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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게임문화재단, 청소년과 게임문화의 토론회에서는 무슨 일이?

작성자 :	등록일 : 2012-02-16 오후 4:26:16

2월 15일,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프레스센터에서는 게임문화재단이 주최한 ‘청소년과 게임문화의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패널들이 현재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게임문화와 학교 폭력 문제에 대한 관계를 짚어보고 현재 문제가 무엇인지, 또 해결책은 무엇인지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업계의 큰 관심을 모았던 이번 토론회에는 게임 업계 관계자들을 비롯해 최근 쿨링오프제와 관련해 반대 의견을 천명하고 있는 새누리당 소속의 원희룡 국회의원 등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먼저 발표에 나선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학교실 최태영 교수는 ‘게임과 학교 폭력의 연관성’을 주제로 과거와 현재의 게임에 대한 인식 및 왜 게임이 학교 폭력과 연관이 있는지 발표했다.

먼저 최 교수는 “학교폭력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의 문제뿐만이 아닌 전 세계가 모두 겪고 있는 문제”라고 지적하고 “수많은 연구가 있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뚜렷하게 어째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게임은 역기능도 가지고 있지만 순기능 역시 가지고 있다고 밝히고 TV드라마, 영화, 등이 이를 소비하는 사용자층의 폭력성에 연관을 짓고 있지만 실제로 연구결과에서는 부정과 근정이 서로 반반의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전했다.

또 게임중독의 원인은 게임이 가지고 있는 몰입감이나 상호작용성 등의 특징에서도 영향을 받지만 사회적 스트레스, 부모의 양육태도에서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최 교수는 다양한 연구결과가 있으나 게임이 학교폭력과의 인과 관계를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장기간에 연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국민대학교 박종현 교수는 ‘게임과 폭령성의 연관 관계에 대한 법률적 해석 사례’를 발표하면서 과거 캘리포니아주에서 18세 미만 청소년들에게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을 대여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에 대한 위헌 소송을 받은 내용을 소개했다.

박 교수는 위헌 소송 과정에서 해당 법이 위헌이 된 배경에 대해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이 폭력적인 행동울 수반한다는 인과 관계를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에 위헌 소송을 받을 수 없었다고 언급하며 이를 증명하기 위해 ESA를 비롯해 게임 관련 단체들이 다년간의 자료 조사를 통해 이를 입증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판례에 대해 박 교수는 미국의 경우 수정헌법 제1조의 권리의 따라 연방대법원은 게임도 예술의 일종이므로 예술 장르, 또는 매체와 동일하게 법에 대한 적용을 한 것으로 비디오 게임만을 규제하는 것은 과소포함적이며 평등권에 위배되는 행위라 지적했다.

경기대학교 언론미디어학과 송중길 교수는 ‘미디어와 폭력성 연관 관계 관련 연구 동향“에서 최근 언론 보도가 청소년 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대두하는 과정에서 폭력 게임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1980년대부터 비디오 폭력 게임과 폭력성에 관한 연구가 개시되었지만 결과는 여전히 양분되고 있으며, 현재는 이에 대한 인과관계를 인정하는 추세에 있으나 아직까지 국내 연구는 미흡한 수준에서 섣부른 판단은 이르다고 언급했다.

이어 현재 국내 언론의 보도 내용에 대해서도 해외가 역기능과 순기능을 어느 정도 균형 있게 다루고 있는데 반해 국내의 경우에는 역기능만을 강조, 그중 전문지만이 순기능에 대해 어느 정도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청소년 폭력행동에 미치는 용인의 다양성을 인정할 필요가 있으며 게임이 청소년 폭력의 주요 요인이라는 시각 때문에 산업 및 스포츠, 문화에 영향을 미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되며 건전한 게임문화 육성 및 발전을 위해서 사회적 논의와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편, 연세대 교육대학원 오승호 특임교수는 게임을 학교 폭력과 연관 짓기에는 환경 조건 이 무시되고 있으며 학교의 폭력문화가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해 원론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가상공간에서 펼쳐지는 일들이 현실에 영향을 미친다고는 볼 수 없으며 오히려 집합의식과 같은 문화적인 문제가 있으며 학교의 비폭력 문화를 위한 법교육 실시 등이 필요하다고설명했다.

△ 원희룡 의원이 토론 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패널 발표가 끝나고 본격적인 토론이 되면서 현재의 게임 규제법에 대한 다양한 접근법이 논의되어 눈길을 끌었다.

먼저 최근 교육과학기술부의 게임 규제법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놓은 원희룡 의원은 원희룡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노력은 필요하지만 게임을 원인으로 내세우고 업계 자체에 대한 벌을 주고 있다”며 “이는 단순히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며 결국 한국 IT 산업의 싹을 자르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학교 폭력 문제는 학교라는 공간에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을 방치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며 “게임은 현재 대안이 없는 놀이 문화에서 학생과 학생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 시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부와 학부모들이 힘을 합쳐 학생들의 놀이 문화를 좀 더 올바르게 이끌어낼 수 있도록 프로그램 및 예방교육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신여대 박형준 교수는 “중세 시대에는 흉흉한 민심을 잠재우기 위해 마녀사냥을 이용했다”며 “기성세대에게 게임이란 존재는 학교 폭력의 멍에를 씌우기에 좋은 소재이며, 교육계 관계자들 역시 이에 대한 반성보다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게임을 이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학교폭력에 대한 원인은 누구도 알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상식적으로 떠올릴만한 소재를 가지고 일반화를 시키고 있는 것은 잘못됐다. 솔직하게 학생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어른들이 먼저 솔직하게 다가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8게임단 주훈 감독은 “학교폭력은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인데 게임에서 그 원인을 찾으면서 정작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이에 대해 전혀 이해를 못하고 있다”고 꼬집으며 “과거에는 운동장이 놀이터의 역할을 했지만 현대는 게임이라는 소재가 이를 대신하고 있다. 사람에 따라 게임에 대한 생각이 각기 다르다. 학생들에게 있어 어떤 게임이 좋은 게임인지 판단할 수 있도록 교육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 뿐 아니라 가정, 학교에서도 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패널들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현재 시점에서 게임이 나쁘다, 좋다를 논하기에는 연구결과가 부족하며, 또 연구결과가 있더라 하더라도 의견이 나뉘고 있기 때문에 쉽게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는 것에 의견을 일치하고 있다.

또 해결방안에 있어서도 가정과 학교, 사회, 나아가 정책을 입안하는 정부가 게임에 대한 인식을 재고하는 것은 물론 충분한 이해를 한 이후에 규제 정책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장기간의 연구 필요하며 또 어떤 해결 방안이 있는지 전문가들 뿐 아니라 학부모, 학교, 게임 업계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에 입을 모은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기존의 나왔던 의견들과 큰 차이점을 보이지 않았지만 문제 해결에 대해 좀 더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면서 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런 자리가 많이 마련되어 사회적인 인식 재고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겜툰 송경민 기자
songkm77@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