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Vita(이하 PSV)가 북미 및 유럽 발매를 시작한지 한 달여가 지나가고 있지만 판매량에서 여전히 맥을 못 추고 있어 구입자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여러 가지 문제점이 도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SCE는 여전히 소비자들의 목소리는 듣지 않은 채 자신들의 입장만 관철하고 있는 점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일각에서는 좀 더 기다려야 하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있지만 과연 그 때까지 PSV가 버틸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3월 초 공개된 미국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NPD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에 출시를 시작한 PSV가 최대 23만 대가 팔린 것으로 보이며 이는 역대 휴대 콘솔 전체로 보면 5번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사에 발매한 PSP가 10일 동안 60만 대 이상을 판매한 것과 대조를 이루면서 망신살이 제대로 뻗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그나마 자국 내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던 PSP와 달리 PSV는 60만대도 채 판매하지 못하면서 새로운 기록을 쓰고 있다. 영국 판매량은 말할 것도 없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초기에 상당한 물량을 판매하고 이를 홍보수단에 이용하는 것이 콘솔 시장의 모습인데 이 정도 수준이면 자랑하기도 민망하다.
이런 민망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소니는 마땅한 대책을 내놓기 보다는 오히려 립 서비스를 하면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소니의 대변인 패트릭 세이볼드는 한 해외 소식지를 통해 "유저들 사이에서 PSV는 열광적인 지지를 얻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120만 대의 판매량으로 알 수 있다"며 "대작 타이틀이 속속 출시됨에 따라 판매량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발언을 해 많은 유저들의 실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대변인까지 이런 이야기를 할 정도면 현재 소니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을 맞이했는지 모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물론 립 서비스라는 점을 가만해 보면 어쩔 수 없었다고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오히려 불이 난 집에 기름을 붓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닌텐도가 3DS를 발매했을 당시 잘못됐다는 점을 인정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렸다는 점을 가만해 보면 소니도 비슷한 행보를 취할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지만 그 시기를 좀 더 앞당겨야 한다는 것에 유저들과 업계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데 현재로서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어 답답한 상황만 계속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는 가격문제는 도통 해결국면이 보이지 않고 있다. 출시 초기인 만큼 기기 가격이 어느 정도 높은 것은 유저들도 이해를 하고 있는 부분이기는 하나, 문제는 주변기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게임 저장 자체가 불가능해 놓은 부분은 이해가 되지 않는 다는 것이다.
기기 자체로만 놓고 보면 게임을 즐기는 것에는 지장이 없다. 하지만 현대 게임들은 저장 매체를 필수적으로 사용해야만 하는데 이를 내장이 아닌 외장 메모리를 사용하게 해놓은 것은 잘못된 선택이라고 유저들은 지적하고 있다. 만약 소니가 만들고 있는 메모리 스틱이 아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SD카드를 비롯한 기타 저장 매체를 사용했다면 큰 문제가 없었을 수도 있다. 실제로 SD카드를 중심으로 한 외부 저장 매체의 가격은 구입에도 큰 부담이 안 될 수준이지만 메모리 스틱의 가격은 너무 비싸다.
재미있는 사실은 실패하기는 했으나 PSP Go에서 내장 메모리를 이미 탑재한 사실이 있다는 부분이다. 굳이 이런 방식으로 개발을 해본 경력이 있으면서 외부 메모리 스틱을 사용하게 한 배경에는 역시 비용 문제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가장 크게 다가오고 있다.
메모리 스틱으로 인한 가격 상승 문제에 이어 킬러 타이틀의 부재도 판매량에 발목을 잡고 있다. 기기 초기에는 강력한 라인업을 앞세워 유저들의 눈길을 사로잡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최근 발표된 라인업은 실망을 넘어서는 수준이라고 유저들은 평가하고 있다. 물론 발표된 라인업 중에 눈여겨볼 타이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1~2개의 타이틀로 기기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것은 해도 너무한 수준이다.
일부 유저들은 의외로 재미있는 게임이 있다고 의견도 내놓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의외’일 뿐 나머지 타이틀에 대한 관심도는 극히 낮은 상황이다. 라이벌 기기로 평가 받는 3DS가 1년 사이에 라인업을 풍족하게 차려 놓은 것과는 대조적으로 빈약한 타이틀 확보는 PSV의 또 따른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외에도 기기 성능에 대한 문제점도 곧잘 보고되고 있다. 최근에는 다행히도 상당 부분 문제점이 개선되었다고 하는데 여전히 기기가 동작하지 않는 현상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그동안 PSP를 지지해왔던 유저들도 최근의 분위기만 놓고 보면 소니의 정책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 여론 분위기만 놓고 봐도 비싼 가격, 부족한 타이틀이 판매 부진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부분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3DS 사태 당시의 닌텐도 같은 대응 전략이 필요하지만 아직까지 소니는 이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상태다.
또, 가격과 타이틀 문제 뿐 아니라 시장 자체의 변화 문제도 PSV의 앞날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예상대로 스마트 디바이스들도 점차 고성능화 되고 있으며 많은 개발사들이 이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 과연 경쟁력 부분에서 PSV가 따라갈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부 유저들은 2세대 제품이 나오면서 어느 정도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세대 제품에서 기기 문제나 가격 부분을 조정할 수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출시 된지 6개월도 채 되지 않은 기기의 2세대 제품이 출시될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한동안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 시점에서 소니는 결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유저들의 목소리에 좀 더 귀를 기울이고 코어 유저 뿐 아니라 라이트 유저들도 확보하기 위해서 소니는 현재의 정책을 좀 더 유연하게 바꿀 필요가 있다.
겜툰FOCUS/겜툰특집
PSV 이대로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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