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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오토마우스가 ‘해킹’? 오해받는 게임업계

작성자 :	등록일 : 2011-08-05 오후 5:52:23

온라인 게임업계가 졸지에 해킹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곳으로 오해받고 있다. 특히 게임 산업과 업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일부 언론들의 무분별한 확대 재생산 보도로 업계가 피해를 받고 있다.

지난 4일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중국에서 북한 해커와 협력해 엔씨소프트의 온라인 게임 ‘리니지’와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등을 해킹해 오토마우스를 제작하고 유통한 혐로 정모씨(43)와 이모씨(40)등 일당을 구속하고 추가적인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언론은 경찰 측이 이들 조직이 북한 해커를 고용해 게임머니를 취득하는 수법으로 현금화하는 등 불법적인 행태가 포착되어 적발했다며 북한 해커를 통해 최근 농협 전산망 해킹 사태와 네이트 해킹 사태와 더불어 국내 온라인 게임 전체를 해킹 대상으로 노리고 있어 개인정보 유출이 심각해 질 우려가 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이런 국내 언론들의 대대적 보도와는 달리 ‘리니지’뿐만 아니라 보도에서 언급된 온라인 게임들이 개인정보 유출이 우려되는 해킹과는 전혀 무관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오토마우스와 해킹에 대한 몰이해로 오보가 일파만파 퍼져 게임 사업에 대한 인식은 물론 해당 게임에 대한 유저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6일 ‘조선일보’등 다수의 유력 언론 매체들은 해당 사건을 언급하며 “국내 게이머 일당이 조선족 브로커를 통해 북한 해커부대에 돈을 주고 해킹프로그램을 받아와 돈벌이에 이용하고 있으며, 북한 해커들은 농협 전산망뿐만 아니라 온라인 게임 등 국내 온라인 게임 전체를 해킹 대상으로 노리고 있어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또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라며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등 유수의 온라인 게임들이 이들 해커들에 의해 해킹당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 근거지를 둔 작업장은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또, 북한 해커들이 북한의 통치자금 관리를 하는 39호실 소속의 조선능라도무혁총회사와 북한 최고 IT센터인 조선컴퓨터센터 소속으로 밝혀졌으며, 지난 2009년부터 게임 아이템을 팔아 64억원의 수익을 올렸고, 매달 500달러(한화 약 54만원)씩 북한 정부에 송금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매우 구체적인 보도도 이어졌다.

이 때문에 경찰과 국가정보원은 국내 게임머니 시장을 범행 대상으로 북한의 주요 해킹전문기관 출신을 고용한 불법 행위와 북한 당국이 연루된 조직적 범행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게임업계에 최근 금융권과 IT업계를 강타하고 있는 해킹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대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확인 결과 이는 오토와 해킹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사회부 언론들과 경찰 측의 잘못된 발표로 만들어 진 보도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은 해커들이 게임을 해킹하고 개인정보를 빼내는 등의 일이 아닌, 오토프로그램으로 소위 ‘작업장’을 운영해 불법으로 게임머니를 환전하는 일당들이 벌인 일로 해킹과는 전혀 무관한 사안인 것으로 밝혀졌다. 게임에 대한 서버를 해킹하거나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등의 일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오토마우스 등의 오토프로그램을 구동해 대대적으로 게임머니를 불법으로 취득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북한 해커와 무리하게 관련지어 발표해 오보를 양산한 것이다.

경찰 측은 “북한의 컴퓨터 전문가들이 온라인게임 서버에 침투하여 정보를 빼냈다”는 내용을 피의자 진술을 통해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측 관계자 측 역시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해커들이 해킹을 했다는 확실한 증거를 확보한 것은 아니며 피의자들의 진술을 통해 발표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피의자들이 주의에서 들은 내용을 어설프게 알고 이야기한 것으로 정확하게 서버에 침투해 개인정보 등을 해킹한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진술로 해킹을 ‘추정’해 발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과 언론의 유력한 해킹의 피해지로 지목된 엔씨소프트 측 역시 “해킹 피해 조사 등 경찰의 어떤 확인절차도 들어온 적이 없다”라고 밝혔다.

또 최근 IT업계를 둘러싸고 해킹 사태가 민감하게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이런 경찰의 정확하지 않은 발표를 듣고 사회부 기자들이 오보를 확대・재생산 해 사태는 계속해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인 중국 작업장에서 자신들의 국가 인력보다 저렴한 북한의 엘리트들을 이용, 오토마우스를 제작해 배포&판매한 사건이라 보고 이것이 북한이 대한민국 게임을 해킹해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는 식으로 비쳐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이 이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유수의 사회부 기자들이 정확한 취재와 사실관계 확인 없이 오보를 양산하고 있어 업계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 오토마우스랑 게임서버 해킹이랑 무슨관계?

특히 경찰과 언론 측에서 해킹의 최대 피해지로 지목받고 있는 엔씨소프트 측은 강경한 대응을 해 나갈 방침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로 인해 회사의 이미지에 대한 상당한 타격이 가해짐은 물론이고 언론 보도를 접한 ‘리니지’등 게임을 즐기고 있는 유저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엔씨 측은 “오토프로그램이 게임 프로그램을 분석해 캐릭터를 자동으로 움직이게 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은 게임업계 종사자는 물론 게임을 조금 했다 하는 유저들이라면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이를 제작을 위해 보안체계가 잘 갖춰진 게임 서버에 직접 침투할 필요성이 전혀 없으며, 오토 프로그램으로 개인정보를 빼돌리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최소의 취재 없이 잘못된 보도를 양산한 보도진에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취할 것임을 밝혔다.

넥슨 측도 사정은 마찬가지. 5일 유력 일간지 등에 ‘메이플스토리,던전앤파이터’등이 해킹을 당했다는 보도가 대대적으로 나가면서 불안에 떨고 있는 유저들의 문의 전화에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한다. 넥슨 측 관계자는 “우리도 서비스 게임 중 해킹을 당한 게임은 없었다”라며 “그러나 무분별하고 산업을 이해하지 못하는 언론들과 경찰의 발표로 인해 피해를 받고 있다”라며 분개했다.

보도를 접한 유저들 또한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게임 유저들이라면 오토마우스 사용과 해킹과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는 것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유저들은 “경찰이 최근 이어지고 있는 IT업계 해킹 사태와 이번 사건을 무리하게 엮으려 무리수를 두고 있다”, “오토프로그램은 지금도 검색만 하면 쉽게 찾을 수 있고 다른 리니지가 아니라 다른 게임들에도 차고 넘칠 만큼 많은데 그게 다 해킹이란 말이냐”, “기사를 쓴 기자들의 지적 수준이 의심스럽다”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해프닝에 가까운 보도로 인해 해킹 피해처로 지목받은 게임들은 물론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는 유저들이 동요하고 또 게임을 하지 않는 일반인들에 대한 게임업계의 인식이 한층 더 좋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유 무형의 피해가 있을 것으로 보고 경찰과 오보를 낸 사회부 보도진들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엔씨소프트 측은 억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오토프로그램을 차단키 위해 약 100만여 개의 게임계정을 영구제재 조치하는 등 불법프로그램에 대응해 오고 있는 만큼 불법 해킹의 진원지로 비춰지고 있는 것이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와 관계자들 또한 언론들이 게임업계를 다른 산업보다 ‘아래’로 보고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일들이 벌어진 것이라며 분개하고 있다.

▲ 계정보안을 위해 게임사들은 각종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엔씨소프츠 이재성 상무는 보도 자료를 통해 “만약 해킹이 됐다면 대규모 계정 유출 및 아이템 복사 등 엄청난 사회적 혼란이 일어났을텐데 그런 징후는 전혀 포착되지 않고 있다”며 “오토프로그램은 이용자 PC의 게임 프로그램을 역공학(reverse engineering, 逆工學)적으로 분석해서 게임 프로그램과 유사하게 동작할 수 있도록 하는 악성프로그램에 불과하다. 제작을 위해 굳이 보안체계가 잘 갖춰진 게임 서버에 직접 침투할 필요가 없다. 특히 자동사냥프로그램과 해킹프로그램은 염연히 다른 것으로 이번 사건은 불법프로그램을 이용한 금전 취득인 점을 알아달라”고 강력히 당부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전형적으로 해킹과 오토프로그램이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하고 빚어 진 사태”라며 “국내 유수의 언론사들의 사회부 기자들의 보다 심층적이고 신중한,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이 이루어졌다면 이런 일은 빚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겜툰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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