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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왜?+] 왜 다음은 3번째 도전을 선택했나

작성자 :	등록일 : 2012-03-13 오후 1:07:41

대형 메이저 업체들, IT업체들의 게임사업 진출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내 최대의 검색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를 운영하고 있는 NHN이 게임포털 한게임으로 활발한 게임 사업을 펼쳐 나가고 있으며, 대규모 기업집단인 CJ그룹의 CJ E&M도 게임포털 넷마블로 게임 사업 일선에서 활약을 한 지 오래 되었다. 엔터테인먼트나 IT관련 분야와 전혀 연관이 없는 회사들이 게임 사업에 진출하는 뉴스가 결코 어색하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게임업계의 볼륨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

엔터테인먼트나 IT업체들이 아니어도 게임업계에 진출하고자 하는 의지가 감지되고 있을 만큼, 기존의 IT업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업체들의 게임업계에 대한 열망도 상당히 뜨거운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블루오션으로 각광을 받았을 때의 ‘황금알을낳는 거위’수준은 아니지만, 레드오션화가 된 지금에도 성공만 한다면 엄청난 수준의 순이익을 보장하는 산업이기에 주목도는 분명히 높은 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높은 주목도에 따라 많은 메이저 업체들이 게임 시장에 진출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시장에서 초라한 후퇴를 선언했다. 모기업의 막강한 자금력이 동원되어 게임업계에서 파란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받았던 사업자들이나 IT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업체들도 쉽게 게임 사업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2위권 종합포털기업 다음이 2012년 다시 게임 사업 진출을 하겠다고 선언하고 게임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첫 번째 도전에서 여력 부족으로, 두 번째 도전에서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시장에서 물러난 뒤의 세 번째 도전이다. 게임 사업에 30억 원을 베팅해 진출을 하겠다며, 업계에 ‘다음의 3번째 도전’을 천명했다.

다음의 게임업계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전에도 다음은 한게임과 마찬가지로 종합포털사이트인 다음에 라이벌이자 경쟁자인 NHN의 한게임과 같이 종합 게임 포털을 구축하기 위한 게임사업 진출을 선언한 바 있었다.

최초의 출사표를 내민 해는 2003년이었다. 당시 독립형 자회사인 ‘다음게임’을 내세워 온라인게임 시장에 뛰어들었다. 모기업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자금과 브랜드를 제공하고 주 사업자로 다음게임을 내세운 것으로, 사실상 ‘다음커뮤니케이션의 게임포털 구축을 위한 사업 전개’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다음게임은 TCG등 다양한 장르의 온라인 게임 퍼블리싱을 실시해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1년 만에 시장에서 철수 선언을 했다. 흥행할 만한 게임 콘텐츠를 구하는 것도 실패했지만, 게임 시장에서 어떻게 사업을 진행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노하우가 전혀 없어 마케팅이나 영업 등 전문적인 인력이 전무해 ‘실탄’을 적재적소에 쓰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다음게임은 다양한 장르의 게임 라인업을 구축하는 등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브랜드 대상자인 다음게임과 게임을 개발&운영하는 게임사와 마케팅 전개가 중첩되어 혼선을 빚는 등 어설픈 모습을 보이다 콘텐츠를 시장에서 안착시키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기대를 모았던 업계에 실망감을 안겼다. 오히려 다음이라는 IT브랜드에 좋지 않은 악영향을 끼쳐 게임 유저들을 오히려 다음이라는 브랜드에 고개를 돌리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 과거 등장했던 다음의 게임 브랜드인 다음게임. 하지만 투자 대비 성과는 형편없었다.

상당한 자금과 여력을 투자하고도 형편없는 대비 효과를 낸 다음게임을 1년 만에 시장에서 철회시킨 뒤 다음은 절치부심, 2009년 당시 게임업계의 ‘투자 대비 효과가 높은 사업’으로 기대를 받았던 채널링 서비스를 통해 게임사업 재진출을 선언했다. 많은 여력을 투자했다 큰 실패를 본 과거를 답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부분이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했던가.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평가 아래 절치부심한 다음은 게임 사업 브랜드를 런칭시키는 것보다 전문 인력을 충원하는 데 주력하고, 독자적인 사업 추진보다는 기존 시장의 게임업체들과의 연결 파이프를 구축하는 데 힘을 쏟았다. 그 결과, 후발주자로는 나쁘지 않은 성과로 10억 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다양하고 안정적인 게임들을 채널링하는 데 주력해 다음에서도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이미지를 유저들에게 준 것이 주효했던 것.

하지만 이도 신통한 수준은 되지 못했다. 채널링만으로 10억 원의 매출을 올렸기 때문에 수익의 상당수를 서비스 제휴를 한 게임사에게 줘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특히, 다음에서 제공하는 채널링 계약 게임들 중 몇몇 게임들에만 수익이 집중되어 내부적인 불만도 있었다. 현재까지도 채널링 서비스는 지속적으로 이어 왔지만, 그 수익 수준은 미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거의 대부분의 수익을 게임사에게 지급해야 하는 만큼 ‘실질적 수입’이 적은 사업 활동은 실패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러나 다음은 한 번의 게임 전문 브랜드 런칭 실패와 채널링 서비스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전문성 구축과 사업 전개 방향 등을 익혔다고 말하고 있다. ‘실패의 이유’가 게임시장과 업계의 생리를 파악하지 못했던 만큼 이를 파악한 후의 사업 전개는 분명 다를 것이라는 게 다음의 자신감이다.

다음이 게임 시장 진출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하는 이유는 그 동안 보이듯, 보이지 않듯 진행했던 전문성 강화 노력이 바탕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성을 확고히 해 줄 가장 좋은 방법인 전문 인력 보강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다음은 지난해 말 제주도 본사에 전문 TF를 꾸려 대형 메이저 게임사의 팀장급 인원을 영입했다. 2012년에도 전문 인력 보강을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각오다. 여기에 채널링에 그치지 않고 ‘원래 의도’였던 게임개발 자회사를 구축해 퍼블리싱과 나아가서는 다음 브랜드의 게임 포털을 구축하겠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이미 게임사들의 인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음은 지난해 11월 공동퍼블리싱으로 파트너십을 맺었던 온네트를 인수했다. 당시 손경완 다음 뉴이니셔티브부문장은 “다음은 그동안 게임 채널링을 통해 게임 마케팅 노하우를 축적해 왔으며, 스포츠 게임을 중심으로 한 플랫폼의 경쟁력을 이미 확인했다”며 “모바일 소셜 게임 1등이 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한 데 이어, 이번 제휴를 통해 PC 온라인 게임 역량도 보강함으로써 한층 강력해진 멀티 게임플랫폼을 구축하게 됐다”고 말했다.

△ 다음은 ‘DeNA'와의 제휴를 통해 ’모가게‘를 런칭할 계획이다. 게임과 SNS와의 연동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 성장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다음은 샷 온라인을 개발한 온네트를 인수하면서 게임 콘텐츠 개발과 퍼블리싱 전문성을 더하는 성과를 냈다. 올해 228억 원의 연결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다음은 이 외에도 추가적으로 인수할 만한 게임사를 물색하고 있으며, 일본 DeNA사와의 제휴를 통해 모바일게임플랫폼 ‘모바게’구축에 대한 협약을 체결, 온라인 게임 플랫폼뿐만 아니라 모바일 등 게임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에서의 사업도 함께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펼쳐 나가고 있다. 다음의 모바게를 통해 디엔에이사의 위룰, 탭피쉬, 닌자로열, 쾌도로열 등의 게임들을 한국어 서비스를 내년 봄부터 실시할 예정이며, 또 모든 게임을 다음의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마이피플, 요즘 등과 연동해 활발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다음 측은 이와 같은 서비스 구축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어 긍정적인 성장폭을 기대하고 있다. 다음은 2011년 컨퍼런스콜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게임사업을 주목하고 있다”라며 “다음 달 중 모바일 게임 전문 포털을 선보이고 게임 산업에 대한 여러 가지 움직임을 보일 예정이다. 아마 신규 사업 중에서는 게임이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일 것”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전의 게임 사업 전개가 전문성 결여와 재반 여건이 미약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만큼 새로운 사업 전개는 다를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다음이 게임 사업에 많은 것을 투자하며 새 사업 전개에 기대를 보이는 이유는 라이벌이자 포털 업계 1위인 NHN의 네이버와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최근 들어 네이버와의 경쟁에서 한 발 뒤쳐진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온라인 광고시장 중 검색광고 시장 매출액에서도 네이버의 점유율은 71% 다음은 17%로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2010년 방송통신위원회 자료에는 네이버의 페이지뷰 점유율이 45%, 검색점유율은 72.6%로 나타났으며, 다음은 각각 20%와 18.2%에 머무른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주력 매출을 담보하는 분야에서 네이버와 ‘경쟁이 안 되는 수준’으로 밀리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다음 입장에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절실해 그 선택으로 ‘게임’을 주목했다는 것이다. 포털을 이용하는 사용자들의 이동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만큼 포털 사업을 대체하는 신사업을 구축해 네이버와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그러나 야심찬 다음의 계획에 전문가들은 의문부호를 숨기지 않고 있다. ‘공격적인 신사업 투자’를 외쳤던 것과는 달리 새로운 사업을 위핸 투자금액이 30억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전과 게임시장 규모가 확연히 달라진 만큼 30억으로는 새로운 사업 전개에 턱 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지배적인 반응이다.

다음은 14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중소 온라인게임 3종과 웹게임 10여종, 그리고 일본 DeNA사와의 제휴를 통한 모바일게임 20종을 서비스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40여명의 게임부문 인력을 충원했으며 투자규모는 30억여 원을 책정했다고 덧붙였다.

직관적으로 볼 때 다음이 제시한 새로운 사업을 위핸 30억 이라는 투자 규모로는 현 시장 상황에서는 온라인 게임 1~2개 퍼블리싱 런칭을 하기에도 부족한 수준이다. 다음이 밝힌 ‘2012년 10개가 넘는 게임 마케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게임판권비용으로만 30억 원을 책정했다고 해도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라며 ”게임 사업 전체 투자비용이라면 말도 안 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 호기롭게 나선 것과는 달리, 다음 게임이 투자하겠다고 나선 규모는 상당히 적다. ‘대외적인’금액만 그런 것인지, 의식도 그런 것인지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다.

물론 30억을 투자하겠다고 해 놓고 300억, 3000억을 투자할 수도 있는 노릇이다. 하지만 상장사에서 대외적으로 발표한 투자금 이외의 대규모 자금 투자를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따른다. 대외적인 이미지나 우수한 콘텐츠의 눈길을 돌리게 하지 못한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NHN은 지난해 1월 오렌지크루라는 이름의 자회사를 설립, 야심차게 기획하고 있던 스마트폰게임 사업에 진출했다. 3년간 1000억 원을 투자할 것이라는 ‘메머드급’발표에 아직 확성화 되지 않았던 국내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들썩였다. 이미 NHN은 막강한 투자금을 바탕으로 1월부터 9월까지 오렌지크루를 비해, 게임크루, 이미르엔터테인먼트, Sync Corp. 등 4개 회사를 인수하거나 설립했다. ‘격’이 다르다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때문에 업계 대부분은 NHN과의 경쟁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섣부르지만 이해가 가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NHN의 게임부문인 한게임은 연간 6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NHN 전체 매출의 30.6%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업계 4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수준이다. 다음이라는 거대 IT업체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30억 원을 투자해 게임사업 분야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하고 있는 NHN을 따라잡겠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는 평가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이 자사가 서비스하는 게임의 광고에 편파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업계 입장에서는 불만거리만 늘어났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법 하다.

현재로써는 많은 이들이 다음이 소규모 게임들을 중심으로 ‘소소한’사업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포털 사업을 보조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는 정도로만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는 수준이라는 것. 하지만 컨퍼런스 콜에서 게임 등 신사업으로 20%이상의 성장을 기대한다는 발표는 ‘오버스럽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뒤늦게 NHN을 따라잡기 위해 게임 사업 분야를 노리고 있는 다음. 3번째 도전은 다음이라는 거대 메이저 IT업체의 새로운 성장을 견인할 수준이라는 야심찬 발표로 시작했다. 하지만 대외적으로 밝힌 규모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게임 사업 전개를 필요로 하는 이유는 이해는 가지만 규모를 보면 의문부호를 떨칠 수 없다. 이래저래, 업계를 알쏭달쏭하게 만드는 다음의 3번째 게임사업 도전이다.

겜툰 송경민 기자
songkm77@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