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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에버플래닛 오픈베타 체험기

작성자 :	등록일 : 2010-01-26 오후 1:29:42

온라인 게임이라는 엔터테인먼트가 서서히 대중화가 되면서 게임을 만드는 제작사들이 해내야 하는 과제가 한 가지 더 생기게 되었다. 패키지 게임으로 게임이라는 문화에 익숙해져 있는 기존의 게이머들, 말하자면 자신들이 만든 게임이 시장에 나왔다는 것을 굳이 알리지 않아도 알아서 게임을 찾는 코어 유저들도 만족을 시켜야 하지만, 반대로 게임이라는 문화와 그다지 친숙하지 않은 일반 대중들에게도 어필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주 극소수의 여성, 그리고 대부분이 남성으로 이루어져 있던 게임 유저들이 온라인 게임이 주류가 되면서 점차적으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확장이 되고, 게임사들은 자연스럽게 대중화에 대한 고민을 하기에 이르렀다. 어떻게 보면 블록버스터 장르를 몰아 낸 캐주얼 게임의 대두는 자연스러운 일이었던 것이다.

캐주얼, 대중화, 접근성의 용이함. 이 얼마나 듣기 좋은 말인가. 게임을 처음 하는 사람들이더라도 부담 없이, 어려운 조작법을 익힐 필요 없이 손쉽게 할 수 있는 게임. 혼자 즐기는 것이 아니라 보다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짧은 시간 안에 최대의 재미를 느끼며 즐길 수 있는 게임. 쉽사리 접근하기 힘들었던 게임의 대중화를 뜻하는 ‘온라인게임의 캐주얼화’는 많은 변화의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 에버플래닛, 오픈베타 시작!

그러나 부작용도 있었으니. 캐주얼 게임이 새로이 게임을 하는 유저들, 즉 새로운 시장에 어필을 함에 따라 그 새로운 시장성에 대한 가능성을 본 게임사들이 새롭게 캐주얼 게임을 잇달아 양산해내기 시작했다. 대세 장르의 범람이라는, 어쩌면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장르 쏠림 현상으로 인해 짧은 기간에 상당히 많은 캐주얼 게임들이 등장함에 따라 결과적으로 가볍고 통통 튀는 캐주얼 게임들이 ‘아이들이나 하는 유치한 게임’이라는 편견으로 자리 잡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아이들이나 하는 유치한 게임’이라는 그 게임들은 여전히 이 땅에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사랑을 받고 있으며,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임으로 여전히 시장에서 그 매력을 뽐내고 있다. 그리고 캐주얼 게임의 전성기를 열어젖힌 ‘캐주얼 게임의 왕자’넥슨이 오랜 부진을 깨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그 일환이 될 신개념 혹성탐험 게임인 에버플래닛이 드디어 시장에 등장했다. 온라인 생활형 혹성탐험 RPG라는 새로운 온라인 게임의 개념에 도전장을 던진 에버플래닛. 그 모습을 살펴보자.

지난해 4월 1일, 그러니까 만우절에 한 해외 웹진에서 ‘메이플스토리 3D'라는 로고가 박힌 스크린 샷이 공개되었다. 당연히 해외 유저들은 물론 국내 유저들은 ’발칵‘뒤집어졌다. 해외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은 해외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메이플스토리가 3D로 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것에 많은 주목을 하기 시작했던 것. 물론 이는 ’게임업계 만우절 낚시‘로 밝혀졌지만, 이 때 공개된 스크린 샷은 많은 화젯거리가 되었다. 이 때 공개된 스크린 샷은 바로 에버플래닛이었다.

메이플스토리의 3D라고 해도 수긍이 갈 만큼 에버플래닛은 메이플스토리가 취하고 있는 그래픽의 그것과 많이 닮아 있다. 에버플래닛의 그래픽 스타일은 라그나로크와 같이 2.5D로, 배경은 3D이고 캐릭터는 2D로 구성되어 있다. 캐릭터의 크기가 아주 작은 대두형 2등신으로 되어 있으며 전체적인 캐릭터 디자인이 상당히 흡사하기 때문에 메이플스토리의 비주얼과 매우 흡사하다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최신 게임인 만큼, 그리고 2.5D인 만큼 게임 비주얼 퀄리티는 메이플스토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메이플스토리의 이름이 꾸준히 나오는 이유는 비주얼 콘셉트 자체가 굉장히 흡사하기 때문인데, 캐릭터의 외형이라든가 아이템들의 모습, 그리고 배경의 분위기 등이 유저들이 쉽게 메이플스토리를 연상할 정도로 상당히 흡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 많은 사람들을 오해하게 만들었던 에버플래닛. 분명 메이플스토리와 닮았다

메이플스토리와 외형이 비슷하다는 것, 어떤 게임과 외형이 닮아서 기존의 게임을 연상시키게 한다는 것은 매우 민감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바로 표절 시비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미의 퀘스트 중심형 MMORPG를 그대로 답습한 스타일의 게임들이 많듯이, 하나의 ‘스타일’을 ‘표절’로 받아들이면 안 될 것이다(반지의 제왕 온라인을 WOW의 표절이라고 하는 것 등, 그렇게 따지면 WOW또한 표절이다).

비주얼 콘셉트는 메이플스토리와 흡사하지만, 에버플래닛의 그래픽에는 여타 다른 게임들과 확연히 다른 차이점&차별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글로브 뷰’라고 하는 특이한 시점인데, 기본적으로 8방향과 점프를 할 수 있는 조작 스타일을 갖추고 있지만 주변 배경이 실제 지평선이 지나가는 것과 같이 흘러가게 된다. 지구가 둥글듯이, 에버플래닛의 플래닛(행성)도 둥근 법인 것이다. 지평선 저 너머로 사라지는 글로브 뷰 효과는 상당히 신선한 비주얼 효과임에 틀림이 없다. 시야가 넓어진다는 효과와(멀리 있는 유저들과 몬스터 등을 상당히 탁 트인 시점으로 볼 수 있다) 특이한 움직임과 기존의 게임들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신선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단, 캐릭터의 기본적인 이동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탈 것 등의 콘텐츠들이 적극 등장하게 되거나 버프의 효과 등이 게임에 본격적으로 적용된다면 이러한 단점들은 일부 해소될 것이다.

에버플래닛은 2009년 한 해 동안 클로즈베타를 진행하면서 게임 전면에 캐주얼성을 내세웠다(아니, 의도적이라기보다는 비주얼 디자인 등이 유저들에게 자연스럽게 어필 되었다). 그 만큼 에버플래닛은 비주얼부터 시작해서 게임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쉽고 편하게 접근할 수 있다’라는 게임의 콘셉트를 적극적으로 일면에 부각시키고 있다. 또, 조작 시스템과 다수의 콘텐츠에서 이런 에버플래닛의 캐주얼성은 지극히 드러나고 있다.

먼저, 에버플래닛의 조작 스타일은 매우 간단하게 이루어져 있다. 거의 대부분의 활동을 키보드로 할 수 있기 때문에 복잡함을 덜었다. 물론 키보드 조작을 지원하고 있는 게임들 모두 조작이 쉬운 것은 아니다. 복잡다단한 조작체계로 인해 오히려 마우스 클릭으로 조작체계가 굳어져 있는 것이 더 편한 게임들도 있다.

△ 에버플래닛에는 기분 좋은 ‘자연’과 ‘별’이 녹아들어가 있다!

그러나 에버플래닛의 경우 메이플스토리와 같이 통일성을 갖춘 조작체계를 갖추고 있다. 8방향의 이동과 공격, 점프, 아이템의 사용, 각종 제어창 활성화 등 모두 키보드로 ‘간단하게’조작이 가능하다. 하지만 더 주목해야 하는 점은 스페이스바의 역할이 굉장히 크다는 것. 이는 기본적 조작 체계가 메이플스토리와 비슷한 부분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점인데, 에버플래닛에서는 스페이스바를 사용하지 않으면 게임진행이 불가능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에버플래닛에서 스페이스바는 거의 만능키라고 할 수 있다. NPC와의 대화, 퀘스트와 관련된 각종 장치의 조작 등을 모두 할 수 있는 것이다. 굉장히 소소한 것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조작들을 스페이스바로 하기 때문에 한 가지 키로 다양한 행동을 통일시키고 있다는 것에, 편리성과 캐주얼성을 더해주고 있다는 것에 호평을 보낼 수 있겠다. 퀘스트 중심형 게임이기 때문에 간편한 스페이스바 조작으로 퀘스트를 시작하고 수행할 수 있는 것은 게임 전반적으로 적응과 진행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된다.

에버플래닛의 가장 큰 특징이자 매력이라고 한다면-그리고 어찌 보면 메이플스토리와 완전히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그것은 바로 플래닛(행성)을 탐험하면서 게임을 진행시켜 나간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플레이어의 전투와 생활이 모두 이루어지는 곳이 하나의 도시, 혹은 하나의 대륙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과, 하나의 행성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의 차이라는 점이다.

에버플래닛은 이 행성에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퀘스트)을 체험하면서 플레이어가 성장해 나가는, 일반적인 여타 MMORPG들과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게임 전개를 갖추고 있다. 말하자면 퀘스트 중심형 MMORPG들과의 구조가 크게 다르지 않은, 사냥보다 퀘스트가 더 중요한 퀘스트 중심형 RPG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당연히 플레이어의 육성과 성장, 그리고 게임 콘텐츠의 중요함에 있어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퀘스트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게임 내적인 시스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퀘스트라는 것이다.

△ 에버플래닛의 오브젝트는 비단 배경의 역할만 하고 있지 않다

여기에 에버플래닛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 있다. 바로 여러 퀘스트들과 둥글게 만들어져 있는 행성의 구조가 세밀하게 연결되어 또 하나의 게임 콘텐츠로 유저들에게 많은 재미를 선사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에버플래닛의 퀘스트에는 게임의 배경과 환경, 그리고 다양한 오브젝트들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게임의 배경이라고 할지라도 에버플래닛에서는 퀘스트의 ‘과정’으로 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겉으로는 단순할 수 있는 ‘xx샘물에서 물을 떠 오라’라는 퀘스트를 직접 플레이어가 해당 샘물로 찾아가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는 샘물에서 물을 떠 오는 액션을 할 수 있음으로써 플래닛을 탐험하는 재미를 유저들에게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개발진의 퀘스트 기획력에 찬사를 던질 수 있는 부분.

에버플래닛의 퀘스트 기획력이 남다른 것은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xx라는 몬스터를 잡으면 획득할 수 있는 xxx를 수집해오라’라는 단순한 퀘스트가 아닌, ‘살아 있는 몬스터를 생포’하는 퀘스트라든가 ‘몬스터가 자리하고 있는 xxx에 가서 xxx를 수행하고 돌아오라’라는 등 단순히 사냥과 아이템 수집만을 목적으로 하는 직관적인 퀘스트의 틀을 확실히 벗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퀘스트 디자인의 획기성과 퀘스트를 플래닛이라는, 에버플래닛의 가장 큰 특징인 필드의 디자인과 함께 연계시키고 있는 구성은 유저들에게 지금까지 다른 체험을 선사하고 있기에 충분하다.

△ 전투만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생활의 여유로움과 아름다움도 겸비해야 한다!

재미있으면서도 캐주얼성이 통통 튀는 에버플래닛의 그야말로 ‘적절한’퀘스트 콘텐츠는 반면 유저들에게 적당한 긴장감과 재미, 그리고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의 숫자를 보유하고 있다. 퀘스트의 양이나 퀄리티, 내용 등 전체적인 디자인에서 상당히 만족스러운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에버플래닛에는 하우징 시스템이 있다. 바로 ‘마이플래닛’이라는 시스템인데, 자신만의 집을 만들어서 그 안을 창고처럼 쓸 수 있으며, 친구를 추가해 메신저 기능을 발휘하기도 하는 하우징 시스템이다. 유저 편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는 마이플래닛은, 그러나 게임의 전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는 독특한 공간이기도 하다. 물론 하우징 시스템답게 다양한 가구들을 배치해 자기 자신만의 공간으로 꾸미는 재미는 덤이다.

마이플래닛의 다양한 기능 중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요리 제작에 쓸 수 있는 각종 채소를 재배할 수 있는 밭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밭에서 플레이어는 재배 결과에 따라 특수한 제작 기술과 경작 레벨을 올릴 수 있게 된다.

△ 마이플래닛에서는 조금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또 하나는 바로 에버플래닛의 특수 아이템인 ‘별 씨앗’을 마이플래닛에서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고 그 효과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별 씨앗을 투입해 별의 레벨을 올리면 다양한 오브젝트들이 생성되는데, 뿐만 아니라 레벨 업 직후에 적용되는 캐릭터 능력치 추가 버프가 걸리는데 이것은 별 성장에 따라 달라진다. 마이플래닛의 외형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게임 내적으로 다양한 효과를 연출하는 별 씨앗을 성장시킬 수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그 독특함이 있다 하겠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마이플래닛의 능력치 증가 버프는 별이 성장한 이후 단 한 번만 적용되며, 플래닛이 모두 성장한 이후에는 능력치 버프를 받을 기회가 원천적으로 사라지게 된다는 점이다. 때문에 아직까지는 마이플래닛과 자신의 별을 성장시키는 애정도를 크게 갖춘 유저들의 숫자가 그리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애정을 쏟아 자신만의 별을 성장시킨 유저들을 위해서라도 이 부분은 확실히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오픈베타를 갓 시작한 게임인 만큼 단점도 있다. 최근 두 번째 별과 최고레벨 상향을 하기 전까지는 25레벨이 최고레벨로 설정되어 유저들에게 콘텐츠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했다는 불만을 사기도 했으며, 몬스터를 최초로 타격한 유저에게 경험치와 아이템이 돌아가는 시스템, 요리에 필요한 재료를 보관할 수 있는 인벤토리가 굉장히 협소하다는 점, 전투에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요리가 없어 요리사라는 직업이 유명무실하다는 점 등이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단점들은 충분히 추후 수정이 어렵지 않게 가능한 부분들이며, 단점들을 수정한다고 해도 크게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없다. 에버플래닛의 개발진은 오픈베타 이후 3번째 별을 업데이트 할 때까지는 ‘게임의 완성도와 안정성을 기하는 작업 기간이며, 그 이후가 진짜 오픈베타가 될 것’이라는 의도를 밝혔다(때문에 넥슨은 그에 맞춰 에버플래닛의 본격적인 마케팅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개발진의 의도대로라면, 아직 게임은 본격적인 오픈베타가 시작되기 전이라는 얘기다. 지금도 충분히 매력적인 게임이지만, 눈에 거슬리는 단점들을 수정하고 난 뒤에는 분명 더욱 충실한 게임이 되어 있을 것이다.

자연과 나만의 별, 밝음과 통통 튀는 독특함으로 무장한 캐주얼 게임 에버플래닛. 지금도 매력적이고, 앞으로도 더 매력적이 될 둥근 별로 여행을 떠나보자.

겜툰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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