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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DLC, 잘 쓰면 약이지만 잘못하면 독

작성자 :	등록일 : 2012-04-12 오후 1:37:34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이제 부분유료화는 주류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1년에 출시되는 게임 중 90% 이상이 모두 부분유료화를 선택하고 있는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오히려 정액제 게임을 찾아보기는 정말 힘든 상황이다.

이러한 경향은 최근 콘솔 게임 시장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는데 온라인 게임 시장만큼은 아니지만 DLC(Down Load Contents) 시장이 서서히 주류로 떠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게임 유저들 입장에서 DLC는 그리 반가운 존재가 아니다. 과거에는 단 한번의 지출로 모든 게임 콘텐츠를 즐길 수 있었지만 DLC가 등장하면서 추가 비용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부문별한 DLC와 관련해 유저들의 불만이 쌓인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콘솔 게임 개발사들이 DLC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유저와 게임사간의 관계는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로 급격하게 무너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최근 캡콤에서 과도한 DLC를 선보이면서 유저들은 폭발 직전의 상태에 놓이고 있다. 이 문제의 발단의 된 게임은 캡콤과반다이남코게임즈가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선보이는 ‘스트리트파이터 X 철권’ 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 대전 격투 게임의 경우 게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특정 조건을 만족할 경우 새로운 캐릭터를 등장시키는 방법이 보편화 되어 있다. 하지만 최근의 게임들은 DLC를 통해 일부 금액을 지불해야 새로운 캐릭터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형식이다.

그런데 캡콤은 이미 디스크 상에 12명의 캐릭터 데이터를 넣어 놓은 상태로 게임을 출시했다. 유저들이 돈을 지불하면 캐릭터 잠김 형태를 풀어주겠다는 것이다. 결국 디스크 안에 이미 데이터가 다 들어있는 상태인데 유저들이 사용을 못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별 것 아닌 일 같지만 유저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먼저 디스크 안에 DLC 내용을 미리 넣어두는 바람에 해커들이 이를 감지, 모든 캐릭터의 잠김 기능을 해제하고 데이터를 배포한 바 있다. 결국 정식으로 출시된 유저들은 오히려 비싼 가격의 DLC 캐릭터를 구매할 수밖에 없고 불법 사용자들에 비해 콘텐츠를 더 늦게 즐길 수밖에 없는 기묘한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특히 이번 ‘스트리트파이터 X 철권’의 경우는 70~80% 정도만 완성한 상태로 게임을 출시하고 추가 비용을 내야만 기능을 풀어 유저들의 불만이 더욱 커진 경우다.

문제는 캡콤측의 답변이 유저들의 불만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캡콤측의 발표에 따르면 ‘스트리트파이터 X 철권’의 DLC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으며 단순히 순서의 차이라는 것. 미리 디스크에 넣어 놓든, 발매 후 다운로드로 판매하는 것이 차이가 없다는 내용이다.

한 유저는 “우리는 완성된 제품을 구입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캡콤의 경우는 완성품을 팔아 놓고 기능의 제한을 걸어 유저들이 사용하지 못하게 한 다음, 돈을 내면 그제서야 콘텐츠를 풀어준다. 이게 오랜 시간 캡콤을 지지한 유저들을 위한 행동인지 의문이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부분유료화라는 제도는 상당히 애매한 부분이 있다. 기본적으로 게임 콘텐츠는 제공하지만 좀 더 편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캐시 아이템을 구매해 보는 것이 어떻냐는 취지다. 문제는 처음의 의도는 좋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부분이 상당히 변질되어 있다는 점이다.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아이템 판매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고 결국 게임 내에서 캐시 아이템이 없으면 게임 진행이 어려울 정도로 난이도를 맞추게 된다. 유저들은 게임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아이템을 구매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물론 게임사도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 게임 개발에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도를 넘어서게 되면 유저들 또한 떠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이는 콘솔 게임 시장도 마찬가지다. 콘솔 게임 시장의 DLC들은 대부분 코스튬이나 추가 맵등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본편의 완성도는 기본적으로 지켜주면서 DLC를 냈다는 점이다. 캡콤은 이러한 기본적인 룰은 지키지 않았고 결국 유저들로부터 외면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

유저들은 재미만 있으면 충분히 콘텐츠를 구매할 의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꼼수를 통해 수익의 극대화를 노렸다면 유저들은 이를 알아차리고 오히려 구매 의욕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아쉬운 부분은 게임사측이 유저들의 불만에 귀를 막고 있다는 점이다. 캡콤의 최근 발언부터 해킹 문제에 대처 부분까지 분명 회사측의 잘못도 있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불만에 대해 귀를 막아버리고 오히려 유저들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엉뚱한 발언을 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몇몇 문제시 되고 있는 게임사들은 유저들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초심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앞으로도 이런 정책을 계속 유도한다면 유저들은 지갑을 열기는커녕 오히려 닫아버리고 등을 돌려버릴지도 모르니 말이다.

겜툰 송경민 기자
songkm77@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