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보호문제는 네트워크 인프라가 활성화되기 시작하면서 우리에게 남겨진 해묵은 숙제 중 하나였다. 법률상 개인정보, 즉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는 경우가 일반화되어 있는 국내 네트워크 인프라는 결국 DB 해킹 사건으로 인해 된서리를 맞았고 결국 사용자들은 이 문제를 서비스 제공자에게 묻게 되는 최악의 사태로 번지고 말았다. 개인정보 문제는 네트워크 인프라가 활성화 된 이후 언젠가는 터질 시한폭탄 같은 존재였다. 결국 최근에 들어서야 이에 대한 논의가 심각하게 이뤄지면서 뒤늦게 수습에 나선 형국이다.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해서는 이미 몇 해 전부터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됐다. 과거에는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개인정보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크래커들의 활약 아닌 활약으로 인해 이제는 검색포탈에서도 맘만 먹으면 쉽게 타인의 정보를 알아낼 수 있을 정도 상황이 악화됐다.
지난해 가장 충격을 준 사건으로는 SCE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PSN을 중심으로 SCE의 대부분의 서비스가 이에 피해를 입으면서 결국 사상 초유의 개정정보 사건이 수면위로 드러나게 됐다. 당시 SCE는 이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다 결국 사실을 인정하고 뒤늦게 수습에 나서 망신을 당했다.
물론 PSN 사태 이전에도 대형 검색 포탈은 물론이고 금융권, 쇼핑몰 등은 이미 크래커들을 통해 심각한 타격을 입은 상황이었다. 결국에는 온라인 게임사로도 그 영향이 미치게 됐는데 그로 인해 발생한 대형사고 중 하나가 지난해 11월에 일어난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넥슨은 대국민 사과 이후에 현재까지도 이에 대한 이슈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개인정보 문제가 수면위로 나서면서 굴지의 검색 포탈 중 하나인 ‘네이버’ 역시 선택적으로 본인확인절차를 거치는 경우, 신용평가기관을 통한 본인확인과정 이후 주민등록번호를 저장하지 않는 방식을 적용하고 가입 시 수집하는 회원정보는 ID와 이름, 비밀번호 변경을 위한 연락처로 최소하겠다고 밝히고 나섰다.
결국 네트워크 서비스를 함에 있어 개인정보 수집은 득보다는 실이 더 많다는 것을 느낀 정부와 기업들도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섰지만 성난 분위기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이미 유저들은 이에 대해 오랜 기간 불만을 품어왔지만 이미 다수의 정보가 빠져 나간 상황에서 무슨 소용이냐는 반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개인정보 수집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행법상 개인정보 수집 문제를 법으로 정해 놓은 부분이 있기 때문에 쉽게 손대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지난해 여러 차례 개인정보 문제가 발생하면서 이제 법적으로도 변화가 있을 예정이어서 향후 게임 업계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것으로 본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2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법률안 대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이제 네트워크 서비스도 변화의 바람을 맞게 될 전망이다.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법률안 대안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이렇다. 먼저 네트워크 서비스를 서비스하는 기업 중 1만 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곳일 경우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할 수 없게 된다. 여기에 현재 보유 중인 주민등록번호는 2년 안에 폐기해야 하는 내용도 들어있다. 실제로 NHN의 경우 개인정보보호 관련 정책 발표와 함께 개인정보 내용을 삭제한다는 내용을 포함시키기도 했다.
특히 개인정보 삭제와 관련해서는 휴면 계좌들도 포함이 되는데 이는 개인정보 유효 기관제 때문이다. 온라인 게임의 경우도 휴면 계좌가 상당히 많기 때문에 다수의 정보들이 삭제가 예상된다. 이외에도 개인정보 유출이 확인될 경우 네트워크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이 이를 유저들에게 직접 알려야 하는 내용도 들어있다.
온라인 게임 이용자들에게는 이 같은 법 개선이 얼마나 실효를 거둘 수 있는가가 가장 큰 관심사다. 문제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법률안 대안이 현재 시행 중인 셧다운제와 정면충돌한다는 점이다.
셧다운제의 기본 골자 중 하나는 본인 인증을 통한 셧다운제 적용 유무를 판단한다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법률안 대안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이야기가 되고 만다.
개인정보 유출 문제는 사용자의 금전적 피해를 발생시키는 심각한 문제라는 점은 이제 전 국민이 인지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결정하는데 있어서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서로 상충되는 법률이 존재하는 점부터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사용자들은 현재 문제가 되는 주민등록번호까지도 불필요한 존재라고 아우성을 치고 있다.
실제로 해외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편집증처럼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곳은 한국이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이미 여러 차례 보고된 대로 해외의 경우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수준이 상당히 낮은 편이고 또 그렇다하더라도 최소한으로 제한하고 있음을 이미 널리 알려진 상태다.
결국 사용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서 꼬일 때로 꼬인 법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야하고 사업자, 사용자들도 이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해결할 수 있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행동에 나설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과거의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고 추후에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초래할 수 있어 이번 기회를 통해 확실하게 개인정보 문제에 대해 확실하게 매듭지을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때다.
겜툰FOCUS/겜툰특집
개인정보보호, 지금이라도 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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