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툰-카툰으로 보는 재미있는 게임이야기

PWD

	게임 리뷰/프리뷰

	만화로 보는 게임리뷰

	죽이는 캐릭터 인터뷰

	추억의 게임::이겜 아시나요

	게임기행

리뷰/프리뷰

HOME > 리뷰/프리뷰> 리뷰/프리뷰

제 목 : 아크로드2 오픈베타 체험기

작성자 :	등록일 : 2013-10-28 오후 1:02:02

신기하게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지속하는 게임이 있다. 물론 인기를 많이 얻고 난 뒤에 서비스를 지속하는 것은-물론 인기를 지속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그렇게까지 어려운 일은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신기한’게임들은, 바로 처음에 큰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어느 새인가 야금야금 인기를 얻어서 나름 준수한 성적을 거두는 게임들이 바로 ‘신기한’게임들이다.

이들 게임들은 공통점이 있다. 처음에 인기를 얻지는 못하더라도 서비스를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서비스를 지속해 나가면서 유저들에게 차츰차츰 인정을 받는 게임들이라는 것이다. 한꺼번에 큰 인기를 얻는 것이 아닌, 점진적으로 인기를 쌓아 나가는, 눈이 소복소복 쌓이는 것과 같은 느낌이랄까.

물론 서비스사와 개발사에 이 게임이 시장에서 존속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어느 정도의 합의와 의지가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경쟁 구도가 극한으로 올라와 있는 국내 시장에서 이런 신기한 경우는 보기 드물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대표적인 ‘신기한 경우’는 무엇일까. 아크로드가 바로 그렇다. 처음 공개가 되었을 때 그야말로 엄청난 수준의 주목을 받았지만, 이내 인기가 수그러들어 ‘용두사미’MMORPG라는 평가를 들었다. 당시 100억을 투자한 블록버스터 대작이라는 찬사를 들었던 게임이었지만, 기대만큼 인기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아크로드는 현재까지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다. 단순히 오랜 기간 동안 게임을 서비스해 오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어느 정도 코어 유저들의 지지 속에서 오랜 기간 동안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서비스 초반과는 달리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며 후속작의 탄생도 가능하게 했다.

그 ‘신기한’ 경우 중 하나인 아크로드가 후속작을 만들어 냈다. 참으로 대단한 저력의 게임 브랜드,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솔직히 말해서, 요즘 나오는 게임들은 왠지 모르게 그래픽이 좋아야 한다는 어느 정도의 선입견이 있다. 최신 게임인데 그 정도는 해 줘야 한다는, 왠지 모를 근거 없는 선입견?

사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이 정도는 해야 한다’라고 암묵적으로 형성되어 있는 신작 게임의 비주얼에 대한 생각은 사실은 통상적이지 않다. 아무리 신작 게임들이라고 하더라도 모든 신작 게임들이 유저들이 생각하고 있는 ‘그 정도’로 나오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유저들 사이에서 이런 생각이 보편적으로 들게 되었을까. 이유가 있다. 바로 테라나 블레이드앤소울과 같이 하이퀄리티 엔진을 탑재한 블록버스터 게임들 때문이다. 연달아 나온 고퀄리티의 그래픽을 자랑하는 게임들로 인해 다수의 선량한(?) 보통의 신작 게임들이 피해를 입는다고나 할까. 말하자면 특정 게임들이 비주얼이 지나치게 좋은 것뿐이고, 대다수의 게임들은 신작이라고 하더라도 우리가 알고 있는 신작 게임의 기준에 준하는 그래픽 퀄리티를 갖추고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것이 정상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유저들의 눈에는 분명 아크로드2의 전체적인 비주얼은 그다지 좋게 비쳐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배경 처리는 그다지 깔끔하지 않고, 캐릭터 모델링 또한 퀄리티의 문제가 다수 보인다(물론 배경의 경우 포커스아웃이 잘 되는 편이라 눈에 거슬리지는 않다). 뭔가 고급스러움을 기대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물의 표현은 굉장히 훌륭하지만, 플레이어가 물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게임의 특성을 생각해 보면 그 또한 대단하다는 평을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아크로드2의 용량은 2기가다(2와 관련된 그가 떠오르는 것은 나만의 착각이겠지). 2기가 남짓한 게임에 일정 수준 이상의 비주얼을 기대하는 것도 또한 ‘도둑놈 심보’일지도 모른다. 다만, 전체적인 그래픽 퀄리티에 비해 이팩트, 타격 효과 등은 굉장히 독특하면서도 경쾌한 맛은 있다. 하지만 플레이어가 비주얼을 바라보는 눈을 조금만 낮춘다면 충분히 만족스럽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고 평하고 싶다.

아크로드2는 전형적인 클래식 MMORPG 형태를 취하고 있다. 몬스터를 클릭을 통해 사냥하고 단축키를 이용해 스킬을 사용하는 방식은 그 옛날 MMORPG들이 다수 나왔던 시절의 그것과 같다.

물론 퀘스트들은 존재한다. 다만 퀘스트의 전체적인 스토리는 몰입감이 그렇게까지 좋은 편은 아니다. 퀘스트들은 아크로드2에서 일종의 경험치를 얻고 아이템을 얻게 하는 하나의 도구적 수단이랄까. 게임의 메인이자 전면에 나서는 콘텐츠는 아니라는 점이 여실히 드러난다.

게임을 시작하면 양쪽으로 나누어져 있는 진영을 선택한다. 에임하이와 데몰리션인데, 선택 창에서부터 에임하이는 휴먼, 데몰리션은 오크 종족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나눠진 진영은 이후 게임의 주요 콘텐츠인 PvP를 즐길 수 있게 하는 단초가 된다.

진영을 선택하고 난 뒤에는 캐릭터를 생성하고 클래스를 선택하게 된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직업구성이 전사와 탱커 역할을 하는 랜서, 그리고 궁수와 힐러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아크로드2에는 마법사가 없는데, 힐러가 일정 수준의 마법 능력을 갖고 있다.

이유가 있다. 바로 아크로드2는 프리스킬 시스템으로 멀티 클래스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플레이어는 각 캐릭터 당 주무기와 보조무기를 설정할 수 있는데, 주무기는 클래스 선택에 따라, 그리고 보조무기는 자신이 나머지 클래스의 무기 3종 중 어떤 것의 숙련도를 더 올리느냐를 선택할 수 있다. 힐러의 경우 메인이 지팡이가 되며, 석궁과 한손검, 양손검 중 자신이 선택 하에 무기 숙련도를 올릴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모든 무기의 숙련도를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 무기뿐만 아니라 스킬 또한 다른 클래스의 스킬을 찍을 수 있다. 마법사를 따로 두지 않아도 ‘전천후’들이 많기 때문에 큰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물론, 이후에 등장할 지도 모르겠지만).

다만, 이런 멀티클래스 시스템에 대한 부분은 아직까지는 보완이 필요할 듯싶다. 멀티클래스를 지향하는 것은 좋지만 다른 클래스들의 스킬을 사용하면서 전투를 하다 보면 어느 새인가 마나부족에 시달리는 플레이어의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아크로드2에서 초반 물약값이란 그야말로 굉장히 비싼 축에 속해서, 단순히 물약으로 이를 대처하려 하다가는 파산에 빠지고 만다. 아직 밸런스를 만져야 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여실이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아크로드2의 핵심 콘텐츠는 멀티클래스 시스템이 아니다.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는’것처럼, 아크로드2의 핵심은 바로 전장이다.

아크로드2는 다른 진영과 전투를 하기 위해서는 최소 30레벨을 달성해야 한다. 때문에 다른 측면에서 보면 30레벨을 달성하기 전에는 게임의 진면목을 체험하지 못한다고도 할 수 있다. 그를 위해 퀘스트가 있고, 레벨 달성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느낌이다.

그렇다면 전장을 체험하기 전, 30레벨 전까지 유저들은 아크로드2의 재미를 느낄 수는 없는 것일까. 그것은 아니다. 이보다 먼저 다른 진영의 유저들을 만나고 전투할 수 있는 지역 격전지가 있다.

격전지는 일반적인 에임하이와 데몰리션의 지역이 아닌, 하나의 독립된 지역으로 퀘스트를 통해 받는 '해당 격전지 이동 주문서'로 이동 할 수있다. 두 진영 모두 5레벨, 15레벨, 25레벨, 35레벨에 격전지 퀘스트를 수행할 수 있으며, '필드 복귀 주문서'를 통해 언제든지 되돌아 올 수 있다.

격전지로 이동하면 아군 진영 NPC에게 퀘스트를 의뢰받을 수 있고, 비슷한 레벨 대의 양 진영 유저들이 입장하게 된다. 격전지에서는 진영끼리 PvP가 가능하며, 적 진영 유저를 처치할 때마다 명성 점수를 획득할 수 있다.

물론 이런 격전지의 전투는 대규모 전장과는 큰 차이가 있다. 엔드콘텐츠라고 할 수 있는, 공성병기 등이 등장하는 아크로드2의 대규모 전장의 재미와 비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아크로드2의 진면목을 조금이나마 맛볼 수 있는 ‘요소’는 분명 존재한다.

확실히 아크로드2는 솔로잉 플레이만으로는 매력적인 부분을 느낄 수 없는 게임이다. 평균적인 역량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차별화를 내세울 만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아크로드2의 진짜 재미, 즉 30레벨 이후 시작되는 공성전과 대규모 진영 전투가 어떤 식으로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지에 따라 게임의 성패가 갈린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진영 전투는 리더를 중심으로 하는 전략적 전투가 가능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모두 갖춰져 있다. 다만 역시 대규모 공성전의 재미는 공성 전투가 어떤 밸런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게임에 따라 작용되는 변수를 어떻게 컨트롤 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으므로 향후 운영의 묘가 변수가 된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