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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서든어택, 재계약 협상 ‘진흙’으로 빠지나

작성자 :	등록일 : 2011-06-01 오전 11:32:58

FPS게임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FPS업계의 절대지존’인 ‘서든어택’의 재계약 서비스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계약 만료를 한 달 가량 앞두고 퍼블리셔와 개발사의 합의점 조율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 그리고 이 과정에서 현 서비스사와 개발사, 그리고 개발사의 모기업을 둘러싼 협상 과정에서 잡음이 쉬지 않고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모양새가 심상치 않아 업계 관계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게임하이와 퍼블리셔인 CJE&M은 ‘서든어택’의 재계약 협상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지만 재계약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비스사인 CJE&M측은 언론에 “재계약을 위해 최고 대우를 제시했다”라고 밝혀 게임하이와 넥슨 측의 입장을 궁금하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이 과정에서 ‘서든어택’의 개발사인 게임하이의 모기업이 된 넥슨과 원 서비스사인 CJE&M이 심상치 않은 기류를 형성하고 있어 재계약 협상이 ‘진흙탕’으로 빠질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30일 CJE&M는 홈페이지를 통해 약 한 달가량 뒤에 기존 서비스 계약이 종료되는 ‘서든어택’의 재계약 협상 내용을 공개했다. 비밀스럽게 이뤄져야 하는 것이 통념인 협상에 대한 내용을 공개서한으로 홈페이지에 게진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임에 틀림이 없어 자연스럽게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이끌고 있다.

남궁훈 CJ E&M 부문대표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서든어택’의 재계약을 위해 최고수준의 대우를 약속했다”며 “하지만 재계약은 확정되지 않았다”라고 밝히며 게임하이와 게임하이의 모기업인 넥슨과의 재계약 협상이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음을 대외적으로 밝혔다.

이 공지에 따르면 CJ E&M은 ‘서든어택’에 최고 수준의 대우를 약속하며 재계약 협상을 해 온 것으로 보인다. CJ E&M측에서 밝힌 제시 재계약 안은 ‘서든어택’의 수익배분율을 개발사인 게임하이의 몫을 훨씬 높여 7대 3정도로 하자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으며, 재계약금 또한 업계 최고 규모인 150억 원으로 책정했다고 한다. 여기에 넷마블 단독 서비스가 아닌 게임하이의 모기업인 넥슨을 포함한 공동 퍼블리싱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CJ E&M이 밝힌 대로라면, ‘서든어택’의 재계약을 위해 CJ E&M측이 제시한 조건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재계약금 150억 원을 포함해 단독 서비스가 아닌 공동 퍼블리싱을 추진하는 것, 그리고 수익 배분을 파격적으로 나눈 부분 또한 전대미문이다. 그 만큼 ‘서든어택’이 CJ E&M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CJ E&M측의 파격 조건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있다. CJ E&M측은 만약 재계약이 불발될 경우 7월 10일 까지 체결되어 있는 현재 계약을 약 6개월 후인 12월까지 연장해 준다면 유저 게임 데이터베이스도 이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넥슨 측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개발사와 퍼블리셔와의 재계약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유저 데이터베이스 때문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CJ E&M측의 조건은 그야말로 ‘파격’임에 틀림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만약 이 조건이 사실이라면 넥슨과 게임하이가 재계약을 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게 생각될 만큼 파격적인 조건”이라고 밝혔다.

△ 중국에 재진출한 서든어택은 게임하이가 넥슨에 인수되고 난 뒤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원만할 줄 알았던 CJ와의 재계약 협상이 난항을 겪는 것 또한 서든어택의 변화의 조짐 중 하나다.

하지만 일련의 과정들은 넥슨과 게임하이의 반감을 불러일으켜 오히려 양측 간의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는 모양새다. CJ E&M측의 ‘전격 공지’에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서든어택’의 개발사이자 연장 주체인 게임하이는 30일 ‘게임하이의 공식 입장’이라는 발표문을 통해 “확정되지도 않은 내용을 발표한 것은 관계자들에게 오해를 부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주들에게도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 기업이 공개되어 있는 상장사로서 이번 CJ E&M의 행동은 책임 있는 기업의 모습으로 보기에는 적절치 못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며 "게임하이와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논의 내용을 진행하고 이를 통해 유저들이 게임에 대한 믿음을 갖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밖에 받아들일 수 없다”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게임하이는 또한 CJ E&M측이 밝힌 유저DB 이전이 가능하다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 “유저들이 게임을 이용하면서 쌓은 캐릭터와 관련된 정보는 유저들의 것이므로 이를 유저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 CJ E&M에 요청한 적은 있다”라며 “캐릭터와 관련된 정보는 유저 개인 정보와는 무관한 부분이며, 유저와 서든어택을 위한 최상의 선택을 할 것이다. CJ E&M측은 더 이상 여론과 유저들을 호도하지 말고, 양사가 합의한 남은 협상기간 동안 서든어택 유저들을 위해 진지한 자세로 협상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넥슨 측 또한 유감을 표명했다. 넥슨 측의 한 관계자는 인터뷰를 통해 “분명 서든어택이 넷마블을 통해 서비스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재계약 협상에 임했다”라며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데 계약 조건을 외부에 공표한 것은 분명 유감이며 이에 맞춰 우리측이 협상의 세부내용에 대해 공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CJ E&M측이 ‘서든어택’의 재계약에 이렇게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통례를 깨면서까지 이 조건을 대외적으로 밝힌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CJ E&M측이 재계약 협상이 난항을 겪자 자체적인 서비스를 고민하고 있는 게임하이와 넥슨 측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례적으로 유저들도 볼 수 있도록 공지를 통해 유저 DB이전 등 민감한 사안까지 공개한 것은 기존 유저들과 여론의 힘을 등에 업고 재계약 협상을 진척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또, CJ E&M가 재계약에 대한 공을 넥슨 측에 넘기고 난항을 겪고 있는 협상에 새로운 타개책으로 삼으려는 전략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그렇다면 재계약 결렬을 염두에 두고 ‘6개월 유예’를 언급하며 유저DB를 넘겨주겠다는 CJ E&M의 이야기는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것일까. 이는 CJ E&M의 최근 사업 전개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CJ E&M는 최근 ‘솔저오브포춘’등 FPS게임들을 오픈하면서 자사의 게임포털인 넷마블에서 서비스하는 FPS게임들을 한 데 모은 'FPS홈‘을 런칭했다. 물론 FPS홈에서의 중심은 ’서든어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악의 경우라고 할 수 있는 ’서든어택‘의 재계약이 결렬될 경우 유저들이 CJ E&M가 서비스하는 기타 FPS로 옮겨갈 수 있는 시간을 벌어야 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CJ E&M입장에서 1800만 명에 달하는 ’서든어택‘의 회원을 통째로 한 순간에 내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이해관계 때문에 CJ E&M측의 유저DB이양 조건을 넥슨 측이 거절한다면 원활한 DB이전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 양 사는 ‘서든어택’뿐만 아니라 ‘서든어택2’로까지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부분도 있다. CJ E&M는 이전 CJ게임즈 시절 미니멈 개런티를 포함해 총 50억 원으로 상용서비스 이후 5년까지 서비스를 한다는 계약을 게임하이와 서비스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2011년 6월 안으로 시장에 게임에 대한 인포메이션을 내놓기로 한 넥슨과 게임하이 측이 CJ E&M에 아무런 내용 전달을 하지 않고 있어 CJ E&M 측으로부터 “넥슨이 고의로 서든어택2의 내용을 전달하는 부분에 대해 지연을 하고 있다”라는 지적을 당하고 있다. CJ E&M측은 이에 대해 “만약의 경우 별도의 계약 내용에 따라 당사의 권리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혀 ‘서든어택’의 재계약 문제가 ‘서든어택2’로까지 번질 위험을 보이고 있다.

△ 여러 이해관계 속에서 넥슨에 ‘공’을 넘긴 CJ E&M의 남궁훈 대표. 넥슨과 게임하이의 답은 과연 무엇일까.

‘서든어택2’에 이르기까지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과정에서 남궁 대표가 대외적으로 재계약을 위해 내건 조건을 밝혔다는 것은 향후 행보에 키를 쥐고 있는 넥슨 측을 압박하기 위한 방법으로밖에 볼 수 없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하지만 CJ E&M측의 행보에 게임하이가 유감을 표시하는 등 사태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업계에서는 ‘서든어택’의 재계약 행보는 물론 ‘서든어택2’의 계약 이행이 이어질 수 있는가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서든어택’의 수익 배분을 CJ E&M가 제대로 하지 않았으며 이에 대해 넥슨이 불쾌감을 표하고 있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루머까지 나돌고 있어 재계약 전선에 심상치 않은 기류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주말 게임하이가 인식표 시스템을 서비스사인 CJ E&M측에 사전 통지 없이 게임에 반영하려하자 CJ E&M가 이에 반발했고, 그 때문에 협상 내용을 대외적으로 공개해 넥슨 측을 압박했다는 이야기도 나오면서 양 측의 대립은 점입가경으로 흐르고 있다. 인식표 시스템이 유저 인터페이스를 바꾸는 간단한 업데이트이고, 콘텐츠 반영에 대해 게임하이의 소명이 있었지만 분명 게임물등급위원회에 신고할 사안에 대해 서비스사와 협의가 없었다는 점은 개발사의 월권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위험성이 언급되고 있다. 또, CJ E&M의 대응 또한 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협상이 계속해서 길어지면서 양 사의 의견 충돌과 그에 따른 대립이 점차 심화되고 복잡성을 띄어 가는 형국인 것이다.

CJ E&M 측은 "넥슨 측에서 재계약을 합의해 주지 않고 있어 연말까지 한시적 계약연장에 동의한다면 유저 DB이전을 약속했다“라며 ”그러나 이와 같은 파격적 조건에도 동의하지 않는다면 DB이전은 없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도 밝혔다. 반면 넥슨 측은 ”넷마블에서 서든어택이 떠난다고 생각해 본 적 없으며, 독자적인 서비스 추진 또한 알려진 바와 다르다“며 CJ E&M의 전체 의사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 업계 전문가는 양 측의 입장에 대해 ”넥슨과 CJ모두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내노라 하는 기업“이라며 ”‘서든어택’을 둘러싼 양 측의 대립은 자존심 싸움으로까지 번지고 있어 쉬운 협상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든어택’은 FPS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는, CJ의 게임 부문 매출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효자 게임이다. 그런 만큼 이번 재계약 협상은 양 사 뿐만 아니라 FPS업계에 큰 지각변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남궁 훈 넷마블 대표는 이날 이용자 공지에서 "'서든어택'이 지금처럼 이용자 여러분의 사랑을 받으며 계속 서비스될 수 있도록 게임하이 측과 최선을 다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게임하이와 넥슨의 긍정적인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과연 양 측의 협상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게 될까. 부드러운 협상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진흙’으로 빠지게 될지 업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