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열렸던 차이나조이 2011을 시작으로 하반기 게임쇼들의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올해 남은 게임쇼로는 독일에서 개최되는 게임스컴과 PAX, 지스타 정도가 남은 상황에서 게임사들은 막바지 힘을 쏟아 부을 전망이다.
하지만 최근까지 게임쇼들의 모습을 보면 과연 전시라는 목적에 부합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알게 모르게 늘어가고 있는 폐쇄형 전시장은 마치 관람객을 거부하는 기묘한 느낌을 주고 있다. 특히 일부 게임사들은 민감할 정도로 외부 노출을 꺼려하는 듯 한 모습을 취하고 있어 전시회라는 주제를 퇴색시키고 있다.
△ 스퀘어에닉스는 전시회에서 예민하게 굴기로 악명이 높다
현재 세계 유수의 게임쇼들은 기본적으로 관람객 위주의 행사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돈을 내고 자신들이 좋아하는 브랜드의 신작 게임을 즐겨보기 위해 때로는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오고는 한다.
게임사들도 이런 관람객들의 니즈에 따라 최대한 화려하고 즐길 거리를 많이 만들어 전시회에 나서는 것이 기본인데 일부에서는 철저하게 전시 부스 내부를 감춰 놓아 기껏 찾아온 관람객들의 발길을 돌리게 만들고 있다.
이렇게 비공개 부스가 마련되는 이유는 가지각색이다. 우선 비즈니스를 위해 관계자들만 시연이 가능하도록 마련된 공간이 있는가 하면 성인 등급의 게임들을 노출 시키지 않기 위해 부득이하게 막아 놓은 경우, 또 자사의 게임이 타 기업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서로 나눌 수 있다.
관계자용 비즈니스 부스의 존재의 경우 관람객이 아닌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게임사들도 행사에서 뭔가 건져가기 위해서는 부득이하게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기 때문에 나름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또 성인 등급에 대한 것도 충분히 공감이 간다. 아무래도 과도하게 폭력 및 선정적인 장면을 무분별하게 관람객에게 노출하는 것은 그리 좋은 판단은 아니다. 실제로 지스타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부스를 비공개로 전환한 바 있다.
하지만 자사의 게임이 타사에 노출되는 것을 꺼려 비공개 부스를 마련하는 것은 다소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실제로 많은 관람객들이 꼭 줄을 서서 신작 게임을 즐겨보는 것은 아니다.
지나가다 플레이 화면을 감상할 수도 있고 이는 홍보에 큰 도움이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게임사 관계자들은 이런 부분에 있어 꽤 예민하게 반응하는 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타사에 정보가 노출되면 안 되기 때문에 부득이 하게 비공개 부스를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게임의 대한 노출을 대단히 꺼려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 기대작이었던 ‘구음진경’도 차이나조이에서 비공개 부스로 공개됐다
그나마 국내 게임쇼인 지스타의 경우는 이러한 경향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그도 그럴 것이 B2B관의 경우 별도로 마련되어 있기도 하고 굳이 감출 바에 게임쇼에 나올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그 중에는 유별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임사도 있지만 대부분 비공개 부스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해외 게임쇼의 경우는 사정이 많이 다르다. 실제로 몇몇 게임쇼의 경우는 철저하게 외부와 부스를 차단해 놓은 것은 물론 사진 촬영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특히 취재진이라고 해도 예외 없이 촬영을 엄격하게 금지하면서 자사의 게임들을 보호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특히 영상기기들의 발전으로 인해 더욱 심화되었는데, 최근에는 네트워크 인프라의 보급과 함께 카메라 및 캠코더도 많이 보급되어 순식간에 관련 정보들이 인터넷으로 퍼질 정도로 파급 효과가 커져 게임사 입장에서는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보는 관점에 따라 이는 다소 이기적인 행동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사실 게임쇼라는 것은 기업의 경재 논리에서 시작되는 것이지만 어디까지나 이를 소비하는 것은 관람객이다. 관람객들은 게임을 즐기기도 하지만 이를 알리고 싶은 충동을 가지고 있고 또 기념 삼아 촬영도 하고 싶어 한다.
특히 현시대에는 모든 것을 게임사가 컨트롤 할 수가 없다. 아무리 촬영을 막는다고 해도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정보를 입수하는 것이 가능하다. 정말 옷을 전부 벗기지 않는 한 말이다.
그만큼 유저들도 게임사의 대처에 능수능란하고 대처를 하고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다른 루트를 통해 정보들이 세어나가기 때문에 게임쇼를 통해 보안을 유지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
△ 게임쇼의 주인은 게임사가 아니라 이를 소비하는 관람객, 즉 유저에게 있음을 명심하자
이제는 게임사들이 비공개 부스를 운영하기 보다는 처음부터 공개가 어렵다면 게임쇼에 전시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 관람객에 대한 배려라고 할 수 있다.
굳이 공개가 어려운 게임을 들고 나와서 관람객과 실랑이 펼치고 지치게 하는 것 보다는 공개가 가능한 시점에서 유저들이 게임에 대해 제대로 된 정보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최근 지스타에서도 비공개 부스가 일부 눈에 띠고 있는데, 이는 오히려 지스타가 가지고 있는 미덕을 해치는 것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특히 최근 진짜배기 게임쇼로 거듭나고 있는 지스타가 자칫 보기 좋지 않은 비공개 부스를 국내에 도입해 자칫 해외 게임쇼와 비슷한 형태가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어디까지나 국내 현실에 맞게 좋은 것은 받아들이고 나쁜 것은 과감히 버려 지스타만의 고유한 색깔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며, 유저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지혜를 가져야만 지스타만의 고유한 색깔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겜툰FOCUS/겜툰특집
비공개 부스가 난무하는 게임쇼, 지스타는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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