭외해서 온라인 소개팅을 주선하는 등의 이벤트로 ‘여성 게이머들이 다수 있는 온라인 게임으로, 채팅과 온라인 SNS게임’이라는 이미지를 다수 주었기 때문이었다. 엔젤러브 온라인이 런칭 이전부터 게임에 대한 콘텐츠보다는 여성 게이머에 대한 존재를 부각시킨 것이 사실이었다. 여왕벌이 있으면 그곳에 꿀벌이 모인다는, 이른바 ‘여왕벌 효과’를 노린 것이었다고나 할까.

그런 연유로 필자는 엔젤러브 온라인이 MMORPG라는 것에 무척이나 놀랐고, 또 전투가 존재하고 레벨 업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아마, 이 글을 보고 필자처럼 놀라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리라). 서비스사 측에서는 소셜네트워크게임(SNG)라는 장르를 표방하고 있는 모양인데, 엔젤러브 온라인이 갖추고 있는 특성은 MMORPG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직업은 많지만, 법사계 캐릭터 하나, 전사 캐릭터 하나, 생산 스킬 발휘 직업 하나로 나누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전투와 육성이 의미가 없는 수준이기 때문에 클래스의 분할 또한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 엔젤러브 온라인의 기본적인 틀은 일반적인 판타지 MMORPG를 띄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여성 게이머를 만나는 미팅 게임이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여성 게이머를 전문적으로 만나게 해 주고 관리를 해 주는 프로그램이나 데이트를 즐길 수 있는 전문적인 콘텐츠가 특별히 따로 존재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일반적인 온라인 게임과 흡사하다. 왜 엔젤러브 온라인의 캐치프레이가 ‘여성 전용 온라인 게임’인지 알 수 없을 정도라고나 할까(필자 본인은 아직까지도 왜, 무엇 때문에 여성 전용 온라인 게임을 내세우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엔젤러브 온라인이 일반적인 MMORPG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전투가 ‘매우 빈약한’수준이다. 타격감, 액션, 전투의 전개, 다이내믹함 등등, 온라인 게임과 MMORPG에서 전투를 즐겁게 해 주는 모든 요소에서 현저하게 급이 떨어진다. 전투라는 존재가 왜 존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표시하고 싶은 정도라고나 할까. 여타 다른 MMORPG들에서는 ‘전투를 이끌어 가는 당위성’을 퀘스트와 스토리가 제공해 주고 있다. 그러나 엔젤러브 온라인에는 ‘왜 전투를 해서 캐릭터를 육성해야 하는가’에 대한 유저의 질문에 기본적으로 답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원초적으로 전투의 재미가 있어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 그러나 그마저도 없기에, ‘전투라는 요소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MMORPG라는 장르적인 특성을 띄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의 중심 축 중 하나가 되어야 할 ‘전투’라는 콘텐츠가 이처럼 빈약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유저가 특별히 전투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게임의 특성 때문으로 보인다. 어차피 유저가 직접 전투를 진행할 일이 거의 드물기 때문에, 전투에서 느낄 수 있는 직접적인 재미를 게임 내에서 추구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자동학습 시스템’이라는, 게임 내에서 지원하는 오토 시스템이 있다.

공식적으로 오토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는 보기 드문 게임인 엔젤러브 온라인의 오토 시스템, ‘자동학습 시스템’은 그야말로 눈 돌아갈 정도로 훌륭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전투에서의 플레이어의 행동을 설정하는 메뉴들, 보조 버프 스킬을 설정할 수 있는 메뉴, 기타 행동들(파티 신청이 왔을 때 이를 거부하거나 파티 플레이를 할 때의 설정 등)을 설정할 수 잇는 메뉴들까지, 아주 섬세하고 다양한 설정 항목들이 존재하고 있다.

특히, 몬스터나 원하는 아이템을 직접 타이핑이 아닌 간단하게 검색으로 확인해 설정이 가능하게 만들어 둔 점에서 필자는 엔젤러브 온라인의 맞춤형 오토 시스템에 그야말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런 기능까지도 가능한 것인가에 놀랐다고나 할까. 때문에 엔젤러브 온라인은 ‘출근 전 게임을 틀어놓고 퇴근 후 확인해 보면 캐릭터가 성장해 있는 훈훈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홍보를 하고 있다. 실제로, 필자 역시 상당히 세밀하고 훌륭한(?) 오토 시스템 덕분에 하루 만에 상당한 성장률을 보이는 캐릭터를 확인할 수 있었다.

△ 참으로 놀라운 수준으로 발전한 오토 시스템의 모습을 게임 내에서 목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드는 점이 있다. 사행성에 대한 문제나 절대적으로 없어져야 하는 오토 마우스를 게임 내에서 공식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도의적인 문제 등은 차처 한다손 치더라도, 과연 ‘이렇게 게임을 만들 것이라면 왜 전투라는 요소를 만들어 두었는가’에 대한 부분이다. 실질적으로 유저들이 게임의 전투라는 콘텐츠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가 거의 전무한 편이고, 자동학습 시스템이라는 오토 시스템이 있음으로써 전투를 해야만 하는 필요성도 없는데 왜 ‘전투를 통한 캐릭터의 성장’이 존재하느냐는 것이다. 당연히 RPG의 가장 큰 콘텐츠이자 재미 중 하나인 캐릭터의 성장에 따른 육성의 재미는 엔젤러브 온라인에서 전혀 느낄 수가 없다.

반론도 충분히 있다. 오토 시스템을 도입한 이유는 온라인 게임과 MMORPG의 가장 큰 문제점인 ‘반복되는 전투와 지루한 사냥’을 해소시키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실질적으로 MMORPG라는, 혹은 RPG라는 가장 오래 되고 정형화 되어 있는 게임의 장르를 기만하는 구차한 변명에 불과하다. 중심이 되어야 할 콘텐츠를 제대로 구현하고 특색 있게 만들지 못한, 콘텐츠에 재미를 부여하지 못한 능력 부족을 탓해야 하는 것이다. 마치 장르적인 특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오토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것은 ‘왜 게임을 만들었는가’에 대한 원론적인 질문을 불러 일으키게 하는 요소일 뿐이다. 아무리 장르적인 특성이 있다고 해도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오토 시스템이 될 수는 없다. 전투를 통한 캐릭터의 성장, 또 그에 따른 게임 밸런스 등을 재미있게 구현할 수 있는 자신이 없었다면 다른 게임을 만들어야만 했다.

그렇다면 엔젤러브 온라인이 내세우고 있는 특징, 바로 ‘여왕벌 효과’에 대한 관점은 어떨까. 앞서도 언급했듯이 엔젤러브 온라인은 오픈베타 런칭 이전부터 꾸준히 ‘엔젤러브 온라인은 여성 전용 게임이며, 여성 게이머들을 다수 만날 수 있다’라는 점을 내세워 왔다. 게임의 특징으로 여성 게이머들의 존재, 그리고 여성들과의 만남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는 것은 엔젤러브 온라인의 게임적인 특징이 커뮤니티를 통한 만남을 주선해 주는 것에 있지는 않을까 하는 궁금증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굉장히 의아스러운 사실은, 엔젤러브 온라인에 특별히 여성 게이머들과의 만남이라든가, 여성 게이머들과 만남을 주선해 주는 시스템이라든가, 혹은 다른 게임에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커뮤니티 시스템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 커뮤니티? 미안하지만, 필드 내에서 다른 유저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는 하늘의 별 따기다. 왜냐고? 거의 대부분이 오토이기 때문이다.

엔젤러브 온라인의 커뮤니티는 통상적으로 게임 내에서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채팅창을 통한 타 유저들과의 대화와, 친구 추가를 통한 메신저 시스템, 타 유저들과 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편지 시스템, 그리고 채팅방을 개설해 유저들과 채팅을 할 수 있는 채팅 시스템이 있다. 그러나 이들 커뮤니티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콘텐츠들을 살펴봐도 다른 게임들과 다른 부분이라든가, 독특한 시스템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엔젤러브 온라인이 SNG가 아닌, MMORPG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커뮤니티와 인맥관리 시스템에 SNS의 특성이 전혀 없는데 SNG를 표방하고 있다니! 그것처럼 아이러니한 일은 있을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딱히 여성을 배려한 커뮤니티 시스템이 있는 것도 아니며, 여성을 만나 데이트를 할 수 있다든가, 혹은 여성 게이머들과의 만남을 주선해 주는 시스템이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왜 런칭 이전 외설적인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유명 레이싱 모델과의 미팅 이벤트를 했는지에 대한 의도가 본 게임 내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여성 게이머들이 한 번쯤 눈길을 줄 만한 비주얼과 딱히 전투를 직접 하지 않아도 캐릭터의 육성이 가능하다는 편리한 점(?) 때문에 여성 유저들의 호감을 살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엔젤러브 온라인이 이미지처럼 내세웠던 부분이 시스템과 콘텐츠에서 부각되지 않은 것은 사실임에 틀림이 없다.

필자는 엔젤러브 온라인이라는 게임을 하는 내내 불편함을 숨기지 못했다. 게임을 진행하는 내내 ‘대체 이 게임은 무엇을 위해 만들어진 것일까’하는 의문점을 게임이 해소해 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또, 이 게임에 대한 재미를 글로써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 게임 언론들에 대한 일종의 배신감마저 들었다. 게임 본연의 재미와 목적의식을 찾아볼 수 없는 게임을 재미있다고 평가하는 무책임함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오토 시스템이 게임 내에 존재하는 것은, 라이트 유저도 쉽게 게임에 정착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낳을 수 있다(아, 거기에 불법 오토를 원천적으로 근절할 수 있다는 웃지 못 할 장점 또한 있을 수 있겠다). 그러나 게임 내에서 존재하고 있는 콘텐츠 자체에 대한 의미는 당연히 퇴색될 수밖에 없다. 게임 유저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 만들어 놓은 게임 콘텐츠를 컴퓨터가 자동으로 하고 있으니, 대체 이 게임이 만들어 진 이유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단순하고 원초적으로 말해서 오토로 사냥을 하면서 여성 유저들과의 커뮤니티를 즐기는 게임이라면 굳이 온라인 게임을 할 것이 아니라 채팅을 하면 될 일이다.

△ 캐릭터 클래스를 나누어 놓은 이유는, 캐릭터들의 디자인을 달리 하기 위함이었을까? 엔젤러브 온라인이 취하고자 했던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엔젤러브 온라인은, 근본적으로는 전투와 성장, 캐릭터의 육성을 재미있게 만들었어야 하는 게임이 되어야만 했다. 그러나 그것을 포기하고 오토 시스템을 적용했다는 것은 개발사의 무책임한 고육지책에 불과하며, 비난 받아 마땅한 일인 것이다. 거기에 멀티 클라이언트 지원이라니! 이것이야말로 일관되어 있는 MMORPG들을 비꼬기 위해 만든 프로그레스 퀘스트(Progress Quest)와 다를 바가 없지 않은가.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게임 본연의 목적과 MMORPG가 가지고 있어야 할 장르적 특성을 무시하고 버리면서도 엔젤러브 온라인의 오토 시스템에 대해 사냥에 취미없는 여성 유저들과 라이트 유저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사실은, 레벨 업이 상당한 재미를 보장하고 있어도 결국은 캐릭터의 육성과 경쟁이 결과적인 수치로 비교가 되는 게임이라면 결국 오토와 현금거래는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MMORPG, 그리고 재미와 감동을 느껴야 하는 게임 내에서 정식으로 오토를 적용하는 것은 정답이 될 수 없다.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른 재미적인 특성을 발견해야 하는 것이지, 아무리 온라인 게임이 대중화되면서 다양한 취향을 갖춘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는 해도, 게임 본연의 ‘포지션’을 포기해서는 절대로 안 될 말이다. 그것을 포기하는 것은, 자신들이 취하고 있는 게임의 장르, 그리고 일종의 자존심을 포기하는 것과 같은 일이기 때문이다.

스크린샷 출처 : 엔젤러브 온라인 공식 홈페이지

겜툰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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