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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엔씨-넥슨 공동전선, 전망과 시너지는?

작성자 :	등록일 : 2012-06-14 오후 4:31:31

업계에서 손꼽히는 라이벌이었던 엔씨소프트와 넥슨이 동반자가 되었다.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주식을 인수해 최대주주로 등극한 것이다.

넥슨 일본법인은 지난 8일 엔씨소프트의 주식 14.7%(총 321만8091주)를 주당 25만원에 취득, 총 투자금액 8045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넥슨이 인수한 주식은 엔씨소프트의 자사주가 아닌, 김택진 대표의 개인 지분이며, 이로 인해 넥슨은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가 되었다.

업계 입장에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빅딜’이 이루어짐에 따라, 라이벌에서 동반자 입장이 된 두 회사의 향후 거취와 업계에 미치는 파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대주주가 바뀌고 넥슨의 영향력 아래에 엔씨소프트가 놓이게 되면서 두 메이저 업체의 결합에 대한 효과는 물론,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의 거취와 엔씨소프트가 벌이고 있던 사업에 영향이 미치지 않을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는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결합. 국내 게임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내게 될까.

인수합병은 아니지만, 라이벌이었던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로 넥슨이 등극하게 되면서 넥슨은 이제는 국내 메이저 업체 중에서는 단연 ‘톱’이 되었다. 업계 4손가락 안에 드는 두 메이저 회사, 라이벌로 불리던 업체의 결합인 만큼 규모적으로 커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에 따라, 넥슨그룹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게임업체는 단숨에 약 30곳으로 늘어났다. 넥슨 본사라고 할 수 있는 넥슨의 일본법인이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가 됨에 따라 해외 각지에 진출해 있는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계열사들이 모두 넥슨의 영향력 아래에 놓이게 되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가 최대주주로 있는 개발사들이 그대로 넥슨의 영향력 아래로 들어가게 되면서 그 범위는 더욱 커지게 되었다. 엔씨소프트가 최대주주로 있는 게임 개발업체는 엔트리브소프트와 넥스트플레이, 핫독스튜디오다. 엔씨소프트가 지분투자를 한 업체들도 넥슨의 영향 아래 놓이게 되었다. 엔씨소프트는 러브비트의 개발사인 크레이지다이아몬드와 포인트블랭크의 개발사인 제페토에 지분투자를 진행했다. 30%가 넘는 수준의 지분을 투자한 만큼 이들 개발사들도 넥슨의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결합은 1, 2위를 다툰 라이벌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기에 충분한 것이 사실이다.

국내 게임시장에 존재하는 상당수의 게임사가 넥슨의 영향 아래 놓이게 되면서 다수의 게임 개발과 외주 개발 업무에 대해 넥슨을 통하지 않으면 이루어지지 않는 구조가 확립되게 되었다.

또한,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국내 업체 중 넥슨은 다른 1위권 업체들을 압도하는 수준의 규모의 독보적 1위 업체로 구별, 재편되게 되었다. 두 업체의 연결매출 규모는 약 1조 8천 억 원 수준. 국내 게임업계의 온라인게임들이 내는 전체 매출규모가 5조 7천억 원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 두 회사가 내는 매출 비중이 30%를 넘어가는 독보적인 수준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2위권 그룹 중 최고 매출인 네오위즈게임즈의 수준이 6천억 규모인 만큼 넥슨의 독주는 이제 누구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갑작스러운 ‘빅딜’에 업계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보이면서도 각기 다른 분야에서 최고의 역량을 발휘하는 두 업체의 시너지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넥슨은 캐주얼 게임 시장의 왕자라고 불리는 회사이고, 블록버스터 MMORPG시장에서 절대적인 역량을 발휘하는 게임사인 엔씨소프트의 결합은 충분히 기대를 해볼 만 하다는 것이다.

게임미디어 업계 한 전문가는 “넥슨은 캐주얼 게임 시장에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지만 높은 연령대의 게이머들을 아우를 수 있는 블록버스터 MMORPG개발에는 번번이 실패해 왔다”라며 “엔씨 또한 캐주얼 게임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보강하려 하다 실패를 해 왔던 전력이 있는 만큼, 두 게임사의 결합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볼 만 하다”라며 기대감을 피력했다.

엔씨소프트가 최대주주 등극을 함으로써,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는 창업자이자 현 대표인 김택진 대표에서 넥슨으로 바뀌게 되었다. 김 대표의 잔여 지분은 9.9%로 엔씨소프트의 대표직을 계속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택진 대표가 2011년 잠시간의 부진을 겪었다고는 하지만 상승이로를 걷고 있던 엔씨소프트의 주식을 처분하는 과정이 너무나 갑작스럽다는 데 많은 전문가들은 의아함을 내보이고 있다. 특히 엔씨소프트의 차기 주력작 MMORPG인 ‘블레이드앤소울’의 런칭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의 대주주를 스스로 포기하고 경쟁사이자 라이벌인 넥슨에 넘긴 것이 너무나 갑작스럽다는 것이다.

특히 최대주주를 포기하는 대가로 한주 당 25만원밖에 책정하지 않은 것은 ‘의외로 헐값’이라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안철수 교수와 함께 정계 진출을 도모할 것’, ‘완전히 다른 사업을 구상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김택진 대표가 게임사업의 성장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 사내 이메일을 통해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입장 표명을 한 김택진 대표. 엔씨소프트 측은 “훌륭한 동반자와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함”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에 김택진 대표는 최대주주 변경으로 인해 뒤숭숭해 진 사내 분위기를 다지기 위해 지난 11일 직원들에게 메일을 발송, “훌륭한 게임을 만드는 데 함께 할 친구가 생겼다”라며 훌륭한 게임을 개발하고 꿈을 이뤄나가는 데 변함은 없을 것이라며 기존 입장이 바뀌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적 제휴이자 동반자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함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동반자적 입장’이 될 수 없는 구조가 된 만큼 넥슨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피지배적 구조에서 얼마나 김택진 대표가 말하는 의도가 적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가 넥슨으로 바뀌면서 국내 프로야구 9번째 구단인 엔씨 다이노스에 대한 변화가 있을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넥슨 또한 다양한 루트로 야구 사업에 대한 관심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 왔기 때문에 명칭 변경이나 유니폼 변경 등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엔씨 다이노스 측 관계자는 “지분이 매각됐다는 사실 외에 야구단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언급된 게 없다. 구단 운영과 2011년 1군 진입은 예정대로 추진된다”라며 “그러나 팀명 변경과 유니폼 변경 등 넥슨과의 협의를 통해 유동적인 부분이 일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한 업계 전문가는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엔씨소프트의 사업 방향에 당장 영향이 미쳐지는 일은 적을 것”이라며 “그러나 장기적인 프로젝트인 야구단 운영이나 차기 주력작 개발 등 굵직한 프로젝트에 노선 변경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부정적인 변경보다는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변경을 기대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겜툰 송경민 기자
songkm77@gamtoon.com