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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서유기전 1차 클로즈베타테스트 체험기

작성자 :	등록일 : 2010-02-09 오후 2:12:28

훌륭한 문학의 역사와 깊이를 자랑하고 있는 중국에는 4대 기서(四大奇書)라는 것이 존재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중국의 4대 기서는 삼국지연의, 수호전, 서유기, 금병매로 이루어져 있는데, 아마 책 꽤나 읽었다는 사람들은 대부분 섭렵했을 정도로 굉장히 유명한 소설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참고로, 여기에 봉신연의를 덧붙여 5대 기서로 보는 시각도 있다).

기서(奇書)란, 말 그대로 기이(奇異)한 내용이 담겨져 있는 책을 뜻한다. 삼국지연의야 실제 고증이나 실존했던 인물을 바탕으로 쓴 책이라고 하더라도 그 내용은 역사와 실제 있었던 일과는 관계없이 기이한 일들이 다수 등장하는 기서임에 틀림이 없다(예를 들면 제갈공명의 동남풍이나 죽음에 대한 에피소드 등). 수호전이나 서유기, 금병매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 혹자는 ‘귀혼의 동생’이라고 부르는, 서유기전이다!

그렇다면 이 4대 기서가 단순히 기이한 내용이 담겨져 있기 때문에 세간의 기억에 오르내리는 소설이 된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기상천외한 내용과 상상 속에서만 있을 법한 내용을 ‘재미있게’짜 냈기 때문에 저 드넓은 대륙에서 만들어진 수많은 소설들 중 4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유명한 소설로 손꼽히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금병매 대신에 홍루몽을 포함시켜 4대 명저(四大名著)로 부르기로 한다. 그 만큼 재미도 있고 문학적 가치도 뛰어나다는 것이다.

그렇다. ‘재미’라는 것은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크리에이터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추구해야 하는 필수적인 요소임에 틀림이 없다(물론 건전한 방법으로 추구해야 하겠지만). 또, 역사적인 밀리언셀러들은 이런 재미들을 ‘역사와 전통으로’담보를 한 작품들이기 때문에 만화,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리메이크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게임으로 컨버전하는 경우들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유명한 소설들의 이야기를 다른 분야로 컨버전하는 것은 마치 애니메이션을 게임화 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와 전통이 흐르는 캐릭터들과 이야기를 게임으로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이야기에 등장하는 캐릭터들과 스토리 라인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익숙한 전개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신작이더라도 게임의 서비스 전에 유저들이 익숙함을 느끼는 것도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국내 온라인 게임 산업도 거대화된 만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명한 소설들과 이야기들을 소재로 하여 온라인 게임으로 만들어 내는 일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개발 발표와 함께 왠지 익숙하게 느껴졌던 게임, 최근 1차 클로즈베타를 마친 ‘서유기전’도 마찬가지다.

서유기전의 서비스사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국내 대형 메이저 퍼블리셔 중 하나인 CJ인터넷이다. 하지만 개발사는 앤앤지랩이라는, 온라인 게임 유저들에게는 익숙한 게임 명인 횡스크롤 액션 MMORPG인 ‘귀혼 온라인’의 개발사이기도 하다. 귀혼 온라인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무협의 세계에서 작고 아기자기한 캐릭터들이 등장해 마찬가지로 아기자기하면서도 코믹한, 그러면서도 귀신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귀신, 유령, 괴물들과 싸워 나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간편한 조작에 횡스크롤 액션이 주로 이루어 진 캐주얼 스타일의 온라인 게임으로 저 연령층 유저들을 중심으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이다.

국내에 톱 게임이 된 수준은 아니지만, 시작부터 시장에서 상당한 수준의 호응을 얻어 꾸준히 그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는 온라인 게임인 귀혼 온라인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앤앤지랩이라는 개발사의 첫 번째 온라인 게임 히트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후속 개발작인 서유기전 역시 자사의 첫 번째 히트작인 귀혼 온라인의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고 있는 이미지와 비주얼, 그리고 인상을 유저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 확실히, 귀혼의 ‘그것’과 굉장히 많이 닮아있다!

일차적이고 기본적으로, 서유기전은 횡스크롤 액션 게임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물론 게임의 전개와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그 형태는 달라진다-당장 유저들에게 게임의 이미지를 확고하게 새겨 주는 부분인 시점 전개가 귀혼 온라인과 상당히 닮아 있다는 것이다.

또, 무협을 기반으로 한 2.5D로 만들어 진 그래픽과 비주얼은 귀혼 온라인을 충분히 떠올리게 하는 그것이다. 배경과 인터페이스, 캐릭터들의 움직임이라든가 그래픽의 구성, 디자인 등 개발사의 히트작이라고 할 수 있는 귀혼 온라인과 상당히 닮아 있는 것이다. 비주얼적인 면에서의 구성과 디자인은 그 만큼 친숙함과 어색함을 없앤 느낌으로 유저들에게 다가가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텍스처나 그래픽 구성, 전체적인 퀄리티가 모태라고 할 수 있는 귀혼 온라인보다 높은 것은 당연한 얘기일 것이다.

비주얼과 이미지, 디자인 등은 개발사의 전 히트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서유기전이라는 게임은 개발사가 만들어 낸 히트작인 전작과 별반 다를 바 없는 게임이라는 것일까. 물론 그렇지 않다. 서유기전은 횡스크롤 액션이지만, 전형적인 횡스크롤 액션의 게임 전개와 시점 이동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서유기전이라는 게임의 이름답게, 유저는 레벨 1에서부터 근두운을 탑승할 수 있게 된다. 근두운을 탈 수 있다는 말은 비행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 서유기전의 캐릭터 이동은 전형적인 땅을 밝고 움직이는 횡스크롤의 움직임뿐만이 아니라, 캐릭터가 부유하는 비행 스타일의 이동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횡스크롤 액션 게임의 가장 큰 단점이자 불편함은 모든 움직임이 가로(물론 점프가 있다고는 하지만)로 획일화 되어 있기 때문에 이동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장애물에 대한 제약이 많아 전체 월드는 물론 맵의 크기를 그렇게 크게 할 수 없다는 것에 있었다. 하지만 서유기전은 근두운이라는, 게임의 세계관에서 떼래야 뗄 수 없는 매개체를 사용해 원작과의 씽크와 함께 횡스크롤 액션 게임의 이동에서의 단점을 커버하고 있다.

△ 근두운은 마음이 깨끗한 사람만 탈 수 있는 것만은 아니다!

물론, 이동이라는 부분 뿐만 아니라 근두운을 타고 비행을 할 수 있다 것은 전투 행동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모든 구조물을 뛰어넘고 이동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전투 방식이 공간의 제약 없이도 행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는 것이다. 당연히 액션의 속도 자체가 빨라질 수밖에 없다. 공중전 전용 필드가 따로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슈팅 게임과 같은 느낌의 액션도 경험해 볼 수 있으며, 필드 자체가 근두운을 탈 수 없게 된 곳도 나오기 때문에 우려스러울 정도의 무작정 정신없는 게임 전개가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당연히 근두운을 막무가내로 아무렇지도 않게 타고 다닐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속적으로 근두운을 타기 위해서는 신산수라는 물약을 구입해서 충전을 해야만 하는 시스템이다. 이후 밸런스 조절을 통해 바뀔 수도 있는 일이겠지만, 이번 1차 클로즈베타 테스트에서는 가격이 그렇게 크게 높지 않고 퀘스트로도 충전할 수 있는 방식으로 등장했다. 전체적인 게임 전개에서 근두운의 존재 때문에 둥실거리는 느낌에 날파리가 날아다니며 게임을 하는 듯한 너무 정신없는 전개를 걱정할 수도 있지만, 적절한 조절 덕분에 그런 단점들은 두드러지게 드러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신선함을 주면서도, 부작용에 대한 걱정도 없는 모습이라고나 할까.

서유기전의 첫 번째 클로즈베타테스트에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역시 ‘수집’에 대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몬스터를 죽이고 얻을 수 있는 혼령을 흡수하는 것, 그리고 그 혼령인 진기를 통해 적을 한번에 쓰러뜨릴 수 있는 기술 등도 수집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이 부분 역시 귀혼의 기본적 콘셉트와 많이 닮아 있다). 또 귀혼의 강령과 비슷한 시스템인 기문둔갑도 기본적으로 둔갑 카드를 모아야 하며, 게임 내에 모든 정보를 등록하는 수집백과 시스템을 통해 서유기전의 다양한 콘텐츠들을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서유기전의 수집백과에는 게임 내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것들을 등록할 수 있게 되어 있다(삼장법사가 후예들에게 남기고 간 것이라나 뭐라나). 수집 가능한 거의 모든 것을 모으고 등록할 수 있는 것인데, 제작과 필요한 재료 아이템에서부터 몬스터, 물고기, 재료 등 거의 모든 것을 등록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게임은 수집백과를 완성하면 소정의 보상이 있다고 밝혔지만, 1차 클로즈베타 테스트에서는 아직 그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다(애초부터 수집백과를 모두 모은 유저도 없다).

재미있는 것은 서유기전은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수집과 채집을 미니게임과 자동채집을 통해 반복 작업으로 느껴지지 않게 해 두었다는 것이다. 특히 미니게임의 경우 유저들이 들이는 시간의 소요가 있기 때문인지 미니게임에서 성공하게 된다면 자동채집보다는 많은 숫자의 치집량을 받게 되는데, 이러한 부분을 유저들이 조절할 수 있다는 점도 채집에 대한 지루함을 조절할 수 있음과 동시에 성취감, 그리고 목표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게임 초반부터 유저들의 수집욕을 자극시키는 것은 단연 요괴백괴라고 할 수 있었다. 몬스터를 잡으면 일정확률로 몬스터명의 기억조각을 수집할 수 있는데, 이 기억조각의 숫자를 모두 맞추면 하나의 둔갑카드가 되어 해당 몬스터로 변신을 할 수 있는 ‘기문둔갑’을 행할 수 있다. 변신이라는 요소는 언제나 게임에서 유저들을 가장 자극시키는 콘텐츠가 된다. 단연 유저들에게 인기를 끌 수밖에 없는 부분인 것이다.

수집을 통한 유저들의 게임 전개 욕구를 자극시키는 것, 그리고 그 수집을 ‘반복작업’으로 유저들에게 받아들이게 하지 않는 부분 등은 충실히 게임 내에서 본연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어떤 온라인 게임들이 으레 그렇듯, 게임 전개의 상당 부분에 문제나 완성이 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도 ‘1차 클로즈베타니까’하고 유저들은 대부분 넘어가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서유기전은 나쁘지 않은 완성도를 보여준 편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필드의 전체 크기 정도도 클로즈베타 치고는 상당히 많은 부분이 완성되어 있었고, 게임의 중심 콘텐츠라고 할 수 있는 전투 부분을 유저들이 충분히 체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었다.

1차 클로즈베타 치고는 상당히 넓은 수준의 필드맵을 선보였으며, 전투 시스템 또한 아기자기하게 보이는 것 치고는 상당히 재미있다. 근두운을 타고 지형에 구애받지 않는 전투를 포함해, 파티를 맺어 보스를 잡는 전용 필드를 체험하는 것 등의 전개는 게임에 대한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물론 문제는 있었다. 아이템 제작에 대한 재료를 어디서 어떻게 모아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부분이라든가, 커뮤니티 시스템이 아직 미흡하다는 점 등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들은 차후 테스트를 통해 충분히 수정될 수 있는 부분들이며, 이후의 테스트에서 서유기전의 재미가 더 확고히 유저들에게 전달될 것을 감안한다면 이 정도 문제는 문제 축에 끼지도 않을 것임에 틀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