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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게임 INSIDE 35화- 서비스종료
작성자 : 등록일 : 2012-04-03 오전 11:47:50


게임 개발자에게 있어서, 자신이 개발해 참여했던 게임은 그야말로 ‘애증의 대상’임에 틀림이 없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잘 만들어졌든 못 만들어졌든 그 여하를 막론하고 애정과 미움이 범벅이 되는 대상이라는 것이다. 저것을 만들기 위해서 온갖 고생을 마다하지 않았던 예전을 상기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사실. 게임사에게 있어서 효자가 되고 있든 그렇지 않든, 그 존재 자체가 애증의 대상인 것이다.

떼래야 뗄 수가 없는 복잡 미묘한 관계에 있는 게임과 개발자들의 사이. 일방적인 애정보다 더 깊고 쉽게 떨칠 수 없는 애증이라는 관계인만큼 게임의 향방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당연히 서비스 종료라는 최악의 결과를 맞이하게 되는 날에는,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을 것이다. 아들과도 딸 같은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 낸 게임, 그렇게 고생을 해서 만들어 냈던 게임이 서비스 종료라니! 그야말로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어떤 게임이든 흥행 부진으로 인해-흥행이 잘 되고 있는데 서비스 종료가 될 리는 없으므로-서비스 종료라는 안타까운 결과를 맞이하면 그를 바라보는 해당 개발자들의 억장은 무너지기 마련. 하지만 양극화가 극대화 된 채 이제는 고착화가 심화되고 있는 국내 게임 시장에서 서비스 종료가 개발자들에게 울리는 심금은 회사마다 각자 다른 것이 사실이다.

다 같이 배 아파 낳은 자식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그 ‘자식’의 안타까운 소식을 들은 심경이 게임업계에는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중소 게임개발사 A사에서 5년여 근무를 하고 있던 김모(35) 개발팀장은 중소개발사의 취지와 개발스타일에 맞는 캐주얼 게임을 개발해 2011년 런칭했다.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여 만든 이 게임은 그러나, 6개월에 지지부진한 성적을 거두다 서비스가 종료됐다. 이렇다 할 빛을 보지도 못한 채 서비스가 종료된 것이다.

“대단한 게임은 아니었지만, 팀원들과 함께 여러 아이디어를 짜 내면서 색다른 것들을 시험하자는 생각으로 만든 게임이었다. 런칭했을 당시 콘텐츠만으로는 분명히 승부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었다.”

개발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중소게임 개발사에 투자를 흔쾌히 하는 투자자를 찾기가 그리 쉽지 않았던 것이다. 때문에 김 팀장은 개발기간 내내 인력이 원활하게 수혈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능력 있는 개발자들이나 어느 정도 경력을 쌓은 개발자들에게 A사는 상위 후보군이 될 수 없었다. 자연스럽게 인력난을 겪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새로 들어 온 신입사원을 데리고 개발 툴을 가르쳐주면서 게임 개발을 해 나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기 때문에 만족스러울 만큼의 속도로 개발을 해 나갈 수 없었다”김 팀장의 말이다.

있는 자원 없는 자원으로 짜 낸 개발 툴과 결과물은 시간에 쫓기고 만족스러운 지원을 받지 못하기는 했지만 나름대로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내로라하는 메이저 게임사들과 퍼블리싱 계약을 맺지는 못했지만 자체적으로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여력이 되었던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됐다. 동종 수준의 게임사 동료들이 ‘개발은 완료됐는데 서비스처를 찾지 못해 그대로 폐기되는 일이 다반사다’라는 말을 듣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 오는 4월로 서비스 종료를 선언한 퍼즐버블 온라인. 하지만 네오위즈게임즈에게 있어서 퍼즐버블 온라인의 서비스 종료는 그리 크게 와 닿아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중소개발사들에게 신작 게임의 런칭과 성공은 ‘피 말리는 생존경쟁’인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시장 상황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게임 시장의 호황과 천문학적인 매출액을 기록하는 것은 모두의 이야기가 아니었던 것이다. 특히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기존 인기작들에 한 해에 수십 개씩 쏟아지는 신규 경쟁작들의 숫자는 콘텐츠만 좋다고 해서 성공을 담보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것을 일깨워 주는 것임에 틀림이 없었다. 중소 게임 개발사 입장에서 실적을 내 줘야 하는 신규 런칭작이 시장에서 이렇다 할 경쟁을 해 보지 못한 채 실패를 하게 되자, 회사 사정은 급속도로 악화됐고 결국 김모 팀장은 이직을 해야만 했다.

그 동안의 개발 경력을 인정받아 메이저 게임사인 N모사에 입사를 하게 된 김모 팀장. 입사하자마자 충격적인 모습을 보게 되니. 바로 새롭게 런칭한 게임의 서비스 종료라는 소식을 접한 개발팀의 모습이 너무나도 태연했다는 것이었다.

“그 모습이 너무나 의아해 왜 그렇게 태연하냐고 물었더니, 게임사 입장에서 시장의 반응과 새로운 라인업이 나가야 할 길을 테스트해 본 것만도 수확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대답을 들었다. 반드시 성공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사의 개발력과 흥행성, 상품성과 아이디어의 통용 여부를 확인해 본 것만으로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극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지만, 이처럼 현재 메이저 게임사들과 중소규모군 게임사들이 서비스 종료를 맞이하는 입장은 그야말로 판이하다고 할 수 있다. 웬만한 개발력과 콘텐츠 완성도로는 이름을 날리는 게임사들과의 퍼블리싱 계약을 맺을 수 없는 중소규모 게임사들 입장에서는 아주 작은 프로젝트라도 ‘실패한다면 회사의 부담이 만만치 않게 따를 수밖에 없는’것이 현재 시장의 구조다.

현재의 시장 구조는, 조금이라도 개발력이 검증된 개발사들을 한 번에 모두 합병시켜 버리는 메이저 게임사들은 이제는 ‘괜찮은 콘텐츠를 발굴했던 퍼블리셔’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선택할 수 있는 퍼블리셔’로 바뀐 지 오래 된 것이 사실이다. 개발을 할 수 있는 여력인 투자금과 게임을 만들어 냈을 때의 결과물을 서비스할 수 있는 서비스처를 필사적으로 찾아야 하는 중소 개발사들은 게임 개발을 시작한다는 것 자체부터 피말리는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2012년 초부터, A사의 캐주얼 게임과 같이 서비스 종료를 맞이하는 게임들의 숫자는 상당히 만만치 않은 숫자를 기록하고 있다. 단순히 중소 개발사의 게임이 서비스 종료를 맞이했다는 것 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 개발되고 있던 프로젝트가 좌초되고 개발팀이 해체되는 안타까운 일들도 많다.

2012년만 보더라도 그와 비슷한 사례는 굉장히 많다. 라임 오딧세이는 국내 실적 부진으로 인력 감축에 들어갔고, 이야소프트는 신작 프로젝트 팀이 완전히 해체됐다. 루나 온라인의 대만 흥행 등으로 급성장을 했던 이야소프트가 뒤를 돌아보지 못하고 개발 프로젝트를 크게 늘리는 부작용을 겪게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비빌 언덕’이 없는 중소 개발사 입장에서 프로젝트 좌초는 치명적인 악순환 구조가 거듭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넥슨이 이야소프트의 지분을 일정 부분 확보해 일부 프로젝트들이 진행될 수 있도록 자금 지원에 나섰지만 결국 몇몇 프로젝트 팀이 해체되는 상황이 빚어졌다.

중소규모 게임 개발사들의 신작 프로젝트 취소, 서비스 종료는 이 뿐만이 아니다. 장수 온라인 리듬액션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나우콤의 오투잼은 최근 서비스 종료를 발표했고, FPS게임 블랙샷도 국내 서비스 종료를 알렸다. 그라비티는 레퀴엠 온라인의 국내 서비스를 종료했다. 엠게임, YD온라인, 구름인터랙티브, 갈라랩 등 중견게임사들이 실적악화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치열한 경쟁이 체감되는 듯 하다.

△ 오랜 기간 서비스를 한 게임의 서비스 종료는 어찌 보면 당연하게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중소규모 게임사들과 중견 게임사, 그리고 메이저 게임사들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더불어 사는 업계’와는 멀어지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서비스 종료를 단행한 두 게임이 눈에 띈다. 1위권 게임업체인 네오위즈게임즈의 퍼즐버블 온라인과 엔씨소프트의 펀치몬스터다. 두 게임 모두 가벼운 캐주얼 게임 라인업으로 시장에서 서비스 종료라는 쓴잔을 맛봤다.

그러나 중견 게임사들이 실적 부진으로 인한 부담과 실적 악화로 인해 개발비 투입이 원활하지 않아 개발팀을 해체하는 것과는 달리, 이 두 사례는 굉장히 ‘소프트하다’는 느낌이다. 실제로 양 게임사 모두 시장에 대한 접근의 신중함과 소중한 경험을 했다는 입장일 뿐, 곧바로 다음 출시 신작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네오위즈게임즈와 엔씨소프트는 모두 2012년 차기 주력작의 런칭을 예고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나 네오위즈게임즈 모두 두 게임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부담이 없었다. 그 증거가 바로 적극적이지 않았던 프로모션이다. 퍼즐버블 온라인은 시장에서 나름대로 기대감을 받았지만 네오위즈게임즈의 규모와 어울리지 않는 홍보 전략을 보였다. 굳이 성공하지 않아도 상관이 없으며 실패를 해도 규명 분석과 차기 신작들의 집중이 더 중요한 것이라는 입장인 것이 사실이다. 당연히 사활을 거는 중소 업체와 체감 충격이 다를 수밖에 없다.”

사활을 걸고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며 달려드는 중소규모 업체의 게임들은 실패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띄고 있는 시장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여전히 중소규모 게임사들의 게임 개발은 계속되고 있다. 점점 극단화 되고 있는 시장의 양극화. 안타까운 사연을 낳는 원인을 알고 있더라도 그것을 해결할 수는 없으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겜툰 송경민 기자
songkm77@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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